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난 특정 구단을 좋아하진 않았지만
스포츠를 사랑하던 평범한 4년차 직장인이었음
그때의 회사가 마음에 안든건 아니었지만
내가 생각했던 회사생활과 거리가 멀었고
사람이 너무 피폐해진다는걸 느끼며
고민을 하다가 사람인에 내 이력서를 올려뒀음
그리고 어느날 서울히어로즈에서 나에게 연락이 옴

아무튼 현재 업무에 비해 방대한 업무를 하게 될텐데 괜찮겠냐
경력이 3년인데 여기선 신입으로 시작해야한다 후회하지 않겠냐
등등 질문을 서너개 하고
한마디로 신입사원 면접을 와달라는 거였음
솔직히 처음 나에게 손을 내밀어 준 곳이 스포츠 구단이라니 싶으면서 기분 째졌었음

ㅇㅋ하고 면접 시간을 조율하는데
해당일자엔 밤 늦게만 시간이 된다는거
10시에 면접보는건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는데
알고보니 플레이오프 3차전날이었음

9시 반쯤 갔는데 팬들이 노래부르면서 깃발 흔들고 축제 분위기더라

입구쪽 말고 문 지나서 지하? 같은곳으로 가니까
면접관 세분이 앉아계셨음

면접이 길진 않았음
신입사원 자격으로 들어오는거였지만
업무는 내가 하던것에서 조금 확대되는것 뿐
내 경력과 포트폴리오가 전부 말해주는것이니 뭐...

사실 질문은 거의 기억이 안나는데
연봉 얘기 전까진 거의 내정자 수준으로 대해줬음
유일하게 생생하게 기억나던건
내가 적은 희망연봉을 보고 면접관이 입을 못다물던 것
면접관 중 여자분이 경력직으로 입사하는게 아니시죠? 하고 세번이나 묻더라

중견기업을 다니고 있어서 세상물정을 몰랐나 싶었는데
사람인에서 본 해당업무파트의 평범한 연봉이었음

면접은 빨리 끝났고 합격은 안됐음

내가 봤을땐 한 2500을 적길 바랬나 싶기도 하고
이후에 궁금해서 키움 야구를 보다가 나도모르게 팬 비슷하게 되어버렸네

나에게 정신차리라고 물을 끼얹어준 키움히어로즈에 다시한번 감사드리며
내년 하반기에 근속 10년 포상으로 4주 휴가가 나옴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 보러 미국이나 갔다오려고 계획중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