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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소 노린이 일기 2 : 난 그동안 어떻게 살아온걸까
- 관련게시물 : 인력소 노린이 일기 1 : 일당은 소중하다.새벽 5시, 여름이라 해가 빨리 뜬다.이 시간에도 출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부지런하신 분들... 그 중에 나도 껴있다. 예전에는 일이 없어서 매일 집 안에 박혀서 우울했는데, 이제는 나도 갈 곳이 있다.나를 필요로 하는지 까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러 간다.근데 오늘 아침부터 느낌이 안좋다.가방에 각반도 안 챙기고 벨트도 안 챙겼다. 큰 공사현장에는 각반이 필수라 없으면 일을 못할 수도 있는데 걱정이 많다.(어제와 같은 사진... ㅋ )오늘은 5시 20분쯤 도착해서 들어오니 많은 반장님들이 이미 다 와 계셨다.아는 분들이 거의 없어서 그냥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소심하게 고개만 숙이고 들어간다.아직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해서 딱히 입 밖으로 말을 하진 못한다.생긴건 양아치 인데 성격은 여자보다 더 소심.... 그에 반해 반장님들은 아주 쾌활하고 마치 고딩때 친구들을 만나서 수다 떨듯이 각자 잡담하기 바쁘다. 앉자마자 5분도 안되서 인력소장님이 여기 이 반장님 따라가서 같이 일하면 된다고 한다.알고보니 멤버가 나 포함 6명이다...ㄷㄷ 큰 현장에 가나보다. 반장님 중 한분의 차를 타고 부천까지 간다... 겁나 멀다. 다들 처음보는 반장님들에 끼어 차를 타니 긴장이 너무 된다.어떤 분들인지 데이터가 없어서 너무 무섭다.ㅋㅋ웰컴 투 부천 오늘 우리들의 생명수를 책임져 줄 간이 냉장고ㅎㅎ 반장님이 30마넌 주고 샀다고 한다. 새삥이다. 크으 뭔가 겁나 시원할 거 같다. 조식이다.내가 제일 좋아하는 밥인데... 나는 사실 긴장하면 뭐가 잘 안 넘어간다. 잘 체한다.그래도 먹긴 먹어야 되니 억지로 먹어본다... 오늘의 현장이다. 5층6층을 철거하는 현장이다...저기 보이는 더 자재들은 다 1층으로 버려야 한다.(저 사진 외에도 자재들이 더 있다...엄청 많다. 저 나무토막에 못이 엄청 박혀있다...)그리고 천장도 다 뜯어야 하고... 조명 환기구 암튼... 저 층에 보이는 모든 걸 다 뜯고 부시고 깨야 한다...ㄷㄷㄷ사진을 찍고 있는데 현장소장님이 내가 사진 찍는 걸 보고 탐탁치 않아 한다... 아 제길... 눈치껏 행동해야 했는데... 아직 눈치가 없다...ㅠ 그거 사진 찍어서 뭐할꺼냐고 따지듯이 물어본다... 그냥 블로그에 올릴려구요... (목소리가 겁나 작아짐...)찍힌거 같다...ㅠ.ㅠ 뭔가 시작도 하기 전부터 느낌이 안 좋다...ㅠ 나보고 이런 일 안해봤을 거 같은데... 말씀하신다. 처음 인력소 올 때도 처음 본 반장님이 똑같이 말씀하셨다. 나약하게 생겼나보다.ㅠ 일을 슬슬 시작하는데 감이 안 온다... 뭐를 해야 하는 지도 잘 모르겠는데 반장님들은 그냥 시작하신다. 눈치껏 나도 따라서 같이 해본다.포대 안에 엄청 무거운 시멘트 같은게 들어있다.이걸 들어서 저기 창문으로 올려준다. 그러면 밖에서 사다리차로 1층 주차장으로 내린다.이것만 하는데 벌써부터 허리가 아프다. 허리가 이미 죽은거 같다ㅋㅋㅋ 이 다음부터는 사진을 찍지를 못했다.찍을 시간도 없었다... 반장님들이 쉬지도 않고 일을 하셨다괜히 그 틈에 사진 찍으면 안될 거 같은 분위기... 