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사들은 자신들의 게임을 좋아하는 팬들을 위해 많은 굿즈를 선보이고 있다. 기본적인 아크릴, 장패드 등을 시작으로, 이제는 생활 속에서 사용할 법한 이어폰 케이스, 무드등, 담요 등의 굿즈들도 생산하며 많은 이용자들의 니즈를 채워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기에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하며 자사의 굿즈들 행사에 참가한 이용자들에게 판매하거나 나눠주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정 상품을 '한정판', '리미티드 에디션' 등으로 만들어 특정 행사에서만 배포하거나, 일정 수량만 구매할 수 있게 하거나 해서 수집을 어렵게 만들었다. 굿즈의 가치와 희소성을 높여 굿즈를 가진 팬이 소장 가치를 느끼게 만들었다.
그러나 팬들을 위해 만든 '한정판'의 의미가 조금은 뒤틀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스타 2022에서 호요버스는 '갤럭시 원신 스페셜 에디션' 이른바 '감우 에디션'을 공개하며 많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행사 당일 현장에서 추첨으로 '감우 에디션'을 얻을 수 있었기에 지스타가 끝나는 날에도 많은 관람객들이 호요버스의 부스 앞에 남아있는 모습을 보였다.
럭키드로우에서 감우 에디션을 받을 수 있기에 많은 관람객들이 남아있었다 / 게임와이 촬영
이후 '감우 에디션'은 갤럭시 스토어를 통해 한정 판매를 진행했다. 원신 팬들이 많기에 '감우 에디션'은 공식적으로는 14분만에 완판됐다고 공지됐으나 사실상 시작하자마자 홈페이지에 문제가 생길 정도로 많은 이용자들이 몰려 훨씬 더 이른 시간에 판매가 종료됐다.
아니나 다를까? 원신 이용자들을 위해 나온 '감우 에디션'은 이른바 '되팔이'라고 불리는 악성 구매자들에게 상당량이 팔리게 되어, 정작 원신을 좋아하고 구매 의사가 있는 이용자가 구매를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결국 '감우 에디션'은 당일 중고 거래 홈페이지에도 원래 가격의 1.5배 정도로 올라와 많은 원신 이용자들의 분노를 일으키게 했다. 정말 가지고 싶었던 원신의 팬들은 구매하기 위해서 '되팔이'에게 울며 겨자먹기로 갈 수 밖에 없었다. 팬의 입장으로서 얼마나 황당한 일일까?
당시 구매 페이지를 보기만해도 다행이였다 / 게임와이 촬영
결국 되팔이 되어버린 감우에디션 / 출처 번개장터
한정 굿즈로 인한 아쉬움은 타 게임에서도 일어났다. 출시 날에 1만 장을 팔면서 국내 미연시 장르의 한 획을 그은 온파이어 게임즈의 '러브인 로그인'에서는 다른 이유로 이용자들의 아쉬움을 유발시켰다.
'러브인 로그인'은 AGF 2022에서 홍보를 진행하며 신규 이용자를 끌어모으는데 성공했고, 노벨피아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했기에 기존의 팬층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러브인 로그인'의 히로인인 박다혜의 굿즈가 나올만한 상황은 충분히 마련됐고, 실제로도 현장에 굿즈가 준비되어 있어 게임을 구매하는 등의 방식으로 관련 굿즈를 획득할 수 있었다.
AGF 2022의 노벨피아 부스에는 정말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왔다 / 게임와이 촬영
그러나 사전 구매 굿즈와 출시 후 지급되는 굿즈가 다른 것을 시작으로, 구매 플랫폼마다 얻을 수 있는 굿즈마저 다른 일이 벌어졌다. 온파이어 게임즈와 박다혜가 좋아서 굿즈를 모으려고 하는 팬의 입장에서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한 계정에 게임을 중복해서 등록을 할 수도 없는 마당에, 모든 굿즈를 획득하려면 게임을 4~5번이나 구매해야되는 어이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만 것 이다.
심지어 나중에 미미즈에서의 '러브인 로그인' 풀 패키지 굿즈세트가 판매되면서 기존 구매자들의 머리를 다시금 뜨겁게 만들었다. 안사도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정판'이라는 이름의 굿즈로 팬들을 상대로 펼친 상술로 느껴질 수도 있다.
