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메카=김미희 기자] MMORPG를 하며 캐릭터를 다시 키우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기존보다 강력한 신규 캐릭터가 등장했거나, 밸런스 패치로 소위 ‘1티어’ 직업이 바뀔 때 등이다. 다만 1레벨부터 다시 키우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처음에는 흥미로웠던 구간도 점점 지겨워진다. 이에 일부 게임에서 신규 직업 출시에 맞춰 직업을 변경할 수 있는 ‘클래스 체인지’를 제공하지만, 대부분 유료다.
소위 ‘부캐 키우기’ 측면에서 27일부터 사전예약에 돌입한 로한2에는 반복되는 성장 부담을 줄여줄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된다. 계정에 있는 모든 캐릭터가 중요 진척도를 공유하는 ‘통합계정’이다. 27일 공개된 로한2 온라인 쇼케이스와 추가 인터뷰를 통해 이에 대해 들어봤다.
계정 내 모든 캐릭터가 진척도를 공유한다
통합계정은 계정 내 캐릭터 모두가 동일한 진척도를 공유하는 것이다. 우선 캐릭터 이름과 레벨이 공유된다. 이어서 인벤토리·코스튬·펫·탈 것·액세서리와 같은 아이템과 퀘스트·도감 달성도 등도 유지된다. 습득한 스킬 등급과 레벨, 길드 가입·친구 목록·적대관계 등 커뮤니티에 관련된 정보도 모든 캐릭터가 함께 사용한다. 즉, 새로 캐릭터를 만들어도 이전 퀘스트나 레벨업이 완료되어 있어 했던 콘텐츠를 다시 할 필요가 없다.
로한2 개발총괄을 맡은 플레이위드게임즈 장재형 PD는 “MMORPG를 플레이해봤다면 ‘다른 직업 좋아 보이는데 다시 키울까?’, ‘기사를 키우지만, 너무 좋은 활을 얻었는데 어쩌지?’, ‘새 종족이 나왔는데 해보고 싶다’ 등과 같은 생각을 하곤 한다”라며 “부 캐릭터를 키우려 해도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시 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포기하거나 타협하는 일이 많았을 것이다. 이러한 아쉬움을 없애고 다양한 경험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장 PD는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듯, 다양한 클래스의 불필요한 성장 과정을 빼고, 전장마다 적재적소의 클래스로 변해서 팀을 운용하는 전략적 재미를 느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모든 캐릭터가 동일한 진척도를 지녔기에 분야별로 여러 클래스를 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가령 레벨업은 사냥이 빠른 클래스로, 필드 전투는 암살자로, 보스전은 힐러로 하는 식이다.
전작보다 확장된 PvP로 끝없이 성장한다
세부 콘텐츠도 공개됐다. 로한2는 필드 PvP 외에도 여러 대결 콘텐츠를 즐겨볼 수 있다. 우선 PvP와 PvE를 동시에 하는 블러드포그가 있다. 불특정 다수 인원이 참여해 시그니처 스킬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개인전 콘텐츠다. 필드에 블러드포그가 발생하면 주변에 있는 몬스터와 유저가 뒤섞여 싸우며, 해당 위치에 있는 30레벨 이상 유저 모두가 참여할 수 있다.
여기에 서버 간 전투인 암흑도약, 60레벨 이상부터 등급 경쟁을 벌이며 누가 강한지 가리는 라콘 격투장, 여러 길드가 필드에 있는 각 종족 도시를 두고 겨루는 점령전 등이 더해진다. 아울러 경쟁이 아닌 협동에 초점을 맞춘 필드 보스전도 열린다.
모든 콘텐츠는 성장과 직결된다. 장재형 PD는 “블러드포그, 암흑도약 등에서 제2의 직업스킬로 무기 소켓에 등록할 수 있는 시그니쳐 스킬(온의 권능)을 획득할 수 있다”라며 “무기·방어구 외에 장비 슬롯에 장착해 PvP와 보스전 등에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온의 유산, 무기별로 문장 또는 형상을 추출해 사용하는 형상변환 등이 있다. 각 콘텐츠는 개발 마무리 단계이며, 출시 후 업데이트한다”라고 설명했다.
유료재화로는 ‘무제한 뽑기’ 불가능
마지막으로 유료 상품이 공개됐다. 로한2에서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유료 상품은 두 가지다. 유료 재화인 ‘루비’와 여러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독제 상품이다. 이 외에 성장 영역에서 별도로 판매하는 상품은 없다고 덧붙였다.
루비는 거래소에서 아이템을 사고파는 수단으로 쓰거나, 코스튬·탈 것·펫 등을 뽑는 소환에 소모된다. 다만 루비 소환은 매주 제한된 횟수만 이용할 수 있으며, 무제한 소환은 플레이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무료 재화인 크론으로만 가능하다. 플레이위드 박정현 사업본부장은 “크론 소환은 확률과 결과물이 유료 소환과 동일하다”라고 덧붙였다.
루비와 크론은 모두 거래소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상호 교환도 가능하다. 박정현 사업본부장은 “최근 모바일 MMORPG에서 사용자는 레벨업과 스펙 향상에만 집중하고, 필요한 재료는 게임사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이러한 형태가 MMORPG 본래의 재미를 반감시키고 핵심 콘텐츠 기능을 상실시킨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이에 게임 내 경제에서 게임사 역할을 축소하고, 유저 간 상호작용으로 더 많은 부분이 구동되게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구독 시스템은 매일 코스튬, 펫, 탈 것 소환권을 제공한다. 아울러 구독을 이용해야만 사냥 시 다른 유저와 거래할 수 있는 아이템과 크론을 획득할 수 있다. 이러한 제한을 둔 이유는 별도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지 않는 로한2에 작업장이 유입되어 게임 내 경제를 망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다만 플레이를 통해 획득한 크론을 루비로도 바꿀 수 있고, 크론으로 무제한 소환이 가능하기에 이를 노린 작업장이 구독을 이용하며 유입될 우려도 있다. 박정현 사업본부장은 “작업장에 대한 완벽한 대안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로한2에서는 사냥을 통해 획득한 결과로 아이템, 크론, 루비를 모두 획득할 수 있고, 인기 사냥터는 유저 간 많은 경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냥터에서 작업장 활동을 억제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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