그리고 찍을 힘도 없었다.와... 나이 많으신 작은 체구의 반장님은 진짜... 에너자이저인지 엄청 빠르다저 포대를 다 나르고 나면철근들을 다 날라서 버리고철근들을 다 날라서 버리면 이번에는 무슨 합판 같은거를 또 다 버려야 한다합판들을 또 다 들어서 버리면 무슨 환기구 엄청 큰 철근을 또 버리고이번에는 쇠파이프들을 한 50개 버린거 같다. 소파이프들을 다 버리면 이번에는 못이 엄청 박힌 나무토막들을 4-5개씩 잡고 옮겨서 버린다. 심지어 무슨 대형금고도 있다... 이건 무거워서 들어올리지도 못했다. 엘베가 있어서 다행이였다.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다 했는지 신기함... 진짜 일 열심히 하시는 젊은 반장님이 나를 엄청 챙겨주셨다. "그렇게 하면 몸 다쳐요. 천천히 해요""빨리 안해도 되니까 조금씩 날라요""지금 너무 긴장한거 같으니까 천천히 해요""가서 물 마시고 와요"세상 스윗가이... 이 분 없었으면 난 진짜... 지옥 그 잡채였을거 같다. 이 분은 그냥 막 잡고 나른다.다리가 긁히던 팔이 긁히던 몸에 감각이 없나보다. 나는 조금만 들어도 못이 내 몸을 막 다 긁고 찌르니까 아파서 참는데 신기허다... 일을 다 마치고 다 같이 엘베를 탔는데나는 내 골이 이렇게 더러운지 몰랐다.온 먼지가 내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뒤덮혀서 백발 할아버지가 되어 있었다.현장 소장님이 안되겠다 하시면서 1층에 사다리차 반장님한테 에어건 쏴달라고 부탁하라고 한다가서 인사들 드리고 에어건 좀 빌려달라 했는데 반장님이 친절하게 내몸을 다 쏴주셨다. 백발 할아버지 탈출... 감사합네다..ㅠ 점심시간이다... 역시 젊은 반장님은 뭔가 달라도 달랐다. 다른 반장님들을 세심하게 챙겨주고 말 걸어주고 식당에서는 본인이 어리니물컵이고 물통이고 다 세팅하려 한다. 나도 옆에서 질세라 거들어본다.제육과 고등어조림이 나왔다.백만년만에 보는 제육인데...너무 맛있어 보이는데 밥이 안 넘어간다..그래도 억지로 꾸역 꾸역 넣어본다. 아직 오후 일이 남았으니까... 일을 하려면 억지로 넣어야한다.밥을 다 먹고 커피도 사주셨다. 한 층은 오전에 다 끝냈다.이제 다른 한층이 남았는데 천장부터 다 뜯어야 한다. 기공 반장님들이 천장을 뜯기 시작하고 나는 철근 의자들을 정리한다.아닠ㅋㅋ 여기는 무슨 의자가 수백개고 철근이 수백개고 나무함판이 수백개고... 도대체 뭐하던 곳이였냐고 ㅠ ㅋㅋ현장소장님이 계속 오셔서 큰소리로 명령을 하니 정신을 못 차리겠다.내가 갑자기 하던 일도 하지 말라고 하고 다른 걸 시키고 또 이걸 하면 그거 하지 말라고 하고 또 다른걸 시키고 그러신다.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현장소장님이 내일은 나만 쉬라고 한다.그리고 5명은 내일 나오기로... 아무래도 너무 초보티를 냈다보다... 속상하다.. 초보라고 너무 빡세게 굴리면 안된다고 나를 빗자루들고 사다리차 반장님이 있는 1층에서 빗자루질을 하라고 한다.뭔가 내가 도움이 되지 못한거 같아서... 시무룩... 1층에 내려가니 성격 좋으신 사다리차 반장님이 일할꺼 없다고 그냥 쉬라고 하신다. 사다리차 옆에는 저거저거 트랜스포머 같이 생긴 인형뽑기 초대형 사이즈 집게를 가진 집게 굴삭기가 위에서 내린 고철을 냠냠 먹고 있었다.사다리차 반장님이 쉬라고 계속 했지만... 계속 상황을 보면서 내가 일을 거들 수 있는 틈을 찾아보다가 이때다 하고 거들어본다. 그렇게 철근도 다 수거해가고 사다리차와 집게 굴삭기 다 빠이빠이한다. 나는 마지막 빗자루질을 하고 다시 올라가서 뭐 좀 거들려고 하는 찰나 현장 소장님이 스톱~!!!! 