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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의 4연승을 기원하며... 이창호 상하이 대첩 최종국 다시보기.

ㅇㅇ(110.10) 2016.03.03 13:34:49
조회 1105 추천 26 댓글 4
														

2005년 2월 .


당시 이창호는 기사생활 이래 최악의 성적을 내고 있었음.


농심배 직전까지 6판을 뒀는데 1승 5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당시 한국단장인 김인 9단은 이창호의 등판으로 시작되는 농심배 3라운드에서


"한국은 사실상 우승을 포기했다."


라는 말까지 했을 정도.


그만큼 한국의 다른 선수들이 제역할을 못했음을 꼬집은거겠지만


당시 이창호도 역전패를 계속 당하는 등 바둑내용적으로 볼 때 다른 국가의 정상급 기사를 이긴다고 기대하긴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이창호 9단은, 비록 대국내용상 전성기 같지않은 실수도 하고 비틀비틀 거렸지만 결국 남은 5명 중 2명을 꺾은 후


인터뷰 때 이런 말을 남겼다.



-> 오전 기자회견에서 한국 단장인 김인 9단이 '사실상 한국은 우승을 포기했다'는 비관적인 입장을
내비쳤는데, 본인 생각은 어떤가?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 어떤 의미로 하신 말씀인지는 모르겠지만 나 혼자가 아니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정말 대단한 정신력과 책임감이다.



3연승의 기로에서 만난 왕레이 8단. 당시 세계대회에선 항시 우승후보였던 중국기사.


왕레이 8단이 긴장감만 떨쳐낸다면 비틀거리는 이창호를 제압할 수 있으리란 예상이 많았다.











여기서 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당시 왕레이 8단이 썼던 포석.


1 3 5를 보면 우하귀 높은 소목굳힘이다.


세력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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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이 바둑은 결국 이창호 9단의 승리로 끝났고 3연승에 성공.





다음 날 이창호와 상대전적에서 앞서던 왕밍완 9단을 물리치며 4연승을 한 이창호는


마지막 대국을 앞두고 이창호 9단은 포석을 집중연구하기 시작한다.



이 부분은 이창호 9단의 동생의 글을 빌려쓰는게 현실감이 더 있을 것 같아 글을 따와보면





제6회 농심辛라면배 최종국이 벌어질 2월 26일 아침이 밝았다. 어제 조금 피곤했었는지 늦잠을 잤다.

전 9시를 조금 넘겨서 일어났는데 어느새 형은 바둑판 앞에 앉아 기보를 놓아보고 있었다.

4일에 걸쳐 형이 나보다 먼저 일어난 경우는 오늘이 처음이었다.

겉으로는 아무 일 없는 듯 초연한 모습을 보여주는 형.

엊저녁 국가 대항전 최종국을 앞둔 부담감이 얼마나 세게 형의 양 어깨를 짓눌렀는지 짐작이 되고도 남는 듯 했다.

(중략)

형은 포석을 위주로 마지막 스퍼트에 박차를 가했다. 오늘만 해도 시간을 최대한 아껴가며 약 4시간이 넘
도록 삼라만상의 변화에 고개를 파묻은 것이었다. 형의 지칠줄 모르는 연구는 대국시작 10분 전이 되서야
비로소 끝이 났다. 와이셔츠 옷깃을 바로 하고, 손안마기를 챙기고, 구두끈을 고쳐매며 대국실에 들어갈
채비를 해야만 했기에.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면을 통해 정신을 맑게 한 후, 양복 웃옷을 걸치며 방문을 나
섰다. 형은 엘리베이터 앞의 복도에서 옆을 지키고 있는 내게 웃으며 얘기했다.
"에휴, 1년 공부할 양을 4일동안 다 한 것 같네"







그리고 이창호 9단은 마지막 대국에서 거의 노타임으로 바둑을 둔다.


게다가


이창호 9단은 왕레이 8단이 썼다가 패배했던 1 3 5 소목 높은 굳힘 포석을 그대로 들고 나온다.







검토실은 경악하는 분위기.


졌던 사람의 포석을 노타임으로 두고 있으니..............


니들도 생각해봐라. 무려 최종국에서 노타임으로 두고 있는 것도 상상하기 힘든 일인데


포석도 패배했던 사람이 쓴 포석이야.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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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레이가 못 보여준걸 나는 보여준다.'





그렇다.


이창호 9단은 왕레이 8단의 포석에서 필살기를 발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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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흑 57은 대악수.


백이 당연히 쌍립으로 치받는데...






흑 57이 두어지던 당시 검토실의 분위기.


검토실의 프로기사들은 아무런 참고도를 제시하지 못하고 모니터만 지켜본 채 입을 다물지 못했다.
무슨 의도인지 파악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 얼마간의 정적이 지나고 김성룡 9단이 한껏 고조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대마수상전 여부를 조금의 장고도 없이 선택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분명 사전에 치밀한 연구가 뒷받침된 노림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어지는 왕시 5단의 장고에 맞
춰 검토를 진행한 결과 김 9단의 추측은 사실로 확인되었다. 악수 교환 같았던 수가 바로 그 노림수
로 만약 수상전이 벌어진다면 흑의 외곽을 한 수 늘려주는 의미가 있고, 절묘하게도 그 한 수 차이
로 삶과 죽음이 뒤바뀌는 상황이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하게도 여기서 바둑은 끝이 나버린다.


결론부터 말하면 백의 쌍립은 지극히 상식적인 응수이지만


지금은 절대 두면 안되는 수였던 거다.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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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9단은 백의 쌍립을 보더니...


모양이고 뭐고 다 무시하고...


우직하게 나와서 끊어버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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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이 나와 끊은 이후의 진행이다.


이걸로 바둑은 거의 끝났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


백이 '가'로 나와 끊는 수는 아래의 참고도 처럼 백이 수부족으로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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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는 최종국이 두어지기 전까지 이걸 연구하고 있었던거다.


예상컨대 백이 다르게 받았으면 또 다른 수를 준비하고 있었을 것 같다.








이후 몇 수 더 둬진 진행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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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대략 살펴보면


백 좌하귀는 대여섯집 나고 겨우 살고


백 우변은 살아도 10집도 안나고


백 우상귀 10집 두텁고


백 하변도 산다고 해봤자 대여섯집 날까 말까.


백 좌변은 큰 집 기대 X


흑은 세력도 세력이지만 반면의 흑돌 전체가 거의 연결된 모습이라 두는 수 마다 집이 되는 모습.


두터움이 몇집인지 계산이 안될 정도다.


100수가 되기도 전에 바둑은 끝이 나버렸다.


왕시는 257수 까지 온 몸이 땀으로 젖을때까지 끝까지 분발해봤으나


흑이 곤마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엷은 것도 아니고


백이 집이 더 많은 것도 아니고...


역전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바둑이었다.






흑 57.


독기를 가득품은 이 속수같은 묘수 한 방으로


바둑은 승부가 나버렸다.










당시 1승 5패로 최악의 한해를 시작하고 있던 이창호 9단.


중반 이후 실수가 잦아지고 역전패를 자주 허용하던 이창호 9단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바둑내용적으로 전성기가 지나고 있지 않느냐는 의견이 주를 이루던 시기에...









-> 오전 기자회견에서 한국 단장인 김인 9단이 '사실상 한국은 우승을 포기했다'는 비관적인 입장을
내비쳤는데, 본인 생각은 어떤가?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 어떤 의미로 하신 말씀인지는 모르겠지만 나 혼자가 아니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










이세돌도 절대로 포기하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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