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울미디어뉴스] 배진영 기자 = 대출 이자를 갚는 것도 버거운 '좀비기업'의 비중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금리와 저성장 기조의 영향으로 빚에 허덕이는 기업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3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외감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의 비중은 2022년 34.6%에서 40.1%로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최대치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것은 기업이 1년 동안 번 돈으로 대출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했다는 걸 의미한다.
이자보상비율을 구간별로 살펴보면, 100~300% 미만(18.4%→20.7%) 기업 비중도 확대됐다. 반면 300~500% 미만(8.1%→7.5%)과 500% 이상(38.9%→31.7%) 기업 비중은 축소됐다. 무차입기업은 2022년 10.4%에서 지난해 9.0%로 줄었다. 기업들이 고금리 기조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국내 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2021년 654.0%에서 2022년 443.7%, 지난해엔 219.5%로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성장성 지표도 부진했다. 국내 외감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2022년 16.9%에서 지난해 -2.0%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2020년 -3.2% 이후 세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수익성을 의미하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5.3%에서 3.8%로 악화했다. 1000원치를 팔아 손에 쥐는 돈이 38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도 5.1%에서 4.4%로 떨어졌다. 대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이 5.4%에서 3.6%로 크게 하락했고, 중소기업은 4.8%에서 4.4%로 둔화했다. 반면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중소기업이 4.0%에서 2.9%로 줄며, 대기업(5.4%→4.8%)보다 더 악화했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기업들의 안전성 지표가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차입금 의존도는 지난해 28.8%를 기록해 2022년 수준을 유지했다. 부채비율은 105.0%에서 102.5%로 소폭 하락했다. 제조업·비제조업과 대기업·중소기업의 부채비율이 모두 하락했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빚을 내는 기업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강영관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지난해에는 기준금리 인상에 대출 금리 오름세에 기업들의 금융 비용 부담이 높아졌다"며 "여기에 매출액 영업이익이 하락하면서 이자보상비율은 낮아졌고,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의 비중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자보상비율 500% 이상 기업 비중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 업황이 워낙 좋지 않은 탓에 그동안 수익성이 좋았던 기업들도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올해는 전반적으로 금리 부담이 완화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개선되며 성장성과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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