위의 사진 말고도 구매에 따라 굿즈가 지속적으로 변경됐다 / 출처 러브딜리버리 갤러리
조금 더 빨리 냈다면 팬들이 덜 아쉬워 했을 미미즈 굿즈 세트 / 게임와이 촬영
현재 2주년 PV를 시작으로 애니화에도 성공하며 서브컬처에서 큰 팬덤을 형성한 '블루 아카이브'도 '되팔이'를 피해 갈 수 없었다. '블루 아카이브'의 경우 지난 11월경 애니플러스와 컬래버를 진행한 적이 있다. 당시 기자도 이용자들과 함께 입장을 위해 기다린 후 현장을 취재한 바 있다.
공식 굿즈의 판매처가 부족하기에 많은 선생님들이 굿즈를 사기위해 이른 시간부터 대기했으나, 특정 상품의 경우 인기 및 수량 문제로 이른 시간에 품절되며 구매하지 못한 선생님들도 현장에서 보게됐다. '되팔이'라 확정할 수는 없지만, 당시에도 애니 플러스에서 구매한 굿즈들이 중고 홈페이지에 조금씩 올라오면서 선생님들에게 좋지 못한 시선을 받았다.
또한 AGF 2022에서도 '블루 아카이브' 부스를 방문하게 되면 특정 굿즈를 받을 수 있었다. 근데 모두가 알지 않은가? AGF 2022에도 말도 안 되는 관람객들이 모이게 되며, 많은 선생님들이 굿즈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 일어났다. 게다가 행사가 끝난 후 관련 스태프로 의심되는 인물이 현장 스태프가 입은 '블루 아카이브'의 후드티, 굿즈, 쇼핑백 등을 중고 거래 홈페이지에 등록해 선생님들의 신경을 건드리는 사고도 있었다.
이른 시간임에도 특정 상품은 품절이었다 / 게임와이 촬영
AGF 2022 이후 올라온
구매력을 충분히 갖춘 팬덤인데 구매를 할 수 없게 되자, 방향이 2차 창작의 마당인 서울 코믹월드로 향하게 됐다. 그렇기에 지난 12월 25일에 진행된 서울 코믹월드에서 많은 부스들이 '블루 아카이브'를 주제로 동인 굿즈를 판매했다. 김용하 PD와 트릭컬로 유명한 한정현 대표이사도 방문할 만큼 현장에서는 '블루 아카이브'의 인기를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좋았던 행사였지만, 기자는 한편으로 '온라인 굿즈샵이나 행사에서 공식 굿즈를 얻기가 힘드니, 인기 작가들의 굿즈에 대한 수요가 더욱 크게 늘어난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12월 25일에 진행된 서울 코믹월드. 크리스마스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관람객들이 찾았다 / 게임와이 촬영
굿즈 판매에 있어 게임사들이 1차원적으로만 생각하면 위의 사례들과 같은 일들이 벌어질 것이다. 온라인 매장이 있다면 좋겠지만, 없다면 팬들은 무조건 오프라인에서만 굿즈를 구매해야 한다.
해석한다면 먼 길을 헤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에 대해서 비용을 지불하러 온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한정판'의 경우는 정말 팬들만 획득할 수 있게 하게 하거나, 일반 굿즈의 경우는 어느정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수단이 준비되어야 한다.
'한정판' 굿즈 판매에 대한 최근의 좋은 예시는 펀딩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펀딩 사이트인 와디즈에서는 마비노기의 한정판 굿즈가 펀딩으로 진행되고 있다. 오르골과 클래식 일러스트 굿즈 등이 들어간 세트인데 가격이 약 11만원 정도다.
마비노기 '한정판' 굿즈의 펀딩은 현재 실시간 랭킹 1등이다. 목표치는 기준을 훨씬 넘긴 1,520%이며, 금액은 약 1억 5천만 원 정도가 현재 펀딩된 상황이다. 팬들의 사랑을 숫자로도 볼 수 있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한정판 굿즈를 이렇게 얻을 수 있다면 서로 윈윈 아닐까? / 출처 미미즈
굿즈 판매에 있어 게임사가 완벽해지기는 어렵고, 팬들도 그 부분을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팬들을 위한 '한정판' 만큼에서는 신경을 써야하고, 일반 굿즈가 '한정판'이 되는 웃픈 상황은 막아야 한다.
자사의 게임을 좋아하는 팬들에게 굿즈를 만들어서 팔거나 주는 행위는 정말 좋은 서비스다. 그러나 팬들을 위한 굿즈가 다른 방식으로 변절되어서는 안된다. 팬들을 위해 만든 굿즈는 게임사가 팬들에게 받은 사랑에 대한 보답이기에, 정말 팬들에게만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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