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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썰) 한국바둑은 폭력바둑?2

(112.149) 2012.12.29 22:35:09
조회 309 추천 2 댓글 0

2. 신포석 이전의 일본 바둑

17세기 초 도쿠가와 막부가 성립하면서 일본의 바둑은 장군가의 비호를 받으며 몇 개 가문을 중심으
로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초창기 고수들의 바둑은 오늘날 관점에서 볼 때 부분적인 전투에 치중하는
경향이 높았다.  바둑 인구와 수법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된 것은 제4대 본인방 도사쿠(道策 ; 1645-
1702)가 바둑계를 장악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도사쿠는 기력 13단이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월
등한 기량으로 당시의 라이벌들을 모조리 제압하였으며 "수나누기"라는 기법을 창안하였다.  오늘날에
도 슈사쿠, 오청원과 함께 기성으로 추앙을 받고 있는 그는 돌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치열한 바둑을
두었다.  그의 바둑을 해설한 오청원은 "대체로 말해서 돌을 외곽으로 유도하여 그 돌을 항상 최대한
으로 활용시키며 두어 갑니다.  이 때문에 때로는 과한 수도 있어, 그 현저한 실전의 예가 이 책에 수
록한 바둑 중에는 몇 개인가 보입니다"("본인방도책", 1979년, 현현각, 제3쪽)라고 그의 바둑을 평가
하였다. 


도사쿠 사후 약 100년 동안 일본의 바둑은 침체하게 된다.  그러나 19세기 초에 들어서면 뛰어난 기사
들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바둑계는 한 단계 발전하게 된다.  바둑계의 라이벌 가문인 본인방가와 야스
이가에서 겐조(元丈:1775-1832)와 지도쿠(知得:1776-1838)라는 걸출한 기사들이 동시에 나타나 바둑계
를 지배하게 되는데 이들은 명인의 경지에 도달했음에도 명인의 위치를 탐하지 않고 8단에 만족했다
는 일화를 남겼으며 훗날 후배 세대인 게난 인세키, 슈와와 더불어 위기사철(圍碁四哲)로 불리웠다. 
겐조는 화려한 기풍을 가진 반면 지도쿠는 수수한 기풍의 소유자로 오늘날까지 높은 평가를 받고 있
다.  어쩌면 지도쿠는 오늘날 이른바 대세를 중시하는 계산바둑의 먼 할아버지쯤 되는 기사가 아닌가
한다.  실제로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 9단은 그의 바둑을 높이 평가하여 중국의 창하오 9단에게 그의
전집을 선물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젊은 날의 혈기방장한 조와를 쩔쩔매게 한 "당세극묘기(當世
極妙碁)"를 보면 가공한 힘의 소유자였음을 짐작하게 된다.


겐조와 지도쿠를 잇는 기사들이 저 유명한 조와(1787-1847)와 게난 인세키(1709-1859)이다.  이들은
바둑 역사상 굴지의 호적수, 아니 악적수로 평가되는데 그에 걸 맞는 처절한 기보들을 남기고 있다. 
두 기사 모두 역사상 수위를 다투는 호전적인 기풍의 소유자들인 만큼 어느 바둑이든 조용하게 끝나
는 법이 없었다.  그 가운데 1814년의 대국은 각자 30마리의 대마들이 잡히는 내용으로 바둑 역사상
가장 치열한 바둑이 아닌가 생각한다.


조와와 인세키를 이어 막부시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대기사들이 14대 본인방 슈와(秀和:1820-1873)
와 그의 제자인 슈사쿠(秀策:1829-1862)이다.  이들은 이전 세대의 기사들과 달리 대세를 중시하고 계
산에 밝은 내용의 바둑을 두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스승인 슈와는 바꿔치기 수법을 자주 사용하며
참을성이 강한 내용의 바둑을 둔 반면 슈사쿠는 강한 힘과 깊은 수읽기를 바탕으로 한 직선적인 기풍
을 나타냈다.  이들의 주 상대자라고 할 수 있는 천보사걸(天保四傑)들은 전통적인 화려한 힘바둑의
소유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들은 두 사제의 적수가 되지 못하였다.


명치시대와 20세기 초의 일본 바둑계를 지배한 기사들은 슈호(秀甫:1838-1886), 슈에이(秀榮:1852-
1907), 슈사이(秀哉:1874-1940)이다.  본인방가 출신인 이들은 현대의 일본기사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
쳤다.  사카다와 린하이펑 9단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 슈호는 기략이 뛰어나고 화려한 기법을 구
사하는 내용의 바둑을 두었다.  훗날 명인이 되는 슈에이는 다카가와 9단에게 큰 영향을 미쳤으며 오
늘날 계산바둑의 원조라 할 만한 대국관이 뛰어나며 끊임없이 타협하는 바둑을 두었다.  세습제 마지
막 본인방이며 명인인 슈사이는 스승인 슈에이와는 정반대로 수읽기를 바탕으로 모양에 구애받지 않
는 바둑을 두었으며 훗날 바둑 모양이 아름답지 못하다하여 "촌뜨기 바둑"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현대 이전의 일본 고수들의 다수는 수읽기를 바탕으로 한 힘바둑을 주로 구사
하였으며 오늘날 계산바둑에 근접한 바둑을 둔 기사들은 넓게 잡아도 지도쿠-슈와-슈사쿠-슈에이 정도
에 불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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