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경헌호 LG 불펜코치님이 ‘이 그립 한 번 잡아볼래’라고 권유했다. 그래서 따라한 게 지금 던지는 방법이다. 알고 보니 그게 리베라의 커터 그립이더라. 경 코치님이 ‘이 그립으로 포심패스트볼 던지듯 던져’라고 조언해주셔서 그때부터 시작된 거다.

류제국이 설명한 커터 그립은 실제 마리아노 리베라의 커터 그립과 거의 유사했다. 일단 검지와 중지를 공의 솔기(실밥) 4개에 걸친다. 공의 윗면을 잡는 검지와 중지 사이 아래쪽에 엄지가 위치한다. 포심패스트볼 그립과 비슷하다.

다만 리베라의 커터 그립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리베라는 포심패스트볼 그립에서 오른쪽으로 공을 비틀어 잡는 방식이다. 공의 아래쪽을 잡는 엄지 위치가 정 가운데다. 류제국의 엄지 위치는 그보단 더 검지 쪽에 가깝다. 손이 틀어진 기울기가 리베라만큼 크지 않다. 리베라가 손가락 악력을 이용해서 변화를 만들어낸다면 류제국은 감각으로 던지는 차이가 있다.

그럼 ‘리베라 그립’이 아닌 ‘경헌호 그립’이 아닌가.

그런가? 미국에서 야구를 한 나도 리베라 커터 그립을 못 봤는데(웃음). 그런데 헨리 소사도 경 코치님께 배워 같은 커터를 던진다. 우리 팀에 (차) 우찬이나 (봉) 중근이 형도 배워 보려고 하는데 쉽진 않은 것 같더라. 나와 소사는 팔의 각도가 이 커터가 잘 맞는 것 같다.

류제국 소사한테 커터 장착해 준게 경헌호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