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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이타닉> 중 빙산 충돌 직전에 배를 돌리려고 애쓰는 장면에서 당직 항해사 머독이 열심히 동그란 기계를 조작하는 장면이 나온다. 돌리면 "째르르르릉" 하는 청량한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돌아가고, 기관실에 위치한 똑같은 기계에서 소리가 나자 기관장이 기겁하며 바쁘게 뛰어다닌다. 저 장치는 어떤 역할을 하며, 왜 저렇게 많을까? 이 장치의 명칭은 엔진 오더 텔레그래프 (Engine Order Telegraph) 줄여서 EOT이다. 역할은 선교에서 기관실로 선박의 속력을 지시하는 장치이며, 이 기계가 등장한 배경은 현대 항해술과 선박사에 밀접한 연관이 있다. 1800년대, 선박의 재질은 목선에서 철선으로 추진기관은 돛에서 외륜/프로펠러로 바뀌었고 산업혁명의 성공과 이민자들의 증가에 따라 대양 횡단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목선은 꿈도 못 꾸던 대양 정기여객선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에 따라 수많은 선사들이 앞다투어 배를 만들었고, 조선소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대형 선박들이 쏟아져나왔다. 그러다보니 치명적인 애로사항이 생겼다. 이때까지는 배의 크기가 작아서 그림처럼 선교에서 기관실까지 전성관(Speaking tube)이라고 불리는 파이프를 통해 바로 명령이 가능했지만 이제 배의 크기가 너무 커지다 보니 전성관으로 명령하는 것은 어림도 없게 된 것이다. 거대한 선박에서 속력 지시가 제대로 안 되면 대참사가 일어나게 될 것은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었고 이에 조선업자들은 기막힌 발명을 한다. 바로 선교와 기관실에 EOT를 설치해서 목소리 대신 전기신호를 통해 속력을 지시하는 것. 바깥쪽 큰 레버와 안쪽 화살표는 따로 돌아갔는데, 작동 원리는 이랬다. 만약 선교 EOT에서 큰 레버를 전속(Full ahead)으로 설정하면, 명령이 왔다는 표시로 "째르릉"하는 큰 소음과 함께 기관실의 EOT엔 안쪽 화살표가 전속으로 이동한다. 그러면 기관실에서 명령을 받았다는 의미로 큰 레버를 전속으로 설정하고, 이후 선교 EOT에서는 "땡"하는 소음과 함께 안쪽 화살표도 전속으로 이동한다. 즉 일종의 복명복창 기계식 버전이다 어떤 사람들은 <타이타닉>을 보고 "기관실 사람들은 빙산이 오는지도 모르는데 왜 저리 호들갑이노" 라고 하지만 3일 내내 기관 전속으로 항해중이어서 발 뻗고 쉬고 있는데 밤에 갑자기 때르릉 소리 울리더니 EOT가 전속 전진에서 전속 후진으로 바뀌어있으면 "어 씨발 뭔진 모르겠는데 좆됐노" 이 반응이 지극히 정상이다 EOT는 엔진 하나당 한 개가 기본이었기 때문에 2개의 프로펠러를 쓰는 선박들은 당연히 엔진도 두 개이기 때문에 2개의 EOT를 쓰게 되었고 이 때는 아직 범선 시절에서 별로 변한 게 없었기 때문에 선교도 완전 노출되어 있었는데 24시간동안 비 오면 비 맞고 눈 오면 눈 맞아야 하는 극한직업이었다 그러다가 대서양과 태평양 등 대양을 항해하는 선박들이 풍랑에 조난당하거나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배도 덩치가 점점 커지게 되었고 원시적이지만 풍랑을 막는 일종의 조타"실"이 이때부터 만들어졌다 당연히 비바람에 시달리던 항해사들은 만세를 외쳤고 이후 조타실의 폐쇄성은 점점 짙어져 1900년대에 들어서자 완전히 막힌 조타실도 등장한다 이후 엔진 세 개 엔진 네 개 등의 초대형 선박들이 우후죽순 나오면서 EOT도 점점 많아지게 되었다. 위의 영상에서 머독이 바쁘게 뛰어다니며 계속 EOT를 조작하는데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타이타닉의 지시용 EOT는 총 14개였다 그 중 메인 조타실에서 엔진에 직접 관여하는 EOT만 4개였기 때문에 충돌이 30초도 안 남은 상황에서 속으로 좆됐다를 연발하며 미친놈처럼 계속 돌리고 있던 것이다 심지어 타이타닉같이 5만톤을 가볍게 넘어가는 초대형 선박들은 선교에서 선미가 아예 안 보였기 때문에 출입항 시에는 항해사가 따로 선미에 위치한 접안용 타륜과 EOT를 조작하기도 했다. 