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에 있으면서 느끼는 점은 전 국민 50%는 현대차를 싫어하는 거 같다. 현대차 관련된 기사를 쓰고, 남들이 현대차 쓴 글의 반응을 보고 있노라면 다들 싫어한다. 소위 말하는 ‘국룰’이 돼버린 거 같은데…. 막상 들춰보면 비난받아 마땅한 행동을 많이 하긴 했다. 여하튼, 그런 현대차도 실수로 잘 만든 명차가 더러 존재한다면 믿으실지 모르겠다.
“에이 뭐 현대차가 뻔하지 뭐” , “현대에 돈 받았네~” , “애쓴다 기자 양반~” 등의 반응이 달릴 거 안다. 근데 잘 만든 차를 잘 만들었다 말하지 뭐라 달리 말할 방법이 없기에 이렇게 글을 적어 내려가는 것이다. 자, 그럼 오늘 이 시간 현대차가 창립 이례에 실수로 잘 만들어 지금도 회자되는 차들이 뭐가 있을지 함께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해보자.
글 권영범 수습 에디터
명차의 감동
NF 쏘나타
2004년 9월 첫 출시가 되었다. 자체 플랫폼 기술 개발이 축적된 성과를 여실 없이 이 NF 쏘나타에 들어낸 첫 번째 쏘나타이자 전/후 더블 위시본의 서스펜션 구조를 가진 마지막 쏘나타이자 시리우스 엔진을 버리고 첫 국내 개발 세타 엔진을 탑재한 중형 차다.
이 NF 쏘나타 때부터 휠 볼트가 4개에서 5개로 늘어나게 되었다. 엔진은 2.0 세타 1 가솔린 및 LPi, 2.4 세타 1 가솔린, 2.0 D 엔진이 달린 디젤엔진, 그리고 전설로 불리는 V6 3.3 람다 1 가솔린 엔진까지 총 5가지 트림을 초반에 제공했다.
당시 NF 쏘나타의 디자인은 현대차의 디자인 능력을 한 단계 진일보 되었단 평가로 호평의 일색이었으며, 현대자동차 패밀리 룩이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하는 시기다.
이후 2006년 9월 그릴 형상을 변경한 뒤 라이트에 블랙 베젤을 제거하여 원가절감이 감행된 마이너 체인지 모델이 출시되고 난 뒤 이듬해 쏘나타 트랜스폼이 출시된다.
변화를 넘어선 진화
쏘나타 트랜스폼
쏘나타 트랜스폼이 출시된 건 2007년 11월로 변화를 넘어선 진화라는 슬로건으로 출시했다. 당시에는 최첨단 이미지를 품기는 이름이었지만, 지금 시대에서 다시 차분히 바라보니 오글거리는 건 어쩔 수 없다. 전작에서 제공되었던 3.3 V6 람다 1 엔진은 삭제되었다. 그리고 기존 세타 1에서 세타 2 엔진으로 변경되었으며 디젤엔진은 별달리 변경 없이 그대로 출시된다.
전면부 헤드램프의 형상이 변경되었고, 그릴은 전작 대비 세련되고 고급감을 더한 디자인으로 변경되었다. 휠 디자인 또한 출시 당시 15인치 휠의 형상은 시대에 맞지 않게 올드하고 촌스럽단 혹평이 많았던 터라 현대에서 휠 디자인에 상당히 공을 들인듯하다. 이제 그 누구도 휠 디자인으로 나무라는 평가는 없었다. 여기에 2006년부터 번호판 규격이 변경됨에 따라 트렁크 디자인 또한 신형 번호판 규격으로 장착되게끔 변경되었으며, 페이스리프트가 되면서 실내 인테리어는 풀 모델 체인지 수준으로 대공사를 감행했다.
이는 전작에서 실내 인테리어가 중년층을 타겟으로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심플함을 넘어 구성과 디자인이 별로라는 평이 많았던 것을 의식한 탓이었다. 여하튼,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인테리어는 드디어 호평을 받기 시작했으며 계기판 또한 디자인이 변경되어 전작 대비 시인성도 좋아졌다.
다만, 원가절감이 많이 들어간 터라 실내 내장재 플라스틱 부품들이 수명이 길지 못하고 잘 깨지고 고장 나는 소소한 문제가 존재한다. 이후 자가용 모델은 2009년, 영업용 모델은 YF 쏘나타와 병행 판매되어 2014년까지 판매되었다.
현대차가 만든 후륜구동 기반의 고급 대형 세단이다. 지금의 제네시스 브랜드를 만들게 해준 초대 제네시스이며, 출시 당시 고급차 고객 중 비교적 젊은 오너들이 많은 차였다.
기존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상쇄시키기 위해 해외 유수의 브랜드들의 프리미엄을 표방하며 만들어낸 이 차는 2008년 1월 처음 존재를 드러냈다.
라인업은 람다 1 MPI 엔진을 기반으로 3.3L 그리고 3.8L 엔진이 탑재되었고, 각각 최대 출력 262마력, 290마력을 내뿜었으며, 트랜스미션은 아이신제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되었다. 공기저항 계수도 당시 최저치인 0.27cd로 출시 초반 최저 공기저항 계수를 자랑하며 다운 포스가 끝내준다는 광고 카피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여하튼, 이 제네시스가 처음 나왔을 때 현대차의 가장 윗급 고급차 1세대 에쿠스가 판매되던 시절이었다. FR과 FF의 실내공간 활용도를 제외하면 성능, 편의 사양, 주행성능 등 모든 면에서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의도치 않은 팀킬까지 했던 웃픈 역사가 있다.
