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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딱의 회고록) 교실 뒤편의 K-빅쇼.txt

ㅇㅇ(123.213) 2025.02.23 23:35:16
조회 4833 추천 191 댓글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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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프로레슬링 열풍이 불던,


그리고 내가 열심히 급식을 먹고 있던 2000년대 초중반 시절엔


반에서 뚱뚱한 놈이 있으면 단 두가지의 별명으로 불리곤 했었다.





요즘 MZ들은 뚱뚱한 동년배를 뭐라 부르는지 모르겠지만


나때는 통상적으로 돼지라 불리는것이 관례였고


프로레슬링 바람이 불던 반에서는 '워으어어어어어어~'하는


옛날 빅쇼의 타이탄트론 첫 도입부 샤우팅을 내지르며


뚱뚱한놈을 '빅쇼'라 부르는 문화가 있었다.





하여, 군대에서 커트앵글의 쫀쫀한 몸을 닮은


한때 씨름선수를 지망했었다는 삼사출신 중대장을 만나(머리는 풍성했다)


식사제한과 휴가압수등등의 극약처방을 통해 거진 25kg를 감량하고서야


비로소 사람이 될 수 있었던 지금이 아닌 급식시절 뚱뚱했던 나는


싸움실력 전교 1위였으며 프로레슬링을 좋아했던 우리반 주먹1짱에 의해


등교하기만하면 매일같이 빅쇼로 불리곤 했었다.





그 당시, 주먹1짱을 만나 빅쇼로 불리기 전까지 나는 부끄럽게도


뚱뚱한 몸으로 인해 앞서 말한 뚱땡이들을 부르는 멸칭이었던 '돼지'라 불리며


반에서 겉돌며 일종의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다.


그런데 웬걸, 반이 바뀌면서 프로레슬링에 열광해 있던 주먹1짱을 만나며


내 학교생활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었다.





그 당시, 숀마이클스에 심취해서 아무데나


스윗친뮤직을 갈기고 다니던 주먹1짱은


내 별명을 빅쇼로 부르기전, 어느날의 점심시간에


나를 교실 뒤로 불러내 일종의 잡질을 시켰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꽤나 엄살이 심한 편인데, 재밌게도 이런 성향이


나중에 가서 '접수'를 매우 찰지게 한다는 평을 듣게되는데 도움을 주었었다.


하여, 우연히 나를 불러 잡질을 시켰던 주먹1짱은 내게 접수의 재능이 있음을 깨닫고


내게 빅쇼라는 별명을 붙인뒤 매일같이 점심시간에 나를 뒤로 불러내어


온갖 역할을 주고 약 10~15분간의 프로레슬링 경기 각본 하나를 만들어내곤 했었다.





이 덕분에 나는 평소 공연히 나를 괴롭히고 건드리던 소위 말하는 '이진'들로부터


손을 댈 수 없는 존재가 되었었는데, 나를 건드렸다간 주먹1짱이 와서


'너도 한번 해볼래?'하며 시멘트매치급의 일방적인 폭력을 행사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의 속내나 정확한 이유는 나도 딱히 알 수가 없었다.





여튼 그렇게 학기초부터 시작된 주먹1짱의 각본에 의해 만들어진


점심시간 막간을 이용한 약 10분간의 쇼는 날이 갈수록 꽤나 흥행했고


반에서 공부만 하던놈들도 종내에 이르러선 점심시간에 책을 내려놓은 채


다른놈들과 함께 내가 얻어터지는 모습을 재밌게 구경하곤 했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도 이 주먹1짱이 참 웃겼던것은, 주먹1짱 본인을 비롯한


몇몇 선역을 부여한 놈들에게는 내가 좀 일방적으로 얻어맞게끔 했었지만


가끔씩 나와 비슷한 카스트에 속한놈들 중 다소 왜소하거나 키가 작은놈들을


뒤로 불러내어 내게 얻어맞게끔하는 잡질을 시켜


내 위상을 쓰레기로 만들거나 하진 않았고 중위권에는 포진시키는 듯 했었다.


뭐 그래야 자기들이 나를 두들겨팰 때 덜 빛이 바랬을테니 그랬을라나...





보통 나는 내가 이기는 각본대로 움직이는 날이면


주먹1짱의 지시에 의해 작달막한 친구들의 교복 윗도리를 벗겨낸 다음,


무지막지한 챱을 내려치곤 했었는데


주먹1짱은 귀신같이 내가 쎄게 친건지 아닌지를 구분했으므로


나는 시발 죄도 없는 작고 여린 친구들의 가슴팍을


손바닥이나 손등으로 내려치곤 했었다.