나중에 7~8만톤급 선박들도 나오자 선교는 EOT와 타륜들로 도배되기도 했지만 이후 기술의 발달로 선교에서 직접 추진력 조절이 가능해지자 EOT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타이타닉의 방향타는 엔진과 달리 선교에서 직접 조작이 가능했는데 증기기관이 아닌 전기모터를 썼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후부에 위치한 방향타 전용 모터가 타륜의 전기신호를 받으면 그만큼 회전하여 맞추는 방식이었고 때문에 엔진과 달리 딜레이는 별로 없어서 신속한 조작이 가능했다고 한다 여담으로 위의 영상에서 엔진이 모두 멈춘 뒤 역추진 할 때 중간의 프로펠러는 가만히 멈춰있는데 이는 타이타닉의 중간 프로펠러가 왕복기관이 아닌 증기터빈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증기터빈 특성상 후진조작은 불가능했고 때문에 세 개의 프로펠러 중 두 개만 역추진이 가능했다
작성자 : DDII고정닉
옛날 한국 페미니즘 문단은 FUCK를 진짜 강간이라고 주장했구나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시는 노래가 나옵니다!”반전시위에서 「Fucking USA」라는 노래를 틀면서 단상 위의 남성운동가는 이렇게 말하더라고, 한 여성주의자 친구는 어이없어 했다. ‘Fucking USA’, 어원을 따지자면’미국을 강간하자’가 되는 이 후렴구 가사를 힘찬 목소리로 반복하는 노래를 틀어놓고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 어이없기는 마찬가지다. ‘반전’을 이야기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신나게 이 노래를 따라하고 있는 장면을 상상하니 소름이 끼친다. 「악몽」이 노래를 만든 사람, 이 노래를 부르는 사람, 이 노래를’반전’시위장에서 트는 사람들이’특별히’더 가부장적인 것은 아니다. 기지촌 여성 살해사건에 항의하는 시위장에 등장한’미군이여, 강간은 자국에서!’라는 구호의 플래카드, 서울역 근처 담벼락에 쓰여져 있던 ‘SOFA협정 개정하여 우리 처녀 지켜내자!’는 문구, 미 사령관 부인과 미 영부인을 성노예 삼는 것으로 신효순ㆍ심미선의 죽음에 복수한다는 내용을 담은 영상물 (「태극기를 꽂으며」), 미국과의 굴욕 외교를 비꼰답시고 영부인을 강간하는 미군과 이를 막지 못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화 (「악몽」) 로 그려 어느’진보’주간지에 떡 하니 실었던 남성작가 등, 나열하자면 끝이 없을 이 수많은 예들을 상기하건대,「Fucking USA」는 단지 하나의 사례일 뿐’특별할’것은 없다는 얘기다. 심지어 이것은 한국사회만의 특수한 현상도 아니다. “여성성을 폄하하고 남성성을 권위적이고 가치 있는 것으로 부여하는 남성성의 우월의식은 전쟁의 과정과 승패를 묘사하는 은유법에서도 표출된다. 지난 걸프전쟁 당시, 공격은 강간으로 표현되고 (The rape of Kuwait), 이슬람교 식의 절을 하고 있는 사담 후쎄인의 들려진 엉덩이 뒤로 미사일이 꽂힐 듯한 그림은 침략의 굴욕성을 강간(Fuck you)의 이미지로 대신하고 있다. 국제관계에서 약자의 속성은 여성성과 동일시되면서 가치 절하되는 것이다” (김엘리,『2002년 SAFE 서울국제회의 자료집』, 미간행). 진보와 보수. 이 두 단어는 결코 만날 수 없는 정반대의 세력으로 보이기 때문에, 사실상 그들이 얼마나 비슷한 실천을 하고 있는가를 깨닫기는 쉽지 않다. 전쟁을 일으킨 쪽이건 전쟁에 반대하는 쪽이건 진보와 보수 모두는, 행위의 주체는 남성이고, 여성은 구해주어야 할 희생자ㆍ보호해야 할 ‘조국의 딸’ㆍ아들을 걱정하는 어머니일 뿐이라는 상징적 실천을 사이좋게 공유한다. 사실’진보’ 운동의 가부장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반미’세력에 국한된 것도, 한국 사회운동만의 특징도 아니다. 물론 이에 대한 여성(주의자)들의 문제제기와 저항의 역사 또한 길어서, 이제는’진보’운동의 이념, 가치지향, 문화, 조직, 언어 등이 모두 가부장적으로 구조화되어 있다는 비판이 더이상 낯설지 않은 지점까지 왔다. 그런데도 「Fucking USA」가 불려지는 순간마다, 강간이라는 일상적 폭력은 이토록 효과적으로 용인되고 있는 것이다. 구해주어야 할 희생자ㆍ보호해야 할 ‘조국의 딸’로 그려진 전쟁포스터의 여성들 혹자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야기에 대해 ‘Fucking’을 ‘강간’으로 번역하는 것이 단지’엿먹어라’ ‘제기랄’ 등으로 두루 쓰이는 이 단어의 일반적 용례를 무시하는 페미니스트의 과민반응이라고 반론을 제기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그건 여러가지 뜻으로 두루 쓰이는 ‘욕’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질문해 보자. 