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배정 랜덤으로 하는게 언제든지 문제 있을 수 있었는데 계속 방치하다가 이 사단이 남.

특히 남자선수들보다 몸무게 덜 나가는 여자선수들한테 말이 더 반항적이고, 한 말을 30분 간격으로 2명이 타기 때문에 첫 번째 선수가 난리 쳐 놓으면 수습할 길이 없음.. 애초에 이 종목에서 여자선수들이 출전하기 시작한게 2000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부터였고, 그동안 말이 좀 잘 관리된? 국가에서 하는 올림픽에서는 문제가 없었는데, 지난번 리우 올림픽부터 여자 선수들 턴에 조금씩 문제가 생기다가 이미 금메달 땄던 선수들이라 문제 없이 넘어가서인지 이번에 유력 금메달 후보한테 그 사단이 나버림..

2016 리우 올림픽

-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독일 레나 쉐네보른이 탄 말이 점프 4번 거부(처음 몇번은 제대로 점프 하다가 한 번 점프를 거부하면서 선수가 떨어질뻔 해서 말을 잡았는데 그 다음부터 계속 점프 거부함. 이 말은 1라운드에서 탔던 선수한테 2번 점프 거부하고 좀 직전 라운드가 매끄럽지 않았는데 이 사단이 나버림). 당시 수영, 펜싱 합계 4위 였던 레나 쉐네보른은 이걸로 30위권대로 추락. 이후에 했던 레이져런 점수가 많이 안 나왔고 금메달도 따봤던 선수라 그냥저냥 넘어감.

-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리투아니아 로라 아사다우스카이테가 탄 말이 두번째 장애물부터 점프를 거부하기 시작하더니 4번 점프 거부해서 실격.. 이 말은 1라운드에서 탔던 선수한테 몇번 점프 거부하고 선수가 2번 낙마해서 실격됨. 2번 낙마하면 말 교체할 수 있는데 왜 교체를 안 한건지 모르겠지만, 여튼 실격. 로라는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는 승마 300점 만점 받고 은메달 땀 ㅡㅡ;;

2021(2020) 도쿄 올림픽

- 세계랭킹 3위, 리우올림픽 4위 였던 독일 아니카 슐로이가 펜싱에서 역대급 성적을 내면서 엄청난 격차로 1위를 하고 있었음. 레이져런도 잘하는 선수라 금메달은 안정적으로 확보된 거라고 보였음. 근데 직전 라운드에서 3번 점프를 거부하고 나머지 1분동안 구석에 가서 뒷걸음질 치고 뻐팅기면서 시간을 보내 실격된 말(러시아 선수가 거칠게 다뤄서 흥분했던 것 같은데.. 근데 문제는 더 못타는 선수들도 문제 없이 코스는 마무리했음)이 아니카 슐로이한테 그대로 배정됨. 아니카랑 코치는 말 바꿔달라고 했는데, IOC랑 협회에서 4번 거절해야 말 교체 가능한데 3번 거절했고 수의사가 괜찮다고 했으니 타라고 함.. 이 말 세인트보이는 아니카 슐로이랑 밖에 warm-up area에서는 잘 지내다가 경기장으로 들어가자마자 바로 안 들어가려고 뒷걸음질치고 1라운드 때랑 똑같이 행동함. 아니카 슐로이는 패닉에 빠졌고 어찌저찌 출발은 했는데 또 한번 장애물 걸리니 다시 바로 장애물 넘기 거부하고 장애물 부수고.. 결국 슐로이는 승마 실격 당하고, 앞라운드 점수 다 무용지물 됨. 이 일 있고 30분 뒤에 멘붕상태에서 한 레이져런 점수만으로도 승마가 정상적으로 진행됐으면 최소 은메달이었어서(평소 레이져런 점수라면 금메달 확정) 더 안타까운 상황.

애초에 순위 낮은 선수가 먼저 말을 타고, 그것보다 18등 높은 선수가 그 말을 다시 타는 시스템이라, 그 말이 직전 선수랑 문제 있고 거칠게 다뤘으면 (회복력이 좀 낮은 말이면) 두 번째 선수가 수습 불가임. 세계랭킹 최상위권 선수, 직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이 승마에서 실격될 종목이라면 문제가 심한 것 아닌가 싶음.

근대5종이 인기도 없고 흥행도 안돼서 계속 올림픽 퇴출설이 나와서, 세계 근대5종연맹도 IOC한테 잘 보여야 하는 상황임. 이번 도쿄올림픽 말 관리는 분명히 문제가 있는데도 세계 근대5종 연맹은 처음에 "말 관리는 문제 없었고 선수 개인 문제다" 라고 성명 발표했다가, 독일 선수가 인스타 동물보호론자들한테 포화를 받으니(심지어 인스타, 페북 악플러들이 선수 계정, 선수 남자친구랑 가족 계정에도 테러를 함) 그 이후에야 "말 복지를 위해서 규정 개선 하겠다"는 성명을 다시 발표하고.. 정말 이렇게까지 총체적으로 난국인 종목과 연맹은 처음 봤다. 독일선수만 안타까울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