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광고로 사용된 뮤직비디오에 지멋대로 이상한 거 넣는 바람에 잘린 것을 보며 신우석 감독의 자의식 과잉을 느끼시는 분이 많은 것 같은데, 본래 돌고래유괴단의 광고는 태국의 광고가 없었다면 나올 수가 없을 열화 카피 버전에 불과해요. 같은 스타일의 광고를 찍어도 태국은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것과 달리 돌고래유괴단은 인터넷 밈으로 승부를 하죠. 

돌고래유괴단이 이병헌을 데려다가 만든 게임 광고는 통째로 인터넷 밈이었고, 나름 최근작인 마동석 유니버스도 통째로 인터넷 밈이었습니다. 광고의 특징은 태국을 그대로 베껴놓고서 아이디어는 인터넷에서 빌려오는 집단이 무슨 작가주의를 한답시고 뮤직비디오를 찍었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돌고래유괴단에서도 특히 대표인 신우석 감독은 '광고'라는 개념 자체를 지멋대로 해석합니다. 이 사람은 막대한 제작비를 주고 대신 인터넷 밈을 빼라고 하면 자신이 얼마나 실력이 없는지 제대로 보여줍니다. 그 대표작이 테라 광고죠.

https://youtu.be/6iSC9QsR_3s?si=nQN3qZ9wOxqJ4Kvo

혹시 테라댐이라고 아시나요?

Cast : 공유, 양동근, 이말년, 주호민, 비비, 카더가든, 최현석Written & Directed by : 신우석Producer : 황보덕Planning : 이성헌, 이경은, 박상현Director of Photography : 김홍기Gaffer : 황성현Art Director...

youtu.be

전 댐에서 방류되는 맥주를 보며 왜 전 세계를 오줌으로 만드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저건 맥주의 색감이 아니라 오줌의 색감입니다. 게다가 재미도 없고, 직관성조차 없어요. 애초에 돌고래유괴단의 광고가 직관성과는 거리가 멉니다만 그래도 이건 좀 심했습니다. 오줌 광고. 한국 맥주를 오줌 맥주라고 세상에 알릴 일 있나요?

돌고래유괴단이 국제적으로 나름 이름을 알리던 시절도 있습니다만, 그것도 캐논 광고 이후 전성기를 달리던 시기에 아주 잠깐입니다. 광고 제작자의 전성기가 이렇게 짧기도 어려워요. 그럼에도 계속해서 돌고래유괴단에게 국내상이라도 돌아가는 거는 그 정도로 우리나라 광고 업계가 경직되어 있기 때문이지 그들의 실력이 어마어마해서가 아닙니다. 다시 말하지만 태국 광고의 카피 열화판이에요.

본래 돌고래유괴단은 영화 창작을 위해서 만들어진 곳이죠. 뉴진스의 뮤직비디오를 맡은 건 그 활로를 열기 위한 수단이 아닐까 싶네요. 그가 누구 말대로 선민의식이 가득한 인터뷰로 다른 케이팝 뮤직비디오 감독들을 싸잡아 디스해버린 것도 영상 문화 측면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영화 감독을 꿈꾸는 사람이기 때문이겠죠. '난 너희와는 달라. 영화 감독이 될 거라구.' 라는 느낌.

그럴 거면 그냥 영화를 만들어보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광고를 다른 나라의 열화 카피로 만들어서 조롱을 사느니 원래대로 영화 제작을 추진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돈도 꽤 많이 벌었지 않겠습니까. 소속 감독들은 분명히 시나리오 하나 정도는 써놨을 겁니다. 그것들을 들고 넷플릭스나 디즈니 플러스를 찾아가거나 영화 제작을 자체적으로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그러려고 카카오 엔터테인먼트라는 대기업 산하로 들어간 것 아니었나요? 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만.

영화로 가길 바랍니다. 케이팝 업계에서 다른 감독들 후려치고 비웃으며 선민의식 드러내는 주제에 모회사인 카카오가 적으로 규정하고 죽이려 들었던 하이브에 달라붙지 마시고요. 민희진과 만수무강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