하고 명령을 내린다... 이제 집에 가 ! 네에... 그리고 현장소장님은 재차 내일 쉬라고 한다...ㅠ일하고 싶은데 나까지 필요 없다고 한다... 그 다음날 나오던지 하라고 한다. 괜히 죄송하다...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뭔가... 탐탁치 않은 모양이다. 옷을 갈아 입는데 나에게 친절하데 대해주던 젊은 반장님이 "노가다 힘들어서 못해~ 다른일 알아보는게 낫지 ~ "하면서 빗말을 남기고 떠나신다.."철거 말고 다른거 해요 다른거..."나 잘할 수 있는데..ㅠㅠ다른 사람도 아니고...나에게 호의적으로 대하던 젊은 반장님마저... ㅠㅠ 오늘은 완전 쭈구리 모드다... 기도 못폈다.다시 반장님들과 차를 타고 서울로 이동한다.오후 4시에 끝나서 출발했는데 거의 6시 되서 도착한거 같다. 차가 엄청 밀렸다. 그래도 차 타면서 서울 구경 실컷 했다. 계속 밖을 보면서, 차안에 있는 반장님들이 새삼 대단해보였다,이렇게 힘든 일을 꾸준하게 하시는거 보니... 와 진짜 대단한거 같다. 그동안 내가 어떻게 살았나... 너무 나약했구나 싶다.어디에선가 이렇게 열심히 사는 분들도 있는데.. 나는 진짜 고생을 덜하면서 살았구나 싶다. 이렇게 힘들게 일하면서도 힘들다는 군말도 없다.그저 이게 당연하다는 듯이 일하고, 밥먹고, 일하고, 차에 타면 잔다. 그리고 집에 간다. 다들 스트레스도 없나보다. 신기하다. 끝나고 인력사무소에 들려서 물 한모금 마시고 좀 쉬려고 앉아있는데아까 젊은 반장님이 웃으면서 친절하게 오늘 고생 많았다고 인사하고 떠나신다.응^^ 앞으로 너랑 일 안해 또 같이 일하지 말자 이런 뜻은 아니겠지 ㅠ오늘따라 부정적이다.늘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는데 오늘은 잘 안된다. 그래도 이렇게 잘 대해주시는 분이 있어서 세상 감사하다. 이렇게 힘든 일을 끝까지 해냈다는 게 내 스스로 대단하다! 손가락이 다 찢어졌다.손톱에 피멍이 들었다.... 샤워하려고 옷을 벗으니 상체에 죄다 못으로 긁힌 자국들이다...손가락이 너무 따가워서 샴푸도 제대로 못한거 같다..ㅠ나는 몸이 힘들다고 내일 쉬고 그런 사람 아니다!!난 그렇게 나약한 사람 아니다!나 그래도 전에 알바 4개씩 뛰던 놈이다! 내일도 나가서 일할꺼다. 손가락도 다치고 허리도 아프고 그렇지만 더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고생은 나를 더 레벨 업 하게 만들어준다! 경험치 쌓자 ! 레벨 업 하자! 오늘 하루도 고생했다!bgm : 윤하 (직장의신ost) - 안부
작성자 : 동대문짱구91고정닉
진지빨고 쓰는 레데리 시리즈159 - 프리퀄의 미학 편
안녕, 레붕이들. 이번 159번째 시간에는 프리퀄(Prequel)이 주는 서사적 매력에 대해 필자의 견해를 갈겨볼까 함.https://youtu.be/Z-3n1FOwTfwBGM: <용과 같이> '마지마 고로' 캐릭터송 - 행복하면 됐어(幸せならいいや)다들 잘 알다시피, <레드 데드 리뎀션>의 12년 전 과거 시간대를 다룬 <레드 데드 리뎀션2>가 프리퀄 서사의 정수를 보여준 교과서적인 사례로서, 수많은 플레이어들의 심금을 울렸는데, 필자 개인의 견해로는 '미래를 이미 알고 있는 내가, 과거의 이들을 그저 우두커니 바라볼 수밖에 없는, 무력하고 애석한 감정'이 바로 프리퀄이 주는 특별한 감정선의 핵심이라고 생각함.단순하게 '내가 모르던 캐릭터'의 이야기를 시간순으로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것과,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캐릭터'의 과거를 역행한다는 건 차이가 큰데, 즉 '캐릭터는 미래의 자신에게 닥쳐올 운명을 모르지만, 플레이어는 이미 알고 있다'는 정보의 비대칭에서 오는 복잡한 감정선이, 프리퀄 서사의 매력임. 