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인수를 두고 작년까지만 해도 HAAH 오토모티브가 인수할 것이 유력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국내 기업들도 쌍용차 인수전에 참여했다. 현재 카디널 원 모터스로 새 출발한 HAAH 오토모티브 외 에디슨 모터스, 케이팝 모터스, SM그룹 등을 포함해 현재 11곳이 쌍용차 인수전에 참여했다.
그중 케이팝 모터스는 전기이륜차 생산과 전기차 부품 납품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로, 쌍용차 인수를 통해 완성차 시장에 진출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케이팝 모터스가 밝힌 목표를 살펴보면 대기업도 하기 어려운 목표를 제시했다. 꿈은 크게 가져야 한다고 하지만 현실성이 없으면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케이팝모터스는
어떤 회사일까?
케이팝모터스는 아직까지 우리에게 그다지 친숙하지 않다 보니 먼저 어떤 회사인지 간략하게 알아보자. 케이팝모터스는 2014년 설립된 회사로 전기이륜차 및 전기차 부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본사와 공장은 전라남도 영광군에 위치해 있다. 여러 이륜차 제조사 및 전기차 제조사와 협업하고 있으며, 중국, 베트남 등 여러 나라에 수출하고 있다.
현재 이륜차 외 3륜 스쿠터와 4륜 스쿠터, 전기자전거, 완구류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SETEC와 공동 개발한 급속충전기도 생산, 보급하고 있다. 초소형 전기차로 도미자동차의 OEM 모델인 K-ZEMA가 있지만 아직 국내에는 판매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 차종에도 올라와 있지 않다.
쌍용차 인수전에
나선 케이팝모터스
전기이륜차를 주력으로 하던 케이팝모터스가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완성차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쌍용차를 인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케이팝모터스는 7월 29일, 쌍용차 매각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심지어 유력 후보로 꼽힌 카디널 원 모터스나 에디슨모터스보다도 먼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케이팝모터스는 1차로 인수 자금의 일부인 3,800억 원을 준비했으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되었을 시 2차로 1조 원을 준비해 쌍용차를 완전히 인수한 후 나머지 2조 4천억 원은 우리사주 및 국민주로 공모하는 등 충분한 자금을 활용하여 쌍용차를 완전하게 회생시키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케이팝모터스가
밝힌 계획들
그 외에도 쌍용차 인수 후 케이팝모터스는 글로벌원쌍용프로젝트를 통해 20조 이상의 순이익을 실현할 계획이라고 한다. 글로벌원쌍용프로젝트는 고용 승계와 사업 확장을 담은 것이다. 자동차 라인업은 체어맨 포함 전기승용차 5종류, 렉스턴 포함 전기 SUV 7종, 무쏘 포함 하이브리드 3종, 신규 승합차 3종, 신규 상용차 3종 등을 평택 신규 공장 및 창원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리고 두바이, 미국, 독일, 카자흐스탄, 베트남, 남아공, 브라질 등에 현지 공장을 건설해 전 세계 239개국 510개 전시 판매장에서 렌터카를 통한 판매에 돌입할 방침이라고 한다. 국내에는 제주에 대규모 렌터카 허브 단지와 쌍용차 전기기술연수원을 설치해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스마트 도로를 조성해 글로벌 스마트 아일랜드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특히, 향후 렌트 및 판매할 모든 자동차는 스마트키 없이도 세계 어느 곳에서나 휴대전화만 있으면 결제 및 운행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케이팝모터스의 파트너사인 핀테크 전문 기업 페이게이트가 세이퍼트 월렛 기반으로 개발하는 모바일 휴대전화 앱과 카드식 키를 이용한 운행 구동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누구나 최소한의 비용으로 쌍용전기렌트카를 경제적으로 렌트해 운행하여 본 후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마지막으로 쌍용차를 인수한 후 정리해고 없이 전원 고용 승계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원 쌍용프로젝트를 적용하게 될 경우 지금의 근로자들의 업무능력은 보다 더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비현실적인 목표
설득력이 없다
케이팝모터스가 밝힌 계획을 살펴보면 규모가 매우 방대하다. 물론 꿈은 크게 가지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현실성이 없으면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일단 글로벌원 쌍용프로젝트를 통해 20조 이상의 순이익을 실현할 계획이라는 것부터가 비현실적이다. 국내 1위이자 세계적인 완성차 제조사인 현대차도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3조, 하반기까지 다 합쳐도 10조를 넘기기 어려운데, 케이팝모터스가 쌍용차를 인수해 정상화시킨다고 해도 순이익 20조 실현은 어려워 보인다.
