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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일기장 다시읽기] 4.16~4.30 이등병의 끝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7.17 08:4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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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아침 9:30 경 FTX가 터졌다. 개빡돈다. 점심에는 처음으로 전투식량을 먹어봤다. 잡채밥이었다. 미지근한 물에 해서 딱딱한 쌀이 씹혔다. 대충 1시쯤 카고 타고 대대전술하는 숙영장소로 출발했다. 텐트치는 법을 살짝 까먹어서 당황했는데 어찌저찌 잘 치고 다른 사람들 텐트도 도와줬다.


4.17

일어났는데 개좆같이 추웠다. 아침도 개맛없었다. 소대독단 훈련을 나갔다. 나는 아스팔트와 철도에서 지뢰탐지기를 돌리는 훈련을 했다.. 평가관이 와서 나한테 질문을 했는데 어버버댔다. 나 땜에 소대 평가가 떨어질 까 두려웠다. 저녁에는 호를 팠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삽질을 하게 되었다. 부대원들이 나보고 인간 굴삭기라고 그래서 기분이 좋았다 ㅎㅎ...


4.18

진짜 장간의 날이었다. 제대로 장간 훈련에 투입되어서 장간조로 훈련했다. 장간은 뒤지게 무거웠고 각종 설치물들도 무거웠지만 열심히 하니까 칭찬을 많이 받았다. 군대는 진짜 별걸로 칭찬하고 별걸로 욕하는 것 같다...


4.19

드디어 대대전술 끝의 날이었다. 새벽 5시에 깼는데 몸이 진짜 안 움직였다. 죽기 직전이었다. 일어나자마자 텐트를 헐고, 숙영지를 정리했다. 그 후부터는 잡일을 존나게 했다. 호를 메꾸면서 죽기전까지 삽질도 해보고, 분리수거도 하고.. 중간에는 끈을 끊는 용도로 내가 챙겨온 발톱깎이를 꺼냈더니 준비성이 좋다고 칭찬을 해줬다. 끝나고 돌아올때 새로운 1소대 후임인 김준O랑 얘기를 했다. 대충 보기로는 붙임성은 좋은데 예의가 좀 없는 듯 하다.. 부대 복귀하고부터는 일의 연속이었다.. 총 5개의 군장을 메고 올라오고, 청소하러 불려나갔다가 급수장 물자 정리하고.. 밥도 다 못먹었고 5시 10분까지 잔류로 불려나가서 계속 일했다.. 저녁에 청소 끝나고 행정반에서 보안 관련 사항이 있는 것들을 세절기에 넣어 세절하는데, 중간에 한 선임이 코팅지를 넣으면 세절기가 고장난다고 해서 코팅지를 세절기에 넣지 않았었다. 근데 김동O 병장님이 코팅지 하나를 넣길래 뭐지 해도 되는건가 싶어서 나도 코팅지를 가위로 자르기 싫어서 그냥 넣었는데, 그걸 본 김동O 병장님이 갑자기 화를 존나게 내는 것이었다. 하루종일 일하고 또 일하는데 억울하게 욕먹으니까 존나 화나서 봇버틸 뻔했다. 그리고 김동O 병장은 갑자기 조준O 상병님과 문성O 병장님(1소대 분대장들)을 불러서 날 욕했다. 존나 죄송했다... 이 일로 뉴스시청때 또 욕먹을까 두려웠는데, 의외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김동O 병장이 싫어서였을까 ? 정말 좆같은 하루였다...


4.20

장간 해체의 날이었다. 8시 반에 출발해 10시 반쯤부터 해체를 시작했다. 장간을 설치할 때보다 반쯤 줄은 인원수로 해체를 진행했는데, 당연히 업무의 양이 두배가 되니까 두배로 힘들었다.. 2시쯤까지 일하다가 점심을 먹었다. 풀숲에 식판을 놔두고 젓가락을 선임들한테 나눠주다가 국에 벌레가 3마리정도 들어갔다 ㅡㅡ.. 뭐 이런거 있다고 밥맛이 떨어지거나 그런 스타일은 아니라서 밥은 잘만 먹었다. 오히려 젓가락 나눠줬다고 칭찬받아서 기분이 좋았다 ㅎㅎ.. 뒤질것같이 힘든 장간 해체가 끝나고 7시 40분경에 PX를 가서 진짜 오지게 많이 쳐먹었다. 내일은 외박이다. 넘 기대돼~~


4.21

외박 시작이었다. 지석O 일병님이 빌려주신 출타가방을 들고 8시쯤 아빠를 만났다. 만나자마자 집으로 바로 갔다. 군대 갔을 시점에 집을 이사했는데 새 집은 정말 좋았다. 집에서 잠깐 농땡이까다가 친구 한명이랑 롤을 ㅈㄴ게 했다. 숙소는 올때 봐둔 OO모텔이라고 뻥을 쳤다 ㅎㅎ 당직 부사관한테 더럽게도 현재 위치 파악용으로 전화가 많이 왔었는데 봐둔 모텔 주변 pc방과 cgv로 거짓말치고 신나게 놀았다.


