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 대학살의 증언 - 유족과 빨치산 출신의 對話

전남 영광 대학살의 증언 - 유족과 빨치산 출신의 對話앱에서 작성

ㅇㅇ(118.235) 2024.11.18 02:5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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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刊朝鮮 11월호 마감이 한창이던 2003년 10월 중순, 기자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건 사람은 2002년 4월호에 기자가 쓴 『「靈光 대학살 2만1225명」 기사를 읽었다』면서 자신을 전남 靈光 출신이라고 밝혔다.

기자의 「靈光 대학살 2만1225명」 제하 기사는, 1952년 공보처 통계국이 작성한 「6·25 사변 피살자 명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인민군이나 좌익에 의해 학살당한 양민이 5만9964명인데 이 가운데 전남 영광郡에서만 2만1225명이 좌익에게 학살당했다는 사실과 함께 현지 르포와 증언을 통해서 당시의 참상을 소개한 내용이었다.

전화를 건 사람은 조각가 卓鍊河(탁연하·71)씨였다. 卓씨는 6·25 전쟁 당시 고향 靈光에서 빨치산과 직접 전투를 벌였으며, 月刊朝鮮 2002년 4월호의 보도보다 더한 참상을 목도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6·25 사변 당시 우리 집안에서만 144명이 좌익들에게 학살당했다』면서 『그냥 가슴에 묻어두려고 했지만 요즘 宋斗律(송두율)씨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를 보니까 국민들이 좌익의 본질이 뭔지 모르는 것 같아 증언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20일 그를 만났다. 卓씨는 홍익大 미대를 나와 광주 상무대의 을지문덕 장군像, 목포 유달산에 이순신 장군像 등을 조각했고 金大中前 대통령의 흉상도 조각해 준 원로 조각가다.

卓鍊河씨는 6·25 전쟁 당시 서울 수복 이후에도 未수복지였던 靈光에서 민간인 신분으로 「염산부대」라는 곳에 소속돼 경찰들과 함께 빨치산과 전투를 벌였다고 한다. 전쟁 중 좌익들에게 학살당한 유족들의 대표 자격이었다. 염산부대는 영광郡 염산面이라는 지명에서 따온 명칭이다. 염산부대에 소속된 유족은 13명 정도였는데 그곳에서 卓씨는 리더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는 靈光이 수복된 이후에는 염산면 지역에서 부역자들을 색출하고 자수를 받는 일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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卓씨는 여동생 英心씨의 목숨을 살려 준 金모(81)씨가 지금도 영광군 염산면에 살고 있다고 했다. 金모씨는 6·25 전쟁 당시 빨치산으로 염산면 유격대 副대장을 했고, 그 사람의 목숨은 卓씨가 살려 주었다고 한다. 여동생 英心씨가 卓씨에게 자신의 목숨을 살려 준 金씨를 꼭 살려 달라고 신신당부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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