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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후조 칼럼] 지능혁명시대, 우리는 무엇을 가르치고 배울 것인가?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30 10: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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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떤 지식이 가장 가치있는가?


21세기, 인간지능을 능가하여 Deep Learning하는 AI를 장착한 로봇시대, 우리는 이런 환경에서 공교육을 통해 무엇을 가르치고 배울 것인가? 이 질문은 1860년 산업혁명과 신분제 붕괴 이후, 모든 사람이 자유민주사회의 일원이 된 보다 평등한 영국사회에서 '어떤 지식이 가장 가치있는 지식인가?'를 물은 Herbert Spencer의 질문을 잇는 것이다. 사회진화론자인 스펜서는 대중민주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이 온전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논증・실증된 과학적 지식에 바탕하여 다음 5가지가 가장 중요한 지식이라고 하였다.


홍후조 교수

첫째, 자기보존에 직결되는 건강에 관한 지식이다. 자신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데 직접적으로 쓰이는 과학적 지식으로, 체육, 보건과 건강, 영양 등이다. 둘째, 직업생활을 위한 과학적 지식, 즉, 전공 직업기술 지식이다. 이 지식은 개인과 가정의 생계유지와 관련되며 직업인이 되는데 필요한 실제적 지식을 말한다. 이 지식은 사람들의 경제력을 향상시켜 간접적으로 자기보존에 도움이 된다. 셋째, 가정생활을 영위하고 육아를 하는데 필요한 과학적 지식이다. 가정경제를 영위하고, 부부관계, 부모자녀관계, 의식주 생활 등 가정생활을 행복하게 만드는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말한다. 넷째, 공공생활에 민주시민(공민)으로서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사회정치적 지식으로, 국제관계학, 정치학 등을 말하며, 이 지식을 기반으로 하여 학생은 사회적으로 합의된 지점이 무엇인지를 인식할 수 있으며, 사회화를 통해 시민다운 행동을 배우고 제구실하게 된다. 다섯째, 삶의 여유와 여가를 즐기는데 필요한 문화 예술과 관련된 지식과 기술이다. 이는 일상적인 삶의 필요를 채우는 과학적 지식을 말한다. 이 5가지 지식은 정확히 과거 소수 귀족을 위한 지식의 우선순위를 뒤집은 것이었다. 이런 권고는 지난 160년 이상 근현대 학교교육에서 중심축이 되어 왔다.

학교는 '배우는 법, 살아가는 법, 일하는 법'을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다. 학교 공부는 '건강한 생활'(체육, 보건, 건강)과 '즐거운 생활'(미술, 음악 등 예술)을 바탕으로 한다. 아동이 사회적 존재로서 성장하면서 지켜야 할 공공의 규칙을 배우는 '바른 생활'을 통하여 바람직한 자세와 태도를 확립하도록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엉뚱하게도 '인성'교육을 강조한다. 그러나 학생이 문제를 일으켰을 때 부모에게 학생의 '인성을 어떻다.'고 말할 수 없듯이, 공교육 참여 교사들은 학생의 인성교육에 무력한 편이다. 인성은 부모, 친한 친구(베프), 상담전문가, 성직자, 자기성찰로만 자라거나 바뀔 수 있다. 바른 생활에서 인성을 너무 강조하면 교사는 감당하기 어렵고 무기력해진다. 그러므로 공익적 사회적 규칙에 기초한 사회성교육이 바른 생활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바른 생활이 잡히면 '슬기로운 생활'로 넓혀나간다. 슬기는 인간과 사회생활에 쓰이는 슬기(국제관계 외교, 정치, 경제, 사회문화 도덕윤리, 역사, 지리 등), 그리고 자연과 사물을 대하는 슬기(수학,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환경과학, 기술공학과 AI 등)을 말한다.

2. 인간 일생의 3단계 발달과정

인간의 발달심리학을 대표하는 J. Piaget나 J. Bruner 등에 따르면 사람의 일생은 대체로 3단계의 발달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일찍이 영국의 과학철학자 A. N. Whitehead는 그것을 Romance 단계, Precision 단계, Generalization 단계라고 명하였다. 

이를 풀어보면 첫째, 영유아가 주변 환경을 직접적으로 접촉하면서 오감을 발달시키는 단계이다. 아이가 궁금해하는 이야기를 부모나 주변 사람들이 들려주어 낭만, 상상, 동화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것이다. 오늘날 일부의 부모는 자기 아이의 부적절한 행동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스마트폰, 패드 등을 사용하곤 한다. 스마트폰, 패드 등으로 인하여, 아이는 자신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정보(TMI)에 노출되어 '고장' 난다. '고장'난 영유아는 앞선 세대가 겪은 환경을 대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 영유아는 듣고 말하는 능력을 중심으로 학습하게 되며, 배움의 출발점일 수 있는 읽고 쓰는 방법을 학습하기 어려워하거나 익히지 못한다. 이는 '새로운 문맹세대'의 출현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성은 출생률 급감에 직면한 우리 사회가 이미 세상에 나온 아이마저 장애아 및 특수아로 만든다. 부모들은 자녀들의 간접경험, 가상현실 경험을 대폭 줄여 주어야 한다. 산에 오르고, 하늘과 별을 쳐다보며, 망망대해를 가슴에 안아 보아야 한다. 낭만을 빼앗긴 아이들에게 '낭만의 세대'를 만들어 주자.

