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애당초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알파고가 겁나 센 것은 기본이고, 이세돌 사범 스타일이 대 알파고 대국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거니와, 2시간 제한시간에 1분 초읽기 3회라는 시간 규칙도 마음에 걸렸다. 시간이 짧아야 사람한테 유리할 텐데. 오늘도 마지막에 보면 알파고가 5분 남기고 있었지.

2. 나는 한국기원이 위에서 말한 규칙 문제에 좀 더 심혈을 기울였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대국시간이나 대국 전 테스트 기회 확보 문제라든지. 이 승부는 그냥 낭만적으로 접근해서 기사에게 맡겨둘 문제가 아니었다(물론 기원이 여러 모로 개입한 건 안다. 다만 가장 중요한 규칙 일반에 대해서는 고민이 부족했다고 본다). 산업적 파급력이 어마어마한 대국이니까. 물론 기원이 기사에게 이래라 저래라 강권하는 것도 문제겠지만, 잘 조율해서 적어도 불리하지 않게 규칙을 짜고, 이세돌 사범과 같이 여러 모로 준비를 했어야 한다.    

3. 이번 시리즈에서 알파고가 이긴다고 해서 인간 vs 컴퓨터는 완전 게임 셋일까? 그건 모르겠다. 컴퓨터 문외한으로서 그냥 이런저런 전문가 분들 말씀으로 따져볼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꽤 긴 시간 동안에는 세 판 두면 인간이 한 판은 이기는 정도까지는 인간이 버티지 않을까? 물론 이것도 매우 초라한 상황이긴 하다. 

4. 하여튼 지금은 마음이 아프다 ㅠㅠ 내일은 이겨줘 세돌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