릇은 시작부터가 컨셉이 상당히 뚜렷한 그룹이고
주력멤버가 데뷔 전부터 걸어온 독특한 궤적을 셀프 오마주해왔는데
이거 자체도 한두번도 아니고 계속하는게 사실 쉽지 않단게 첫번째 문제
두번째 문젠 의도적으로 그러는 부분도 있지만, 푸는 방식이 세련되질 못하단거임

전략적 부분에서 릇은 이중 컨셉을 쓰는데

무대나 컨셉에서는 소위 센척을 하다가도
예능이나 자컨에서는 약함과 친근함을 드러내는 이중적인 전략을 취하고
노래에서는 어 나 때려봐 맞아줄게 그렇지만 난 ~
이런식의 화법을 취함

예를 들면

(안티프레자일) 니가 날 추락시키면 -> 난 다시 살아나서 꼭대기에 가주겠다
(언포기븐) 암어 빌런 ~ -> 나랑 같이 가자
(이지) 내가 하는게 운이 좋고 쉬워보이니 -> 사실은 나도 힘들어 너도 그렇지않니?


그리고 이런 식의 화법은 절대 우연이 아니야 고의적인거임

뒤가 메인메세지긴 하지만
눈에 들어오는건 강렬하고 먼저 나오는 앞의 메세지이고,
뒤는 팬들이나 릇을 좋게봐주는 사람들에게 가 닿는 메세지이지

앞에서 언급했듯 무대에서는 쎈 컨셉, 예능이나 자컨에서 친근한 컨셉도 굉장히 이것과 닮아있음
그니까 소위 취할 사람만 취하는 그런 선택적 컨셉이고
이게 잘 먹힌다면 코어층이 두텁게 쌓이는 결과가 됨
하이브가 대형 남돌을 키워온 방식이기도 하고

다만 릇은 관심도 적고 그사세라 어그로로부터 방어가 잘되는 남돌과 다르게 그냥도 어그로 개잘끌리는 여돌에
고의적으로 그룹 자체를 어그로의 화신처럼 구성해놨음.
물론 어그로는 잘끌리지만 동시에 맞을 거 예상하고 맷집도 튼튼하게 해놓긴 했지만

상상하거나 감당가능한 이상으로 어그로가 끌렸다는게 모든 문제의 시발점이지
그니까 때려봐 했는데 너무 세게 맞은거임


어그로라고 하니까 릇이 나쁜 짓 한 것 같지만
걍 시장 자체가 서로 때리려고 벼르고 있는 애들 서로 한트럭이잖노
맞물렸다고 봐야지
외부적인 사건의 타이밍도 안좋았고

릇은 탄생부터가 자전적 그룹이라 이제와서 노선 변경은
한계가 있지만 이지부터는 컨셉을 바꿀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러지 않더라고 ㅇㅇ
오히려 이지로 정점을 찍고 공교롭게 모든 사건이 다 터저버렸음ㅋㅋ

크레이지부터 이런 컨셉에서 힘을 뺀 듯 보이는게
이 사건 영향인지 (여러모로 보면 확실히 영향을 받긴함)
걍 때가 되어 그런진 모르겠지만

여튼 운이 나쁘게 외부 사건까지 얽히면서
죽어라 했지만 여튼 릇은 죽지 않았고
나쁜 점들을 털어낼 기회도 되었단 점에서 난 긍정적인 요소도 있었다고 봄
앞으로의 반등과 진로는 또 하늘에 달린거지만

여돌 수명이 3년이라 보는데 릇도 벌써 3년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