2012년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변화가 생겼다
2011년 1월 2012년형 연식변경 페이스리프트가 진행되면서 파워 트레인의 변화가 생겼다. 엔진들이 모두 MPI 방식에서 GDI 방식으로 변경되었고, 기존 아이신제 6단 변속기가 삭제되고 현대의 자체 트랜스미션인 파워텍 8단 후륜구동 전용 변속기가 탑재되었다. 그리고 이 GDI가 들어서고 나서부터 현대차의 파워트레인 신뢰도가 바닥을 치기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3.3L V6 람다 2 엔진과 3.8L V6 람다 2 엔진 그리고 5.0L V8 타우엔진이 적용되었다. 얼마 가지 않아 2011년 5월에 한정판 제네시스 프라다까지 출시하였다. 연간 600대만 한정적으로 생산하였고, 2011년, 2012년 각각 600대씩 판매해 총 1,200대가 판매되었다.
한정판답게 엔진은 5.0L 타우엔진이 적용되었으나, 고급유 셋팅으로 나온 터라 이를 무시하고 일반유를 주유하면서 다니다가 엔진이 깨져서 실려오는 차량들을 더러 봐왔었다.
단종을 맞이하는 해인 2013년에는 디스크 브레이크 직경을 확대하고, 4P 캘리퍼, 19인치 휠과 스포츠 타이어, 서스펜션을 개량하여 적용한 다이나믹 에디션이 추가되었으며, 추가로 알칸타라 스웨이드가 내장재에 적용되어 고급감을 한층 더 살린 다이나믹 에디션 더 블랙까지 출시한 뒤 2013년 11월 단종을 맞이했다.
뭐가 다른지 모르겠지만
국내 최초 해치백 부문
최다 판매량 1세대 I30
때는 2007년 한 여름철인 7월 현대자동차가 유럽 전략형 소형 해치백 I30를 출시한 달이다. 당시 현대자동차의 내수용과 수출용의 차별의 의심이 극에 달했을 시절이었으나, 이 I30만큼은 차별 의심을 받지 않았던 모델이었다.
기아차의 유럽 전략형 모델 씨드와 일정 부분 부품이 호환되기까지 하는 이 녀석은 뼛속까지 유로피언이었던 것이었다.
당시 드물게 고장력 강판을 사용해 우수한 차체 강성과 서스펜션 명품 중 하나로 불리는 삭스사의 댐퍼를 사용해 원가는 크게 생각지 않고 차를 만들었던 차였다. 인휠타입 멀티링크, 5 휠 볼트 타입의 허브, 듬직한 차 대강성이 만들어낸 유로엔켑 5성급 안전성(비록 트렁크 보강 때문에 들어간 이유가 크긴 하지만), 이에 수반되는 훌륭한 핸들링은 그야말로 국산차 아니, 현대차라고 말하기 미안할 정도로 차가 괜찮았었다.
하지만, 너무 일찍이 나왔던 탓일까? 실 오너들은 승차감이 좋질 못하단 평이 지배적으로 많았다. 그리고 당시 연비를 높이기 위해 채택된 MDPS 방식의 스티어링 휠의 조작감 또한 장난감을 모는 거 같다는 혹평의 연속이었다.
아담하고 동그란 디자인은
여심을 사로잡았다
당시 I30 광고모델은 배우 임수정 씨가 담당했었다. 그리고 실제로도 여성 고객층에게 인기가 좋아 현대차가 예상했던 월 1천 대를 훨씬 뛰어넘어 월 2천 대가량 팔리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해치백이 안 팔린다는 점을 고려해 현대차도 성적을 많이 낮춰 기대를 안 한 탓이었을까, 예상외의 반응이 터져 나와 현대마저 당시에 어리둥절한 상황이었다.
이후 2008년 9월 롱바디 왜건형 모델 I30 CW를 출시시켰으나, 해치백 모델 대비 얼마 팔리지도 않았으며 한참 출시되는 당시에도 CW를 왜 사냐고 조롱하거나 이해가 안 간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그 뒤로 특이점 없이 지내오다 2010년 5월 단종 직전인 시절에 환경규제 유로 5를 대응하기 위한 2011년형 모델이 출시되었다. 블랙 베젤 헤드 램프가 적용되었고, 연비와 출력이 아주 소폭 개선되어 나왔으나 워낙에 잠깐이었던 점도 있었고, 단종 직전인 상황이라 판매량이 많지는 않았다. 이후 2011년 10월 2세대 모델인 I30 GD가 출시되면서 1세대 FD는 단종이 되었고 I30 역사상 가장 명차로 손꼽히고 있다.
시간이 증명해낸
명차로서의 가치
현대차가 만들어낸 차들 중 잘 만든 차 일부분을 적어보며 회상해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이 3대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출시 연도가 다들 비슷하단 점인데, 우리는 이 부분에서 이 당시만 하더라도 현대차가 차를 잘 만들고자 하는 욕심이 있던 시절이라 생각한다. 사실 이때 당시만 하더라도 기억을 더듬어 보면 “현대차 문제가 많다”라며 무언가 뒷말이 끊임없이 나오긴 했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고 그동안 팔리면서 돌아다니는 차들을 보면서 느꼈던 부분은 “시간이 지나야 차에 대한 진짜 가치가 나오는구나”라는 것이다.
한때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못생겼다 혹은 잘생겼다는 이슈가 끊임없이 나왔던 YF 쏘나타를 보더라도 그렇다. 지금 다시 디자인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요즘, 어쩌면 YF 쏘나타가 역대 쏘나타 중 최고의 디자인이었다고 회상하며 훗날 콘텐츠로 다뤄질지 누가 알겠는가? 아무쪼록 훗날 현대차도 언젠가 세상 누구나 다 아는 명차 반열에 오를 때가 온다면, 과연 필자는 살아는 있을지 아니면 이 세상에 없을지 생각에 잠겨보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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