4.22

친구랑 새벽까지 롤을 계속했다. 새벽 3시에 집에 들어올때 친구보고 자고 가랬는데 큰 실수였던 것 같다. 오랜만에 개편하게 딸치고 싶었는데 눈치없는 새기가 4시 반이 될 때까지 잠을 안자는거다 ㅅㅂ련. 잘때까지 기다렸다가 알프스와 위험한 숲으로 진하게 한발 뽑았다. ㄹㅇ 개 ㅆㅅㅌㅊ였다... 그러다가 11시까지 잤다. 일어나선 집밥을 머겄다. 오랜만에 먹는 집밥은 짬밥이랑 차원이 틀리더라.. 그러다가 또 피방가서 3시 반까지 롤을 하다가 집으로 다시 돌아가서 복귀 준비를 했다. 복귀하고 나니까 현타가 많이 오더라.... 좋은 하루였다....


4.23

상당히 빠져있는 하루였다. 아침 소통 공감시간엔 졸고, 파견 지통실로 오라했는데 늦게가서 혼나고, 싸지방에 있다가 근무자신고 집합시간에 살짝 늦어서 혼나고, 군장 절리 안했다고 혼나고.. 짜잘하게 혼나긴 했지만 너무 많이 혼났다. 외박 때문인가 지쳐서인가.. 열정이 많이 식어감을 느낀다.. 이걸 533일 더 해야된다고 생각하니 힘들다...


4.24

매우 졸린 하루였다. 아침에는 의무파견 교육으로 뭘 했는데 졸아서 기억도 안난다. 점심도 의무파견교육. 더럽게 지루한 교육이 끝나고, 저녁을 먹고 나서 김영O이랑 최경O, 그리고 황순O 일병님과 PX를 갔다. 이때 PX에서 사와 스낵바에서 먹다 남은 뽀또를 김영O이 가져가서 생활관에 놨는데, 이는 큰 사고의 원인이 된다. 약 10시 20분에 우리 생활관을 지켜보던 당직 사관님이 취식물을 발견해서 불을 키고, 나, 김영O, 최경O, 정민O가 불려갔다. 나는 당시 물병에 아이스티를 담아 들고 있었고, 당직사관님은 아직까지 자고 있지 않는 나한테 이것도 취식물이랑 뭐가 다르냐고 하며 같이 불려나오게 되었다. ( 당시 생활관 룰은 취식물 금지 / 단 물병에 든 물(섞어먹는 커피, 아이스티, 포카리스웨트) 정도는 허용 이었다. ) 취식물(뽀또)을 먹고 있었던 정민O와 취식물의 주인이었던 김영O이 대부분의 죄를 떠맡게 되었다. 당직 사관님한테 크게 혼나고 난 뒤, 많은 선임분들이 우리 동기 생활관에 몰려들었다. 안 그래도 오늘 아침 행보관님께서 생활관 취식 때문에 외출 외박을 다 자르겠다고 했었던 타이밍과 겹쳐, 선임들은 단단히 화가 났고 박제O 상병님도 나한테 한소리를 하셨다.. 이등병 생활관에서 취식물이 걸렸으니 11시 경 취침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복도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천지였다... 내일이 두려워진다...


4.25

예상 외로 무난한 하루였다. 아침에는 여러 사람들이 뭔 일이냐고 물었다. 난 그나마 그 시간에 깨어있는 것만이 잘못이어서 그런지 많이는 혼나지 않았다. 문제는 중대장님의 교육부터였다. 생활관 취식과 지연 기상 건으로 중대장님이 많이 화내셨다. 그 여파로 김형O 병장님이 상당히 빡쳐서 왜 잘하고 있는 나도 같이 피해봐야 하냐고 한 소리를 들었다. 나는 그 후에 모상O 일병님한테 생활관 취식이 말이냐고 동기 관리좀 하라는 소리를 들었다....