이 캐릭터가 결국 어떻게 되는지 나는 아는데, 당사자는 그걸 전혀 모른 채 현재에 충실하고 있고, 여기서 내가 해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에서 오는 무력감, '그렇게 해 봤자 다 소용없는 뻘짓이고, 결국엔 그 꼴 날 거야...' 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캐릭터의 고군분투를 응원하게 되는 아이러니. 이 뒤숭숭한 감정을 영화계에선 <무간도2>, 애니메이션계에선 <식령: 제로>가 잘 보여줬지.이러한 프리퀄 서사가 잘 만들어지게 되면, 캐릭터의 지나가듯 보여주는 사소한 대사나 행동 하나하나에도 다 의미 부여가 되고, 상징으로 읽힘. 모든 장면들이 새로이 보이고, 그땐 몰랐던 의미를 발견하며, 그로 인해 캐릭터에 대한 이해와 해석의 범위가 더욱 넓어지고, 또 시간적 구조가 중첩되면서 서사의 밀도도 한층 더 깊어지게 됨.그리고 <레드 데드 리뎀션2>는 이걸 '게임 플레이'로 정교하게 구현했다는 점에서 대단함. 상기한 <무간도2>나 <식령: 제로>는 영상매체(영화 & 애니메이션)로서 감상자와 주인공이 서로 분리된 반면, <레드 데드 리뎀션2>는 게임이라서, 플레이어는 자연히 '관찰자', 즉 본작의 공간과 분리된 외부의 존재, 제3자가 아니라, 작품 속 주인공 그 자체, 이른바 비극을 직접 겪는 '당사자'가 되는 구조임.(주인공 = 플레이어의 분신) 그래서 서사의 몰입감과 그 감정선의 여운이 그만큼 더 깊을 수밖에 없음.잘 만든 프리퀄, 특히 예정된 운명,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 회복 불가능한 시간 같은 키워드들을 동반하는 '비극이 예정된' 프리퀄은 비록 스토리의 순차성은 깨더라도, 대신 감정선의 깊이와 서사의 입체감을 증폭시킴. 따라서 프리퀄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곧 서사를 '순서'가 아닌, '구조'로 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볼 수도 있겠음.그리고 이러한 '이미 결말을 알고 있는 전지적 시점'에서, 기존의 캐릭터가 '어떤 인간이었는지'를 시간을 역행하며 알아가는 건 언제 봐도 참 흥미로움. 특히 그 캐릭터가 극악무도한 또라이 악역일수록, 또 그 극악무도한 또라이 악역이 원래 멀쩡하던 사람일수록 더 그러한데, 가령 <레드 데드 리뎀션> 시리즈의 '더치 반 더 린드', <용과 같이> 시리즈의 '마지마 고로'가 그 대표적인 예시가 되겠음.그중 '마지마 고로'의 경우는 '광견'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원래 시리즈 전통적으로 또라이 + 개그 캐릭터였는데, 플레이어들이 그의 과거 시절 일대기를 다룬 <용과 같이: 제로>에서 한 여자에게 진심이었던, 인간적이고 진중한 순정파 고로를 접하게 되면서, 캐릭터에 대한 기존의 평가가 뒤집히고, 훨씬 더 풍부한 재해석이 가능해짐. 기존에 경박스런 건달 캐릭터로 소비되고 받아들여지던 인물이, 프리퀄 이후엔 '상처를 숨긴 야수'처럼 비춰지게 되고, 때문에 그의 광기어린 언동도 마치 연기로 느껴지기까지 함. 이러한 인식의 반전은 곧 플레이어들의 동정심을 유발하며, 결과적으로 마냥 미워할 수는 없는 '호감 악역'이 됨.즉 이 캐릭터가 '왜' 이렇게 됐는지를 아는 순간, 현재의 모습이 달리 보임. 