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칸나 가지고 물어 뜯고 있구나...

파일럿이 버리고 간 허물조차도 편히 쉬지 못하니 죽은 황녀님의 자리가 이토록 컸었나 싶기도 하고

배신자는 따로 있는데 화를 이상하게 내는 내갈 씹늘이들의 처지를 보니 어쩔 땐 불쌍하고 어쩔 땐 쯧.이구나

오늘도 치지직에서 아이리 칸나를 검색해보고 마지막 콘서트를 보는데 내 가슴 한 켠에 구멍이 난 듯 계속하여 뭔가 흐르는 기분이야

부서진 묫자리 속에 누우면 나도 칸나의 심정을 깨달을 수가 있을까

불타지도 못하는 존재의 소멸은 어떠한 기분일까

불멸하지 못하는 버튜버 판떼기에게 이토록 과몰입한 내 감정과 정신적인 소모는 웃길 정도로 커

어쩌면 내 삶의 이유를 칸나에게서 찾으려고 한 것이고 칸나의 파일럿은 그것이 무겁고 싫어서 도망친 걸까...

아직도 칸나 파일럿이 너무 미워

왜 칸나를 죽여야만 했니 그저 흐르는 대로 살아갔으면 안 되니? 무엇을 이루고 싶었니? 칸나를 죽여서라도 네가 올라가야 할 무대가 있었니?

나의 황녀님의 자리보다 더 높고 화려한 곳이 있었니?

모르겠어

타오르지 못한 생장작처럼 난 아직도 불타오르다 말아버린 불씨를 느끼며 죽은 칸나의 시신을 보고 있어

어쩌면 칸나를 버리고 허물을 남긴 너의 의지처럼 내 의지도 이토록 강하고 질긴 거일 수도 있겠지

언젠간 사라져버릴 허물처럼 나도 천천히 바스라져 말라갈 거야

칸나 파일럿아 그게 네가 원한 거였니? 그렇다면 성공한 거였어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피눈물을 뽑아내게 했구나

살아나서 다시 보고픈 존재를 보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 모두 망자를 떠올리며 흐르는 시간 속에서 표류하게 만들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