4.26

새벽에는 머리가 아파서 깼다. 뒷골에 두통이 장난 아니었다. 오늘은 대대 창설기념일 행사가 있어서 점심에 삼겹살을 구워 먹었다. 분대끼리 구워 먹었다. 당연히 막내가 구워야 하는데 난 고기를 한번도 구워 본적이 없어서 막 나서서 굽겠다고 자신있게 말을 못했는데, 심재O 상병님이 고기는 내가 굽는다며 고기를 구우셨다. 저녁에는 마지막 1,2월 동기인 송한O가 왔다. 고려대라고 한다 ㄷㄷ.. 중대 학벌 1등을 뺏겨버렸다... ( 알고보니 세종캠퍼스였다 ㅋㅅㅋ )


4.27

많은 일들이 있고, 군생활 나름의 터닝 포인트였던 날이었다. 아침에는 씹FM으로 아침점호를 연병장에서 했다. 그리고 분리수거를 ㅈㄴ했다. 9시 반부터는 뉴스시청하래서 소대별로 뉴스시청을 하다가, 잔류인원을 불러서 또 분리수거를 했다. 점심 먹고 군장차를 가서 로카티를 샀다. 이거 개편하고 은근 멋있어서 좋은것 같다 ㅋㅋ. 점심먹고 또 분리수거를 했다.. 개 화났다. 분리수거가 끝나고 김상O 일병님 주도 하에 일과시간임에도 PX를 갔다. 너무 좋았다. 분리수거 끝나고 시범식 교육을 위해 다목적홀에 모였는데 교육이 끝나고 나서 이때 사건이 시작됐다. 소망(우리 동기 생활관)-단결 생활관에서 또 지적사항이 있었다는 것. 배경O, 김영O이었다. 배경O은 침상정리, 김영O은 어제 준 커피 관련 쓰레기를 관물대에 방치했다는 것이다. 소통공감 시간이 끝나고, 거의 바로 저녁식사 집합을 했는데, 이때부터 분위기가 씹창난게 느껴졌다. 외출 외박이 다 짤렸다는 것이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털림이 시작됐다. 최재O 상병님이 잔뜩 화가 나서 우리 생활관에서 열변을 토했고, 추가적으로 이어진 관물대 검사에서 정민O 관물대에서 과자봉지가 나왔다. 상황이 심각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 중대장님이 갑자기 모두를 모아서 이 건에 대해 얘기했고, 운전병이라 수송부에서 갔다 와서 이제 막 상황을 파악하게 된 정민O는 걍 죽을때까지 털렸다. 나는 근무자 신고를 갔다와서 잠간 생활관에 들렀는데, 김동O 병장이 갑자기 군생활 잘한다고 나를 칭찬했다. 털리고 있는 동기들 때문에 반사이익을 보게 되니까 뭔가 기분이 상당히 오묘했다.. 개털려서 생활관 바깥에 있었는데 지석O 일병이 나를 보더니 따로 얘기하자 그래서 대화를 했다. 뭐 대충 나도 문제아들 사이에서 군생활 열심히 했었는데 너도 나랑 비슷한 것 같으니까 열심히 해라 이런 내용이었다... 밤에는 여러 생각들로 잠이 잘 오지 않아서 초번초였던 모상O 일병님이 그럼 기다렸다가 11시 반에 라면이나 먹을까라고 묻길래 그러겠다고 하고 같이 라면을 먹었다. 모상O 일병님은 내일부터 6일부터 병가를 나간다고 한다. 이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적이라고 하더라.... 공짜 휴가 6일 부럽다...


4.28

아침에는 최경O 면회인솔을 다녀왔다. 외박 부럽다 ㅠㅠ 점심엔 싸지방 가려했는데 걍 졸려서 내내 잤다. 저녁에는 최진O이랑 PX에 가서 냉동을 먹었다. 아무것도 한 게 없는 하루였다...


4.29

아침 식사시간에 참새가 식당에 들어와서 창문에 막 부딪혔다. 점심에는 잠만 잤다. 저녁에는 권현O랑 스낵바를 가서 라면을 먹었다. 아무것도 한거 없는 하루였다..


4.30

으라차차 와이키키(드라마)는 재밌다. 아침엔 TV만 봤당. 점심엔 싸지방 가서 디씨하고 마루마루에서 만화를 봤다. 씹덕질은 재밌다. 싸지방 끈나고 동기들이랑 같이 PX가서 배터지도록 쳐먹고 당직 부사관 하던 박제O 상병님 것도 챙겨드렸다 ㅎㅎ. 5시 경에 팔굽혀펴기를 해봣는데 팔굽혀펴기만 하면 갑자기 심각하게 오는 두통에 외진을 한번 잡아봤다. 내일 바로 외진 간다. 그리고 내일은 일병 !!









4월 20일까지 진행되었던 대대전술훈련,

4월 24일과 27일에 진행된 동기 생활관 취식물로 털린 사건이 포인트였던 일기였네요

군생활에 어느정도 적응하고 나니 너무 풀려버려서 취식물로 겁나게 털려도 보기도 했던

그렇게 그립진 않지만 나름 생각해보면 재미있었던 이등병의 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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