이렇듯 과거를 통해 현재를, 또 현재를 통해 과거를 재해석하게 만드는 구조, 이게 바로 프리퀄이 줄 수 있는 서사의 깊이감이라 생각함. 그가 <용과 같이> 시리즈의 역대 주인공들 중 최고의 인기를 누리게 된 것도 이와 결코 무관하지 않음.다시 돌아와서, <레드 데드 리뎀션>의 프리퀄인 <레드 데드 리뎀션2> 에필로그에서 1편의 주인공 '존 마스턴'이 미래의 자신, 즉 정해진 비극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 세세히 묘사되는데, 플레이어는 매 순간 존이 결국엔 비참하게 죽게 될 걸 이미 알고 있어서 마음이 미어짐. 그 비극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을 바라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플레이하게 되니 더더욱.그런 미래를 아는 우리니까, 존이 에필로그 엔딩 크래딧 영상에서 최종 결전의 생환 이후에 아내인 아비게일과 정식으로 결혼식도 올리고, 춤도 추고,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 모습이, 더욱 짠하게 다가오는 거겠지. 왜냐? 우리는 그가 불과 4년 뒤에 정부에게 배신당해 비참하게 죽는다는 걸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임.즉 분명 행복하고 뭉클한 장면인데, 보는 우리는 웃지를 못함. 우리는 프리퀄인 2편 본편을 통해 존의 젊은 시절을 지켜봤고, 시퀄인 1편에서 그가 가정을 지키기 위해 무슨 선택들을 하고, 어떤 결말을 맞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중간 지점인 2편 에필로그 시점의 평화는 겨우 얻은 것임과 동시에, '곧 사라질 신기루'에 지나지 않는다는 얄궂은 사실이 플레이어들의 가슴을 짓눌러버림.다들 잘 알다시피, 존은 아서의 희생으로 삶을 선물받은 캐릭터로, 그래서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존의 모습은 곧 아서의 유지를 지키려는 '생존자의 맹세'가 됨.일각에선 2편 에필로그 시점에서 무법자 생활을 청산하고, 평범한 목장 잡부로 건실하게 일하면서 사회에 녹아들려 부던히 노력하는 존의 모습이, "아니, 전국구 총잡이가 왜 남의 목장에서 소똥이나 푸는 똥잡이가 된 거?" 하면서 실망감에 게임에서 이탈하기도 하지만, 1편의 서사를 아는 플레이어들에겐 그게 죽기 전 잠깐 누리는 고요이자 최후의 안식으로 다가오기에, 그 지루하고 늘어지는 구간마저도 각별히 느껴짐. 이 시리디 시린 감정선이야말로 프리퀄 서사의 가장 궁극적인 성취라 생각함.이번 시간에 내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임. 그냥 '이야기의 앞'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기존에 알고 있던 이야기의 감정선, 의미, 캐릭터 해석까지 전부 재정의하는 고급, 심화 작법인 프리퀄이 주는 매력은 알면 알수록 참 심오한 것 같네. 나는 팬심을 떠나서, <레드 데드 리뎀션2>가 창작물 사상 최고의 프리퀄 중 하나라고 보는데, 다들 어떻게 생각하려나 모르겠다. 아무튼 다들 늦은 시간에 똥글 읽는다고 수고했고, 다음 시간에 또 재밌는 주제로 찾아오도록 할게. 또 보자 게이들아!
작성자 : badassbilly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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