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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룬 천사와 천국 관련 가설

ㅇㅇ(121.175) 2024.08.14 12:48:57
조회 1057 추천 22 댓글 10
														

유튜버 black chestnut의 영상을 참고했음.

들어가기에 앞서 이 글은 종교, 특히 기독교(흔히 말하는 개신교에 가톨릭까지 포괄한 개념) 관련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니 종교에 거부감 있는 애들은 미리 참고해라.



I. 일단 델타룬의 예언을 보자.


[전략]

세 영웅이 세상의 끝에서 나타나리라.

인간. 괴물. 어둠에서 온 왕자.

오직 그들만이 샘을 봉인하여 천사들의 천국을 몰아낼 것이며,

그리하여 균형은 회복될 것이며

세상은 멸망의 위기에서 벗어날 것이다.

[후략]


일반적으로 천사, 천국 하면 좋은 의미로 쓰이는데, 이들을 몰아내어야 균형이 회복된다? 상당히 이상한 멘트임.

천사, 천국이 여기서 어떤 은유로 쓰였을 가능성이 높은데, 사실 델타룬에서 천사 및 천국에 대한 언급은 은유 치고는 제법 분명하게 나타남. 



II. 이쯤에서 '천사'로 불리는 것들을 보자.


1. 노엘

챕터 2에서, 다크너(애디슨, 스팸톤)이 지속적으로 노엘을 '천사'라고 부름. 게다가 대놓고 눈무덤 루트에서 눈무덤을 사용하는 장면은 천사를 연출시키고, 수지와의 데이트 장면에서 '천사가 되어 날개를 달고 날아간다'라는 표현이 나옴. 게임 초입 전설에서부터 나오는 떡밥 가득찬 단어를 노엘에게 필터 없이 집중적으로 사용한다는거, 대단히 이상하지 않음?(또다른 떡밥 단어 '기사'는 이런 언급이 전혀 없음)


2. 플레이어(여기서 말하는 플레이어는 차라도 프리스크도 크리스도, 영혼도 아님. 즉 우리, 언갤러, 게이머, 당신(You)을 말하는 거임.)

언더테일과의 관계를 생각하면 대단히 미묘한데, 언더테일에서 '델타룬의 전설'이 나옴. 물론 델타룬의 그것과는 다르지만 '지상을 본 적이 있는 천사가 내려와 우릴 구해준다. 죽음으로부터 해방시킨다는 말도 있다' 이렇게 얘기함. 여기서 말하는 '천사'가 아스리엘을 의미한다는 가설도 있지만 의지의 존재와 불살과 몰살의 존재 의의를 생각하면, 게다가 아스고어 리타이어 시 나오는 대사 '자네가 전설에 나오는 구원자라고 믿는다'라는 말만 봐도 언더테일의 천사는 분명 플레이어를 지칭하는게 틀림없음.


3. 라이트너들이 믿는 천사

델타룬의 라이트 월드에는 노엘을 비롯한 라이트너들이 천사를 숭배한다고 나와 있음. 즉 라이트 월드 세계관에서 '신'과 같은 존재로 여겨짐.



III. 그러면 '천국'의 의미는 무엇일까?


우리 세계(즉 현실 세계) 기준으로, 우리는 다양한 종교를 가지고 살아가는데, 거의 모든 종교에서 우리보다 한 차원 위, 즉 '천계'의 존재를 상정하고 있음. '천계'는 종교나 신앙에 따라 천국, 천당, 극락, 낙원, 발할라, 무릉도원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지만, 공통적으로 조물주가 존재하고, 그들의 대리인인 '천사' 혹은 어떤 '영적 존재'가 이 땅에 강림하여 소통한다고 믿음.

그런데 다크너, 즉 다크월드에서는 라이트너를 조물주로 여긴다는 언급이 있음. 스팸톤은 '천국을 바라보자'라는 대사를 함. 다크너인 스팸톤에게 '천국'이란 라이트 월드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음.(이에 대한 것도 가설이긴 한데 찾아보면 제법 많음)

그렇다면 라이트너에 있어서 천국이란 어디일까? 당연히 우리 현실 세계임. 라이트너들의 조물주는 분명 토비 폭스임. 토비 폭스의 게임을 하는 우리는 토비 폭스의 대리인, 즉 천사로 불릴 수 있음.

게다가 우리는 천계로 접근할 수 없고, 다크너들 또한 라이트 월드, 즉 그들에 있어 천국에 접근할 수 없음. 라이트너들이 우리 세계에 접근하는것도 불가능함. 이를 통해 다음과 같이 계층을 구분할 수 있음.