또한 두바이, 미국, 독일, 카자흐스탄, 베트남, 남아공, 브라질 등에 현지 공장 건설도 당분간은 현실성이 없다고 봐야 한다. 일단 국내 공장부터 가동률 100%으로 높이겠다는 계획이 오히려 설득력이 더 높지 않을까 싶다. 또한 전 세계 239개 나라에 진출하려면 토요타 정도로 규모를 키워야 한다.
쌍용차 직원들을 정리해고 없이 전원 고용 승계하겠다는 점도 문제다. 고용 승계야 어떻게든 할 수 있겠지만 쌍용차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8천만 원 정도인데, 이를 모두 고용 승계시키면 적자가 심해질 수도 있다. 현재 쌍용차 직원들이 4,732명 정도 되는데, 평균 연봉 기준으로 계산하면 연 인건비만 3,785억 원이다.
사실 예전에도 비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2016년 온라인 기업설명회에서 2020년 비전으로 연 매출 4,950조 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참고로 애플의 총매출액이 2020년 326조 정도이며, 애플의 시가총액이 2,881조 원이다.
그리고 세계시장의 대상으로 2020년 한해 동안 16억 5천만 대의 전기 스쿠터를 1대당 평균 300만 원에 팔겠다는 매출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당연하지만 이 계획들은 실현되지 않았다.
재무구조 파악이
쉽지 않은 회사
케이팝모터스는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데 외부감사보고서가 없어 재무구조 파악이 쉽지 않다. 현재 케이팝모터스의 자본금이 33억 정도인 것만 알려진 상황이다.
당연히 쌍용차를 인수할 자금이 있을지도 의문이 든다. 인수 자금의 일부인 3,800억 원을 마련했다고 하지만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규모 등을 봤을 때 케이팝모터스가 보유한 자금은 당연히 아닐 테고, 외부 투자도 차라리 쌍용차에 직접 하는 것이 낫지 위험부담을 안고 케이팝모터스에 투자할 것 같진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있다.
네티즌들은
사기꾼이라는 반응
이를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사실상 사기꾼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현대차도 못한 것을 듣지도 못한 회사가 한다고?", "말만 들어도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쌍용차도 이런 회사는 거절할 듯", "20조 이상 순이익에서 웃었다. 적자나 면하고 말해라" 등의 반응이 있다.
5월에는 케이팝모터스에서 쌍용차 인수와 관련된 영상을 업로드했는데, 여기에도 반응은 좋지 않다. "나도 쌍용차를 인수하기 위해 알바 3개 뛰고 있다", "실체도 없고 콘텐츠 퀄리티도 너무 낮은데 누가 믿겠냐", "은퇴 자금을 노리는 업체"등의 반응이 있다.
쌍용차 인수전은
현재 2파전 예상
SM그룹 VS 에디슨모터스
쌍용차 인수전은 현재 2파전으로 예상하고 있다. 바로 SM그룹과 에디슨모터스다. 케이팝모터스는 사실상 가망이 없다고 보는 시각이 강하다.
둘 중에서도 SM그룹이 인수 유력 대상자로 꼽히고 있다. 10년 전 쌍용차 인수전에 한번 참여한 적이 있으며, SM그룹은 무너져가던 기업들을 인수해 되살리면서 부실기업 전문 회생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대기업인 만큼 자금력도 충분하다. 현재 예비실사 및 인수 제안서 작성 단계로, 9월 15일이 지나면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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