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체.
왜.

얘네 대화내용을 번역해줘야 하는 건데?

하아....
저놈은 뭐, 고작 윙딩어도 모르냐?
알파벳에 맞는 문자만 외우면 영어나 다름없는 게 그렇게 어렵냐고.









...
어려워?

좋아, 그러면 왜...
자기가 구상한 대화를 굳이 영어로 번역해서, 굳이 또 윙딩어로 번역해서 나한테 갖다주는 건 뭔데??

...잠깐, 그냥 자기자신한테 벌을 주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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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코드네임 델타. 응답했습니다.
몸은 괜찮으십니까?


괜찮다.
...이정도의 변수는 예상하지는 못했다만, 그 녀석이 술수를 쓴 것은 분명하다.
...현재 상황은?


시공의 혼란에 휘말려, 현재 제 의지가 산산조각난 상태입니다.
지금 알파님의 전언을 받고 있는 저는 곧 이 인간의 자아에 섞여 사라질 것입니다.
그나마 큰 조각은 노란 꽃에 깃들어 현재 회복 중에 있습니다만...
회복 속도를 최대로 한다 하여도 새벽에나 끝날 것으로 보입니다.


날아간 시공은 어디지?
오리지널 시간선인가?


'천 번째 시간선'이라는, 오리지널의 AT입니다.


천 번째 시간선...
.....


왜 그러십니까?


...아니다. 꽤 재밌게 돌아가는 모양이군.


실례이지만, 무슨 뜻인지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오리지널 시간선과 AT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보통 한 등장인물이 부각되거나, 오리지널과 다른 사건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지.
만약 그것이 우리의 편이 아니라 하여도, 우리에게는 이곳의 플레이어와 우리의 플레이어가 있다.
둘 중 어느 쪽의 영혼을 취하더라도 나쁠 것 없다는 뜻이지.
즉, 우리의 계획의 성공과 실패의 확률이...


극단적으로 변했다...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렇지.
그래도 그 확률을 예상해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군...
현재까지 발견한 오리지널과의 차이점을 보고하라.


현재 폐허까지 진행된 상황이라 큰 차이는 보이지 않습니다.
토리엘과 아스고어이 같이 생활한다는 것과 플레이어가 현재 천 번째 몰살루트를 진행 중이라는 것,
폐허가 뉴홈으로 명칭이 바뀐 것,
...그리고 거미 도넛과 거미 사이다의 가격이 오른 것을 제외한다면 거의 똑같습니다.


흠...
추후 차이점을 발견한다면 즉각 보고하라.
...그리고, 감마를 깨워라.


...잘못 들었습니다?


감마의 의지를 깨워, 적당한 물건에 깃들게 해라.
재밌는 계획이 생각났는데, 이 계획을 실행하려면 두 명의 나이츠가 필요하다.


...하지만, 감마는 쓸모없는 감정을 지녀 실패한 작품이기에 제게 흡수를 명하시지-


내 명령에 토를 다는 건가?


.......죄송합니다. 지금 바로 깨우겠습니다.


아니, 지금 당장일 필요는 없다.
통신이 끝나고 깨워도 늦지는 않으니.
단지...계속 뒤에서 들리는 소음이 신경쓰일 뿐이다.


처리할까요?


죽이지는 말고, 조용히만 시켜놓아라.
난 저 화면 너머로 우리의 대화를 지켜보는 놈과 대화를 해보고 싶다.
지시는 나중에, 꽃에 깃든 네 의지에게 전달하겠다.

...으윽!


괜찮으십니까?!


별거 아니다. 호들갑 떨지 마라.
단지 장난감이 귀여운 반항을 했을 뿐이니.
그래도 잠깐 전원을 꺼 두는 편이 좋겠군.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창조주님.
이제...정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희망에 부흥하여, 그토록 꿈꾼 오랜 소망을 이룰 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