나중가서 죄책감에 시달리다 내가 챱을 내려쳤던


그 친구들에게 가서 미안함을 표현하면


그들은 내게 '니가 하고싶어서 했던것도 아닌데 별수있냐 ㅋㅋㅋ'라고 말했었고


아이러니하게도 나랑 한판 붙었던것 덕분에 주먹1짱에 의해


자기도 이진들이 안건드리는거같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었다.


그런걸 생각하면 주먹1짱은 일단 뭐 자기 쇼에 세웠던놈이면


자기 후광으로 나름 보호를 하려했던것 같았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으면, 단지 평범한 뚱돼지 왕따놈이


학대당하는 이야기로만 들렸을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허나, 내가 이야기속에 숨기고 있었던 내용이 있다.





그것은 주먹1짱을 만나기 전 학기초의 내가


심한 우울감을 느끼고 있던 것이었다.


뭐 모든것을 이야기할 순 없지만 그 당시의 나는


매우 불운한 가정배경을 가지고 있었고


이와 더불어 뚱뚱한 몸을 약점삼아


공연히 시비를 걸어오며 괴롭히는 이들 때문에


종종 학교에서 뛰어내리거나 찻길로 뛰어들어버리고싶다는


못된 충동 속에서 갈등하곤 했었다.





그런데 재밌게도 주먹1짱의 교실 뒤편의 쇼가 시작되며


내게 응어리져있던 우울감들이 나날이 해소되어가곤 했었다.


앞서 말했듯이 일단 나를 괴롭히던 일단의 패거리들 중 하나가


나를 공연히 건드렸다 주먹1짱에게 피떡이 되게 후드려쳐맞고나서


나를 향했던 일단의 따돌림과 폭력이 사라졌던게 그중 첫째 이유였다. 





두번째로는 내가 괴롭힘을 당해도 나를 도와주거나 어울리지 못했던


나와 비슷한 카스트를 가졌던 친구들이 쇼가 진행되어 갈수록


내게 친근감을 표시하며 한데 어울려주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나를 돼지가 아니라 '빅쇼!'라고 부르면서 장난을 치기도 하고,


덩치가 작은 친구들은 자기를 한번 들었다 놔봐달라고도 하는 등


굉장히 편협했던 내 교우관계는 학기가 지날수록 점차 넓어지기 시작했다.





이렇다보니 등교 자체가 싫었던 기분들이 점차 희석되어가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조금씩 나는 책에 손을 대어 하위권의 성적도 야금야금 올라


졸업무렵엔 나름 상위권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었다.


부모님도 이런 내 변화에 꽤나 놀라시는 듯하였고, 그로 인해


불우했던 가정배경도 약간이나마 호전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졸업 이후의 이야기는 별 것 없다.


나는 무난하게 고등학교에 입학했고, 거기서 같은 중학교에서 넘어온


친구들에 의해 종종 빅쇼라고 불리곤 했었지만 프로레슬링 광팬이었던


주먹1짱이 인문계를 포기하고 공고로 진학한데다


입시준비를 하며 프로레슬링 열풍이 싸늘하게 식어버렸기에


그저 나는 중학교때 넓어진 교우관계를 바탕으로


무난한 성적을 받고 무난한 학교생활을 마칠 수 있었다는 것.
















그런데 작금에 와서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 때 내가 주먹1짱에 의해 반의 광대 노릇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로인해 내 학교생활이 점차 우울해졌다면


과연 지금의 내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프로레슬링이 없었다면, 빅쇼같은 독특한 개성의 빅맨이 없었다면,


프로레슬링에 미쳐있던 일진이 없었다면,


나는 과연 내 스스로의 힘으로 힘겨운 학창시절을 홀로 헤쳐나올 수 있었을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까지 내 이야기를 참을성있게 봐온 냉혹한 프붕이들은





'병신 ㅋㅋㅋ 걍 개쳐맞은거 미화하노 ㅋㅋㅋ'


'돼지새끼 지랄한다 ㅋㅋㅋ'


'어이 빅쇼 ㅋㅋㅋ 아 ㅋㅋㅋ'





하면서 뚱뚱하고 용기없던 과거시절의 날 비웃고 손가락질할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정말 우연한 계기를 통해  프로레슬링이란 분야를 만나


한때 죽음마저 생각했던 학창시절을 구원받을 수 있었고


지금은 조용히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살아가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프로레슬링이 그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요,


유치한 쇼일지도 모르겠지만


내게 프로레슬링이란 우울함과 슬픔으로 점철되어있던 학창시절,


내 숨통을 틔워주고 손을 잡아 이끌어주었던 '빅 쇼'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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