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 온 샌즈 싶다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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웡웅웡

2025.03.06 20:44:49

조회 167 추천 6 댓글 2

예전에 목소리도 못 낼 정도로 충격적이고 비극적인 일이 생기면

순간적으로 정신이 퇴행해서 가장 익숙한 노래를 부른다는 말을 들은 적 있는데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몰살루트에서 금빛 기둥에 기댄채로

피 뚝뚝 흘리는 샌즈가 노래 부르는 거 보고 싶음.

곡은 Fly Me To The Moon으로

이미 전세계적으로 유명하긴한데 특히 미국에서 더 유명함.

챗지피티 피셜 우리로 따지자면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나 아리랑 같은 격이라고. 반박 시 님말이 맞음

아무튼 샌즈가 어렸을때 지상에서 쓸려 내려온 쓰레기 중에서 낡은 레코드를 주웠는데 거기에 이 노래가 있었으면 좋겠음

나이가 좀 들고서는 파피루스한테 자장가로 불러줬으면 좋겠다

그러다 죽기 직전에 파피루스랑 온갖 주마등 다 스쳐지나가는데

조용히 눈 감고 저 노래 흥얼흥얼거리는 거 보고싶음

이런 분위기 존1나 좋아해서 써보려고 했는데

글로는 그 특유의 분위기를 못 살릴 것 같은데다 그림은 젬병이라 썰만 풀고 짧게 장면만 묘사함

가사 일부분만 첨부함

Fly me to the moon

Let me play among the stars

Let me see what spring is like

On a, Jupiter and Mars

(중략)

All I worship and adore

In other words, please be true

In other words, in other words

I love you.

숨죽여 우는 꽃들의 머리 위로 새들의 가락이 낱낱이 퍼져나간다. 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않았으며, 않을 것처럼. 조용히 숨을 달싹이는 해골의 귓가에도 그 음절이 조금씩 살랑거리며 고막을 자극했다. 샌즈는 천천히 숨을 크게 내쉬고서, 눈 앞에 아른거리는 무수한 장면들을 눈에 담았다. 처음 눈사람을 만들었던 날, 눈이 심하게 내렸던 날, 고요하고 어둑했던 어느 날의 밤. 그 모든 순간에 자신의 동생이 담겨 있었음을 깨닫기까진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아주, 먼 옛적부터 불렀던 오래된 노래가 입 안에 고인다. 숨 대신 익숙한 선율이 느릿하게 허공으로 흐르기 시작한다. 들어줄 상대도 없이 천천히 구부러지는 가락은 이따금씩 끊길 법도 했으나, 더 이상 각혈하는 일도 의미가 없을 정도로 바닥이 불겋다. 더 이상 남은 것이 없었다. 해골은 생애마저 하나하나 토해낼 심산인지 멈추지도 않고 그 노래를 흥얼거린다. 찬란하게 부서지는 따스한 빛이 머리를 비추고, 반주하듯 새들의 옅은 지저귐이 이어진다. 마지막 가사 한 줄까지 고스란히 부르고 나서야 눈 앞에 길게 늘어지던 삶의 순간들도 멈춰섰다.

—참 아름다운 날이야,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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