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울미디어뉴스] 최민정 기자 = 지구상에 기후위기가 닥쳤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기후위기 이슈는 온실가스 감축 분야에서 적응 분야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으며, 그중에 주목을 받는 분야가 생물 다양성이다.
세계은행은 지구상에 생태계 붕괴 시나리오가 일어나면, 2030년 GDP가
2.3%(2조 7천억 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CPI에 따르면, 기후적응분야 자금은 2018년 350억 달러에서 2022년 760억 달러로 연평균 21%씩 증가했다.
생물다양성이란 지구상 생물종(Species)의 다양성,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Ecosystem)의 다양성, 생물이 지닌 유전자(Gene)의 다양성을 총체적으로 지칭하는 말이다.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지만, 해석하자면 한 생물에게 문제가 발생하면, 주변 생물까지 영향을 받고, 인간도 생물이기에 위기가 닥칠 수밖에 없으니, 코로나19를 이겨냈던 경험을 기억하며, 생물 종 다양성을 보호하고, 다 함께 잘살아보자고 제시하는 개념이라고 이해하면 쉬울 것 같다. 생물다양성 역시 ESG 주제다.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후금융은 생물다양성과 같은 자연자본으로 확대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생물다양성 아젠다가 국제사회에 등장한 지는 40년이 넘었지만, 최근 들어 각국 정부와 산업, 기업이 거래관계의 조건으로 생물다양성 대응을 요구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기업의 관심과 참여가 많아졌다는 것이 박 연구원의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흔히 생물다양성 주제를 언급하면, 겨울 철새 서식지와 사라져 가는 꿀벌 개체 수를 보호하기 위해 기업이 나서서 '사회공헌'과 같이 CSR 일환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왕왕 있는 것 같다"면서 "이번 칼리에서 열린 생물다양성 COP16은 COP15에 비해 중요한 합의점이 없었다며
생물다양성은 먼 얘기라고도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러나 시간을 거슬러 14년 전, COP10을 떠올려 보자. 총회 마지막 날 '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 공유'에 관한 나고야 의정서가 채택됐다"고 했다.
나고야 의정서는 생물 유전자원을 이용할 때 얻는 이익을 유전자원 제공 국가
와 이용한 국가가 공유하도록 하는 국제적 조약이다. EU와 같은 선진국은 생물 자원에 대한 권리를 경제적 가치와 연결하여 자산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생물 유전자원이 부족한 국가는 생물 자원 소유국에게 사용료를지불해야 하는 것이므로, 너무나 불리하다. CSR로 인식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EU EU는 그간 그린딜 정책을 펴오다 올해 EU 그린성장딜 정책을 발표했다. 이후, 자연복원과 생물다양성 정책을 위해 자연복원법을 제정하였다. 기후변화라는 현상은 원자재 가격 상승, 작황 부진과 함께 식량안보를 위협한다. 동시에 EU는 보호무역주의 일환으로 삼림벌채법과 같은 무역장벽을 만들고, 규제를 양산하고 있다.
김예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공적 기금을 확대한다면, 어떤 시장이 형성되고, 어떤 산업의 기회가 있을지를 고민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생물다양성이라는 주제 아래 탄소 제거, 자발적 탄소시장과 같이 산업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발적 탄소시장은 제26차 UN기후변화협약 COP26에서 국제 탄소시장 세부 이행지침이 채택되었던 때부터 기대를 모았으나, 신뢰성 상실을 이유로 그린워싱 비판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 탄소 흡수는 MRV 지침상 무결성 입증이 어렵고, 탄소 제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메이저오일사들이 탄소제거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배출권을 발행한 데대해 빅테크들은 AI발 전력 충당과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크레딧을 대거 구매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Occidental Petroleum과 6년에 걸쳐 50만 미터톤의 크레딧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아마존은 원포인트파이브(1PointFive)의 DAC 공장과 10년간 탄소 제거 크레딧 25만 미터톤을 구매하기로 했다. 자발적 탄소시장으로 자산화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지만, 시장은 형성되고 있다. 고품질의 탄소 크레딧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기후 적응 및 생물다양성 증진 측면에서 산업의 기회는 농업, 임업, 축산업, 폐기물, 수처리 업체로 연관 지을 수 있다. 농업, 축산, 산림에서의 온실가스 감축 제거 기술은 중요하지만, 에너지화 비율이 낮다. 폐기물 처리업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김 연구원의 분석이다.
과거 환경안전(ESG) 실사 경험을 떠올려보면, 의외로 폐기물 처리 업체와 수처리 업체의 환경영향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폐기물 매립장의 침출수는 보관 기간에 따라 수질 오염 상태가 심각하고, 빗물이나 폐기물에 의한 삼출 때문에 기본적으로 BOD, COD가 높아진다. 암모니아성 질소도 높기 때문에 난분해성 폐수가 많이 발생하는 업종 특징이 있다.폐기물 처리 업체는 순환경제, 생산자 책임 확대(EPR)규제 장벽이 많고, 허가권을 획득 하기 어렵기 때문에 진입장벽도 크다.
김 연구원은 "흔히 전환금융의 주 타깃으로 고위험 환경영향(반도체, 화학, 정유, 유틸리티 등)업종을 생각한다"면서 "전환금융의 공급은 고탄소 업종에 몰릴것이며, 그 속에 기회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어서 "비슷한 맥락으로 생물다양성 파괴 위험이 큰 업종에 생물다양성과 같은 자연자본의 기회가 있을 수 있다"면서 "그 업종 중에 폐기물, 수처리업체와 같은 환경 인프라 업체를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의견을 바탕으로 김 연구원이 주목한 분야는 자일럼(XYL US), 리퍼블릭 서비스(RSG US), 카셀라 웨이스트 시스템(CWST US)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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