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이라는 게 있다.

미국 음악 잡지 롤링 스톤에서 하는 500대 명반, 그거 흉내낸 거다.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은 98년에 한 번, 07년에 한 번, 그리고 가장 최근이 18년에 있었던 거다.

음악 평론가, 문화부 기자/편집장, 예능국 PD 등 47인의 평단을 모아 놓고 선정한다.

선정 막바지가 되면 거의 개싸움 난다.

자기가 넣고 싶은 앨범이 있는데, 남이 올린 앨범은 별로니까.

그런데 그 생각은 누구나 똑같이 하니까.

개싸움 끝에 선정된 100대 명반 목록.

우리는 한 앨범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

아이돌 앨범 중 유일하게 수록된, 96위의

!!!!

난 개싸움의 원인 중 하나가 이거라고 생각한다.

누군가(X2) ㅈㄴ 민 앨범이다.

한 사람이 밀면 효과가 없으니까 2인 이상이 밀었는데

40여명의 나머지 사람들이 ??? 하고 반대했을 거라 확신한다.

2018년이면 3세대 아이돌들이 세계 무대로 뻗어가는 시기다.

2세대에서도 빅뱅, 소녀시대 등등 압도적인 대중성과 이정표를 찍은 앨범들이 많다.

그러니까 f(x) 핑크테이프를 민 것은

타 평론가들이 수긍을 하지 못하고 개인 취향을 우겨 넣은 것이라 보았기에

필연적으로 싸움이 났을 수밖에 없단 것이다.

그리고 이제와 생각해 보면, 과연 개인 취향 때문일까?

라는 의구심마저 든다.

2018년은 민희진이 SM에서 일에서 손 놓기 시작한 시점이다.

그리고 민희진 신화가 만들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평사원에서 SM 등기 이사까지 올랐다고 신화같은 존재로 치부하는데

아이돌 산업 초창기부터 일한 사람들은 대부분 연예계에서 한 자리씩 차지해 본 경험이 있다.

당장 민희진의 대척점에 있는 쏘스의 대표 소성진도 SM에서 일반 매니저로 일을 시작했던 사람이다.

HOT로 시작한 아이돌 산업이 30년을 눈 앞에 두고 있는데

신 산업 분야에서 그렇게 오래 일하면 어떤 식으로든 높은 위치에 오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아무튼 민희진 띄우기는 돌연 f(x)의 핑크테이프까지 연결이 된다.

총괄피디였던 이수만은 지워지고 민희진의 [f(x)-핑크테이프]로 둔갑되었다.

그리고 핑크테이프가 아이돌 유일의 100대 명반에 수록되었으니

민희진만이 그녀의 어떤 예술성이 평단으로부터 인정받았다며

돌판 이야기가 흥하는 커뮤니티들을 중심으로 바이럴이 돌았다.

그렇게 몸값이 한껏 오른 그녀는 2019년 빅히트로 이적한다.

물론 입사할 때부터 딴 목적이 있었음은 이곳에선 너무 잘 알려진 이야기다.

아참, 뉴진스 데뷔 때 민희진 찬양을 그렇게 하던 평론가 A,

방송에서 핑크테이프 찬양을 하던 평론가 B가 100대 명반 심사 평단에 이름을 올리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