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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석 칼럼] 동해안에서 석유가 제대로만 터져준다면...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6.21 15: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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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석 평론가

윤석열 대통령이 영일만 일대에 석유·가스가 최대 140억 배럴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공식 발표했던 게 벌써 보름 전이다. 이미 5000억 원 이상 들어갈 시추 계획까지 승인했으니 산유국 대한민국 열차는 이미 출발한 셈이다. 그럼에도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한국 정부로부터 석유·가스 매장 탐사를 의뢰받았던 미국 업체인 액트지오가 1인 기업의 소규모 업체라는 점을 그들은 괜한 시비를 건다. 동해안을 16년간 탐사했던 호주 최대 석유개발 기업이 작년 1월 "장래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철수했다는 점도 새삼스레 들춰낸다. 역시 문제는 야당이다.

민주당 대표 이재명은 당시 윤 대통령의 발표가 나오자마자 "십중팔구 실패할 사안"이라 단언했고, 조국혁신당 대표 조국은 "시대착오적 산유국 코미디"라고 콧웃음쳤다. 그러니까 사람은 분노한다. 누구의 명언대로 바로 그자들은 북한에서 석유가 나온다면 민족적 경사라고 박수칠 인간들이 아닐까?

그런 식의 해괴한 논리라면 한국이 설사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라는 북해 유전 같은 자원을 갖고 있다고 소모적 정치적 논란에 밀려 시추를 해보지도 말아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실제로 지금 민주당은 내년 시추에 들어가는 예산을 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설익은 정쟁의 연속에 국민은 지금 매우 피곤하다.

이런 가운데 마침 중앙일보가 21일 오피니언 페이지에 눈에 띄는 기사를 내놨다. 에너지 전문가 최종근(에너지자원공학과)·조용채(에너지시스템공학부) 두 서울대 교수와의 대담을 실은 것이다. 명쾌해도 너무 명쾌하다. 그들의 판단에 따르면, 정부가 발표한 석유와 가스 매장 추정량이란 "최근 50년 내 발견된 적 없는 규모…시추 안 할 이유 없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놀랍게도 그들은 "상상 초월의 수준"이란 표현까지 썼다. 매장 추정량 최대 140억 배럴을 두고 한 말이 아니다. 최소한으로 잡은 매장 추정량 35억 배럴만을 기준으로 봐도 그렇다는 얘기다. 그게 전부가 아니다. "액트지오의 고문인 비토르 아우레브는 어떤 인물인가?"란 기자의 질문에는 두 교수는 이런 답을 내놨다.

"석유 메이저 엑손모빌에서 그룹장을 지냈고, 미국 해양 지질학회 학회장도 역임했다. 논문도 많이 써 기업뿐 아니라 학계에도 충분히 기여해 온 분이다. 업계 내의 표현을 빌리자면 '해양 지질학 분야의 전설 같은 인물'이다. 그 누구도 그를 비전문가라 얘기할 수 없다."

지난해 1월 철수한 호주 석유개발회사는 이 지역의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했다지만, 그것도 판단하기 나름이다. 즉 그들은 한국 정부가 이번에 발표된 지역과는 다른 곳을 파고고 얘기했던 거다. 이미 10여년 전 8광구 두 군데에서 실패한 전례도 있어 소극적인 해석을 내렸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두 전문가의 얘기다.


ⓒ연합뉴스


그렇다면 얘기는 끝난 것이다. 이번 시추는 해볼만한 게임이고, 현재 대한민국에 닥친 어려운 상황을 뚫고 나갈 수 있는 카드로 훌륭하다. 쉽게 말하자. 20%의 성공 확률로 벌어들일 수 있는 석유와 가스의 금액이 무려 1000조 원을 넘긴다면 이번에 대통령이 재가한 5000억원은 충분히 투자해볼 가치가 있다.

터놓고 말하자. 이재명이가 해먹었다는 대장동 범죄수익금의 추정 규모가 얼마나 되느냐? 무려 4000억 원 이상이 된다. 그걸 환수 받아서 구멍을 뚫으면 4개 이상을 추가로 뚫을 수도 있다. 그리고 민주당이 입만 열면 말하는 1인당 25만원을 주는 이른바 민생회복지원금은 총 13조이나 든다. 그 돈을 국민에게 나눠주면 그야말로 용돈밖에 되지 않는다. 여행 한 번, 밥자리 한 두 번으로 허공에 날린다.

반면 국힘당 박대출 의원의 말대로 그 돈을 석유시추에 쓰면 무려 시추를 130번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세계 최고 유전 중 하나인 북해 유전은 시추 35회 연속 실패한 뒤에 마지막 한 번이 성공한 것이다. 대한민국은 그 이상 시추해볼 각오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우리가 지금 '석유 로또'를 원하는 게 아니다. 지금 좌파들은 신바람이 나서 근엄한 척 '자원의 저주'를 말하기도 한다. 자원이 풍부할수록 경제성장은 둔화되는 역설을 떠들어대고, 그래서 남미 최빈국 가이아나의 현실을 예로 들며 마구 흥분한다. 모두 터무니없다.

'바이킹의 후예' 노르웨이는 20세기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북유럽의 평범한 어업·해운 국가였다. 하지만 1970년대 초 북해에서 유전이 터지면서 단번에 세계 10대 석유 수출국의 반열에 올랐다. 현재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0만 달러를 넘어서 서유럽 국가 중에서도 최선두권이다. 노르웨이가 산유국이 되기까지는 10년 가까이 북해 대륙붕 탐사를 진행한 기다림이 있었다는 걸 잊지 말자. 무엇보다 우리는 자격이 있다.

그 어려웠던 1970년대에 석유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지만, 중화학공업을 일궈낸 저력이 있는 나라다. 지금 제조업 강국 대한민국은 다 그 토대 위에 서있는데 이번에 석유가 터진다면, 또 한 번 국운을 개척할 수 있는 거대한 밑천이 된다. 너무도 자명한 얘기다. 동해에서 석유와 가스가 제대로 터지길 정상적인 국민은 모두가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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