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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설악 계곡 답사기.

ㅇㅇ(175.211) 2024.07.15 20:25:08
조회 1388 추천 12 댓글 23

지난주 산행.....임.(비탐주의)


8월 18일까지 설악산 하계 집중단속 기간임. 20만원씩 국공에 보태줄 맘이 없음.....


해서 화려한 암벽릿지보다는 조용히 계곡을 물색함. 특히 국공도 전혀 생각못할 계곡. 그러다 정말 생소한곳을 백담지구에서 찾음. 


 무더운 여름날 버스를 타면 좋겠지만. 


새벽녁에 도착해서 걷기로 한다. 이번에 가보는 계곡은 처음 가보는 곳이고, 접근성이 좋지만, 들머리가 익숙하지 않아 생각보다 아는 사람만

가는곳.


깜깜한 길을 30분정도 걷다보니 길은 점점 오르막을 오르며 고도가 높아진다. 강교를 조금 못미쳐 인근 굽이 아래를 랜턴을 가지고 이리저리 비춰보고

들머리가 될 거북이닮은 바위를 찾는다. 밤이라 생각보다 잘안보이고, 자연광과 빛의 각도가 달라 아리송 하다. 


산에 몰래드는 산객 신분에 조용이 들고싶지만, 가지고있던 패닉스 랜턴의 밝기를 최대로 올려서 12000루멘이 되고나니까. 주변이 환해지면서 그제서야

그 바위가 보인다. 조용히 하류쪽으로 조금 더가서 계곡을 건넌다. 비가 간간히 왔지만 다행히 수심이 깊지는 않다.


건너고 나서도 들머리가 조금 조심스러워서 다시한번 랜턴 밝기를 최대한 올려 입구를 비추니까. 그제서야 낮은 와폭의 입구가 나타난다. 

살며시 스며들듯 들어가고 잠시 숨을 고른다음 한굽이를 돌고 나서야. 잠시 휴식을 취한다. 


빠르게 식사가 필요해서 원통 편의점에서 사온 삼각김밥과 컵라면을 꺼내고, 트란지아 코펠에 알콜버너로 물을 끓인다. 삼각김밥을 전자렌지에 돌리는걸

깜빡했는데. 트란지아 소스 팟 뚜껑에 올려놓으니 서서히 알맞게 따듯해진다.

 작은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하나 먹고 주변을 둘러보자. 이윽고, 백담사 버스를 타고 지나가면서

봤던 그 뾰족뾰족한 봉우리들 사이에 들었다는 실감이 들게 살짝 주변이 밝아진 느낌이다. 헤드랜턴을 끄고, 주변을 둘러보는데 푸르른 새벽빛이 

나쁘지 않다. 곰탕을 기대했는데 이정도면 뭐.


시간을 보니 5시정도가 되간다. 자 이제 본격적인 산행을 해본다.


설악이라 그대로 긴장하면서 시작했지만, 30분쯤 진행하고 날이 밝자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유순하고 부드러운 계곡이다. 

계곡 말미에 널협이골은 그나마 협곡지대가 있고, 폭포도 좀 있고, 설악다운 근육질의 계곡미가 있는데 여긴 작은 소와 짝을 이루는 너무 깊지 않은

탕이 조용히 마음의 긴장을 내려준다. 간혹 반갑게 나타나는 폭포를 보다보니 이제 계곡이 좁아진다.


시간이 됬다. 오른쪽 능선으로 붙는다. 오른쪽 능선은 길골의 좌릉이다. 사면을 치고 오르는게 힘들고, 음지 계곡이라 꿩고비같은 

낯선 식물들이 많다. 그동안 먹진 않지만 눈동냥을 해온 식물들이 좀 보인다.  


이윽고 능선 날등에 오르자. 잠시 숨을 고른다. 여기서부터 능선을 쭉 타고 오르면 황철봉의 남단 서쪽 지릉. 거리상으로는 얼마 안되지만

숲을 벗어나자마자 보이는 황철봉 너덜 때문에 잠시 고민이 된다. 


설악산에서 가장 멋진 풍경은 황철봉이나 걸레봉 사면에서 저항령이 길게 뻗어 쌍천을 거쳐 동해로 뻗어나가는 빙하협곡같은 웅장함.

겨울에 봤을때도 멋졌지만, 진짜 1시간을 멍때리고 봐도 좋을 장관이다.


오늘은 황철봉에서 유할것이기에 일단 짐을 저항령에서 걸레봉 시작하는 시작점 보이는곳에 벗어두고, 물한모금 마시고 심호흡하고 

너덜길에 오른다. 힘들지만 신난다. 걸레봉에서 보는 설악산은 설악골과 화채에서 보는것과 아예 다르고 생경한 풍경을 보여준다. 