"천계-현실 세계-라이트 월드-다크 월드"

즉 델타룬의 전설에 나오는 천국은 명백히 '우리 현실 세계'를 의미하고, 이에 따르면 '천사들의 천국을 몰아낸다'의 의미는 델타룬 게임과 우리의 연결이 끊어질 것을 의미함. 이는 델타룬의 첫 장면을 보면 의미심장한데, 누군가(가스터?)의 도움을 받아 그릇을 만드는데 이 장면에서 CONTACT(접속)이라는 창으로 나옴. 즉 그릇을 이용해 천사인 우리가 델타룬 세계로 접속, 즉 강림하려다 다른 누군가의 방해로 잘못되면서 델타룬이 시작되는거임.



IV. 이쯤에서 잠깐 삼위일체론에 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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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위일체는 기독교의 핵심 교리인데, 기독교를 보다 보면 하나님, 예수님, 성령님이 혼재함. 이 세분의 위격(즉 '성부'로서의 아버지 하나님, '성자'로서의 아들 예수님, '성령'으로서 성령님)은 구분되지만 그 본질은 '주님' 한분이라는거임. 비유가 맞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비기독교인들에 맞게 설명하자면, 주사위를 생각하면 됨. 주사위를 던지면 1~6 중에서 하나가 나올거고, 다 다른 눈임. 하지만 1이든 6이든 어떤 눈이 나오더라도 그 물건의 본질은 '주사위'임. 즉 기독교에서 '주님'도 그 역할이나 행위, 위치에 따라 (하늘에 있는) 아버지 하나님으로, (땅, 이 세계에 육신으로 내려온) 아들 예수님으로, (우리 마음에 임재한) 성령님으로, 다르게 나타난다는 의미임.


델타룬에서 천사 또한 마찬가지임. 천사에도 성부, 성자, 성령이 있음. 성부는 (라이트 월드 기준 천국에 있는) 플레이어, 성자는 (라이트월드에 육신으로 태어난) 노엘, 성령은 (크리스의 마음에 들어간) 영혼이 되는거임. 이렇게 보면 성부(플레이어)는 성령(영혼)을 통해 크리스를 조종해서 게임을 진행하고, 크리스, 수지와 달리 노엘은 우리가 부르면 그 즉시 나와서 명령에 따르고, 온전히 우리의 의지로 게임을 해 나갈 수 있음. 천사로서의 본질이 공유되기 때문에.



V. 노엘이 성자, 즉 예수인 이유는?


성부=플레이어, 성령=영혼은 그렇다 쳐도 성자=노엘인게 의아할 수도 있는데, 사실 앞의 두가지보다도 증거가 많음. 너무 많아서 일리리 나열하기도 힘듬. 일단 노멀 루트에서 퀸과의 2차전 직전, 손에 매달린 모습은 영락없이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린 장면과 동일하고, 노엘 이름부터가 '예수의 탄생'일 뿐더러 노엘의 행적이 예수의 행적과 일치하는 부분이 대단히 많음. 심지어 노엘이 착용하는 '가시 반지'는 예수가 쓴 '가시 면류관' 모티브로 볼 수 있음.

이렇게 된다면 노엘의 어머니 되는 시장분이 '성모 마리아'가 되고 루돌프 홀리데이가 '나사렛 요셉'이 되는데, 가톨릭에서 마리아의 위치를 생각하면 도시의 시장으로 받들여지는 노엘의 어머니 또한 미묘하게 보임.



VI. 이를 토대로 본 엔딩의 예측


성경 구절 중에 이런 말이 있음.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에베소서 2:8)" 즉 델타룬 세계관에서 전설에 따르면 '세 영웅이 천사들의 천국을 몰아내면서 구원받을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로 델타룬 세계를 구하는 것은 크리스, 수지, 랄세이 3영웅이 아니라 즉 천사 되는 '플레이어' 우리임. '우리의 의지는 쓸모 없다'는 게임 내 암시와 달리 오직 우리의 의지로 델타룬 스토리를 만들고 그들을 구원할 수 있는가의 여부는 다른 그 어떤 캐릭터도 아닌 우리 손에 달린 거임. 게다가 우리가 델타룬 세계에 접속하면서 영혼을 크리스에게 심으면서 '성령의 은사'를 내린 격이 됨. 즉 크리스는 그저 우리의 명령을 수행받고, 델타룬 세계를 구하는 과정에서 세 영웅이 '천사를 추방'하는게 아니라 우리가 자연스럽게 크리스의 손을 빌려 스스로 '추방'되면서 델타룬 스토리의 대단원을 맺게 된다는 게 골자임. 물론 크리스에게는 그 과정이 고통스럽겠지만. 노엘 또한 예수처럼 죽은 후 세 챕터만에 부활하는 스토리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본다.

조금 더 뇌피셜이긴 한데, 아마 해피 엔딩(진엔딩)을 보고 난 뒤 더이상 게임 접근이 막히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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