그것은 왜, 어떻게 욕인가?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드는 몸짓(아마도 남성 성기를 상징하는)은 왜, 어떻게’Fucking’이라는 단어와 연결되는가? 사실 이 반론은’씨발’이라는 ‘욕’에 대해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제기되는 종류의 것이다.’씹’은 여성의 성기를 비하하는 속어이고,’씨발’의 본래 말은’니 에미 씹할’이다(‘Fuck’ 역시 ‘Mother Fucker’라는 용례로 가장 흔히 사용된다). 상대방의 어머니를’씹하는’것이 상대방에 대한 욕이 될 수 있는 것은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둘러싼 가부장적 대상화와 폭력의 맥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Fucking’ 역시 마찬가지다. 아무리 그것을’강간하라’가 아닌’엿먹어라’로 번역한다 해도, 그것이’욕’이 되는 것은 가부장제적 의미망 속에서만 가능해진다는 이야기다. ‘Fucking’ 이라는 단어가 이처럼’강간’을 둘러싼 성별권력관계, 젠더화된 재현체계 속에서만 비로소 ‘욕’으로서의 그 의미를 획득하기 때문에, 반전 집회에서「Fucking USA」를 부르는 것이 ‘단순한 반미감정의 표현’일 뿐이라고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넌센스다.「Fucking USA」라는 노래를 틀고, 부르고, 따라하는 것이 운동을’대중적으로’확산시키기 위한 유용한 수단일 뿐이라는 변명은, 그것이 반미이건, 반전이건, 평화이건, 자신이 내건 명분이’남성의’반미, ‘남성의’반전,’남성의’ 평화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니 여성문제는 (전체가 아닌)’부분적인’문제라고들 하지만 정작’부분’적인 것은 바로 그들, 그 운동들이다. 「Fucking USA」가 외치는 반미는 남성의 반미이며, 그런 식의’반미’는 남성의 경험ㆍ인식ㆍ삶 속에서나 가능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전체문제”전체운동’으로 보이는 것은 남성을 보편적 인간으로 정의하는 가부장제의 효과다. 일본군 성노예제나 쎄르비아 정부군이 설치했던 강간캠프의 예에서 보듯, 강간을 비롯한 여성에 대한 폭력은 평화시에도 일상적으로 자행되며 전쟁이 벌어지면 더욱 집단적ㆍ계획적ㆍ조직적으로 이루어지곤 한다. 여성의 입장에서 볼 때’미국을 강간하자’는 노래는 전쟁 반대가 아니라 전쟁의 재연일 뿐이다. 반전시위의 ‘Fucking USA’ 깃발글 첫머리에서 이야기했던 에피쏘드는 이렇게 끝이 났다. 몇 명의 여성주의자들이 「Fucking USA」를 듣고 단상으로 찾아가 항의하며 노래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자,’주최측’은 “하지만 사람들 반응이 좋기 때문에……”라며 얼버무렸다. 그러자 그녀들은 이렇게 대꾸했다고 한다.“우리도 사람이예요.” 반전’히트송’이 갖고 있는 남성편향이 화창한 햇볕 아래 드러나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이제 ‘진보’ 운동의 그 오래된 가부장성을 지긋지긋하게 느끼는, 나아가 지긋지긋하다고 대놓고 말하는 여성들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남성질서에 적응하도록, 남성의 언어를 습득하도록, 남성의 노래에 감동하도록 강요받으면서도 살아남아 (‘진보’ 운동 안과 밖 모두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여성들이다. 일상적 폭력과 전쟁시 폭력의 구조적 연관성을 젠더관계를 통해 이해하고’여성과 소수자의 이름으로’반전을 주장하는 목소리들. 이들의 목소리가 삶의 곳곳에 스며들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새로운 반전, 새로운 평화를 상상할 수 있다.[창비 웹매거진/2003/5]위의 번역 이야기보면 당시 사람들도 FUCK이 강간이라는 뜻 아닌 걸 알고 있었는데 'FUCK의 어원과 사회적 맥락은 강간이다'고 개소리하고 있네창작과비평(창비) 이새끼들이 저 글 지웠던데 수준이 너무한 거 아니냐
작성자 : ㅇㅇ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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