요즘 케이팝돌들이 도쿄돔 많이 가니까 인플레가 확실히 있긴 한데,

도쿄돔 자체가 상징이고 엄청난 것은 맞음.

이전까지는 무도관이 그 상징이었는데, 확실히 케이돌들에 의해 허들이 낮아진 느낌은 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요한 건 서사임.

도쿄돔 입성에는 보통 세 가지 정도의 유형이 있음.

1. 체급이 충분한 경우 - 말안해도 되겠지. 방탄,블핑 포함 남돌 일부 가능함.

2. 우리 도쿄돔 가는 대단한 팀이예요. - 도쿄돔을 상징으로 쓰고 싶어하는 팀. 물론 나쁜게 아님. 회사마다 전략 차이임.

3. 서사를 밟고 도쿄돔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팀 - 대표적인 팀이 르세라핌.

사실, 급으로만 따지자면 르세라핌은 도쿄돔을 충분히 매진시킬 수 있음.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음. 왜?

일본 팬과 대중이 그것을 원할까? 라는 관점에서 봐야 함.

올 여름은 고시엔에서!

를 부르짖으며 흙 운동장에서 땀흘리는 고교야구에 일본이 열광하는 건 다 알거임.

소년만화같은 이 성장 서사는 일본의 핵심 정서중 하나이고,

단계를 밟아 하나하나 도전한다는 스토리는 일본인 누구가가 공감할 수 있고 원하는 이야기임.

르세라핌은 이 이야기를 써나가는 중이라고 보면 됨.

누구보다 일본과 일본정서를 잘 이해하고 있는 팀이라고 봐야겠지.

사실, 르세라핌은 도쿄돔 보다 어려운 '지방도시 전석 매진'을 성공시켰음.

이 단계 밟기는 너무 중요함.

그리고, 르세라핌에게 중요한 것은 1회성 도쿄돔 입성이 아니라, 돔투어임.

이 전국 돔투어를 성공시키는 것이 팀의 과제이고, 그 단계를 밟는 과정이라고 보면 됨.

이제는 마치 작은 규모처럼 보이는 무도관에서도,
작년 르세라핌은 그 감격과 고양된 감정을 팬들과 교감하고, 깊은 감사를 표했음.

이 상징성 높은 무도관에 감사하고 팬들과 감정을 나누는 일은 필요한 일이었음.

따라서, 왜 르세라핌은 도쿄돔에 가지않냐고 하는 질문은,
왜 길게 스토리를 쓰기나 하고, 바로 결론을 내지 않냐고 다그치는 것과 같음.

바로 가야할 필요가 있는 팀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팀도 있는 것임. 서로 추구하는 것이 다를 뿐, 뭐가 옳다 그르다 하는 것은 없음.

단지, 다른 길을 갈 뿐.

일본 대중과 관객, 그리고 팬들에게 감사함을 표하고,

차근차근 성장 서사를 써나가는 르세라핌을 지켜보고 응원하는 사람은 조급함과는 거리가 있음.

여전히 조용하고 차분하게 그들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