다시 내려와 배낭을 메고 황철남봉 사면을 오른다. 초반에는 밧줄이 걸려 있어야 올라갈수 있지만. 이정도는 바위타봤으면 할만하다~

오르고 나서 남봉의 전망처에서 다시한번 걸레봉과 반대편에서 마등령과 외설악을 끼고 동해까지 본다. 


박배낭이 무겁지만 오길 잘했다.


박지는 너무 능선 대간길에 위치하면 걸리니까. 황철북봉에서 내원암으로 합수되는 구터골 초입에 쳤다. 아마 불만끄고 자면 뒤편이 수풀이라 황철봉

단속하러 와서는 여간해서 날 발견하기 어렵지만. 기우고, 황철봉에서 몇번 자는동안 단속이 근처도 지나가는걸 못봄. 귀찮은 직원들은 그냥

마등령 정도에 죽때리고 있음. 


오늘 텐트는 저번에 1인용이 너무 좁아 농협 스타리버2에 플라이를 빼고 준비해왔다. 비 안오니까. 그리고 플라이를 안쒸운 김에 안에서 

  트란지아 27 코팅팬으로 스테이크를 구움. 상할까봐 시즈닝좀 해서 냉동팩에 담은게

거의 서늘한 정도로 녹았지만 나쁘지 않다. 해서 고기를 굽고, 맥주한잔 하고나니. 시발 신선놀음이 따로없다. 바람이 불지만, 이너텐트의 메쉬 부분은

아래에서부터 40cm정도 위라 바람이 막아진다. 새삼 다행이다. 


바람이 바뀌어서 시원한 바람이 미시령쪽에서 불어온다. 잠시 가지고온 루메나 랜턴을 끄고, 트란지아 알콜버너로 일렁일렁이는 불멍을 좀 때린다......

(유류 화재 진압용 캔 사이즈 소화기 챙겨왔다)


그리고 비장의 무기......잘 자리지만. 가져온 비알레띠 1인용 에스프레소 메이커로 커피를 내린다. 치이익하는 소리와 함께 내려진 커피를 미지근한 물에 타서 

한잔 마시면서 동해바다와 주변의 야경을 보는 맛은.....뭐...............가져온 샤워 티슈로 몸을 대충 닦고, 얇은 사각 침낭에서 꿀잠을 잔다. 밤에 

바람소리가 좀 컸지만 정말 잘 잠. 누워서 보는 메쉬천장 너머의 하늘도 기가 막혔다.....


자고 일어나서 부랴부랴 짐을 쌓고, 내려갈 준비를 하는데. 어제 계곡지 치고온게 몸이 좀 묵직하다......고민하다. 저항령이나 길골로 내려가던걸 박지 입구인

구터골 너덜을 거쳐, 내원암골로 내려간다. 울산바위 서봉에서 대간3거리 가기전 목이 늘어지는 부분 있는곳에 자리도 넓고 비박하기도 좋은 안부가 있는데 작은 폭포와 소가 있어 거기서 모닝커피(어제 내려놓은 추가 한컵)에 컵라면을 하나 먹는다. 먹고나니. 바로 속초로 나가서 바닷가를 보자던 생각이 바뀐다.


바로 옆에 사면을 치고 울산바위 가는길로 간다.  서봉 3거리에서

내려가 호랑이굴 옆에 배낭을 놓고, 울산바위 서봉을 올라 에일리언 바위를 찾아간다. 쨍쨍하지만 아직 이른 아침이라 해가 낮아 오름길은 그늘이다. 

정상부에 안가고 안부에서 조용히 델피노쪽을 보면서 멍때린다. 멀리 운봉산도 죽변산도 보인다. 


이윽고 내려와서 배낭을 메고, 계조암 샛길로 나와 흔들바위앞에 섰다. 잠시 뒤를 돌아보니. 어제 밤에 봤던 야경이 다른 세상에 다녀온것 같아

현실감이 없다. 시간은 고작 11시. 7번버스로 물회 한사바리 때리러 간다. 


이윽고 동서울 버스타고 올라오는길. 이번엔 어딜깔까 생각중이다. 계곡산행을 한번 맛보니 화려한 설악대신 소박하고, 정감있는데다. 몸이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다음번에는 설악산 제일 서쪽.....통장골에 가야겠다. 통장골은 다행히 차도 댈수 있으니. 조금멀어도 안산에 올라 하루 보내고, 남교리로 하산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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