둘째, 청소년 시기에 수학, 과학, 기술공학, 논리학 등을 통해 검증, 실증, 논증된 공부를 하여 정확성을 발달시키는 단계이다. 이 단계는 1+1=2와 F=ma를 배워 수학과 과학기술 문제를 해결하고, 문법에 맞게 글을 쓰고, 논리적으로 말하고 글쓰는 법을 배우는 시기이다. 포스터모더니즘에서 강조한 상대주의로 인하여 정답이나 최선의 답을 내는 공부를 너무 일찍 버리고, 마구잡이 비평, 비판, 비난으로 치닫는다. 마치 더 심한 비판이 더 대단해 보이는 줄 안다. 언어도 거칠어지고 있다. 예술과 인문사회학적 사고를 다른 모든 분야로 확장한 부작용이다. 때로는 GPT처럼 그럴싸한 답(hallucination)을 모두 정답으로 처리하는 버릇이 생겼다. 오늘날 학교는 '자유+민주+이성'을 키울 자리에 '민주+감수성'을 채워 넣어 이성 및 합리적 사고 능력이 저하되고 있으며, 이것이 심해지면 비행기나 인공위성을 띄울 수 없다.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의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대학까지의 교육은 정확성을 발달시키는데 부족하였다. 이 원인 중 하나는 학교 공부의 시간 비중이다. 우리나라의 시간 비중은 문과형 과목(언어, 사회 등) : 이과형 과목(수학, 과학, 기술공학) : 예체능 과목이 5 : 3 : 2 이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볼 때, 이과형 과목의 수업시간 비중이 전체 비중의 50%가 되는 것이 정상적이다. 그래야 문명대변혁에 적응하고 그것을 주도할 인재를 키울 여지가 생긴다. 학교 교육과정이 아직도 산업혁명을 거치지 않는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한 가지의 원인을 추측하자면, 우리나라 초등교사는 대부분 고등학교에서 문과형 공부를 중점적으로 하여, 수학•과학•기술공학과 관련된 지식의 습득이 부족한 편이다. 이것은 결국 어린 학생들을 대할 때, 자신이 아는 것만을 가르치는 교육으로 이어지며, 궁극적으로 학생은 문과식 사고에 길들여지게 된다.

문과형 공부는 인생을 살다 보면 알게 되는 것을 앞당겨 학문인 냥 꾸며서 가르치는 것이다. 지난 120년 동안 '지능'의 개념 정의가 어떻게 바뀌었는가를 보면 잘 드러난다. 누구는 지수로 측정했고, 누구는 120개의 구인이라고 하였으며, 또 다른 이는 입법-사법-행정 시스템에, 최근에는 재능에 가까운 것으로 다중지능이라고 언급하였다. 누가 옳고 누가 틀렸는가? 수학 과학 기술공학 분야에서는 이런 논란은 불필요하다. 조국사태가 질질 끄는  것과 황우석 논문표절 사태가 깔끔히 끝난 데서 문이과의 차이를 엿볼 수 있다. 어느 쪽이 사회를 발전시키는가?

문과형 공부는 우리나라의 많은 국민들이 객관적 사실보다 그에 따른 해석•의견•판단 주장을 존중한다는 것에 비롯되며, 이것은 국제 비교를 통하여 드러난다. 이러한 양상은 결국 차이와 차별의 경계점을 모호하게 만들게 되고, 사실보다는 흥미로운 가짜가 주류가 되는 시대, 감정에 호소하는 시대를 만들게 된다. 우리는 이러한 시대와 결별하고, 틀림없고 꼼꼼한 '정확성 세대'를 형성해야 한다. 

셋째는 원만한 성인이 보이는 넓은 교양과 종합적인 판단의 성숙을 보이는 단계이다. 날카로운 청년기를 넘어 원만한 성인기의 원숙함에 이르렀다. 손주의 실수나 차이에 관대한, 마음  좋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나라 성인들은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 공부를 그만두기 일쑤다. 선진국 중 성인 문해력이 꼴찌에 속한다. 2022년 성인의 경우 종합독서율은 43.0%, 종합독서량은 3.9권으로 '21년에 비해 각각 4.5%포인트, 0.6권 줄어들었다. 대신 SNS를 통해 보고 싶은 것, 듣고 싶은 것만 섭취하여 확증편향을 만들어 살아간다. 가짜임에도 사실이라고 생각하고 믿고 싶은 경향(truthiness)을 띤다. 편견과 선입견, 고정관념을 좀처럼 고치지 않으며, 지연, 혈연, 학연에서 묶인다. 1987년 이후 지역별 투표 결과가 이를 말해 준다. 조용한 다수는 묻혀가고 '시끄러운 깡통'들이 요란한 세태다. 거대화된 양당과 이념 편향성이 짙은 언론은 서로 각자의 이야기를 재생산하고, 대중은 이야기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 아닌, 혹은 가려진 진실을 포착하는 것이 아닌 나타난 그대로를 믿게 된다. 그로 인하여 우리나라 정치의 상황은 분열의 정치와 극단의 정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우리는 이성과 교양의 중요성과 성숙과 완숙의 아름다움에 주목해야 하며, 넉넉한 '지혜의 세대'로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3. 21세기, 무엇을 가르치고 배울 것인가?

우리는 컴퓨터가 빅데이터를 처리하여 '정보'를 만들고, 더 나아가 그것들이 스스로 '지식'을 만들어 내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면 우리 인간은 어떤 능력을 기를 것인가? 필자는 미래역량으로 12C를 든다. 개념적 지식(conceptual knowledge),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컴퓨팅 사고(computational thinking), 융합역량(convergence), 의사소통(communication), 협력(collaboration), 용기(Courage), 도전(Challenge), 인격(character), 자신감(confidence), 신용(credit), 창의성(creativity)이다. 더 간추려 표현하면 AI, 로봇 등과 함께 살아가는 지능정보력(digiteracy), 급변 사회에의 창의적 적응능력(adaptability), 세계화시대 세계시민형성(globality)이 필요하다. 우리 교육은 이러한 핵심적인 미래역량을 지닌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융복합적 사고, 데이터(자료) 분석 및 활용, SW 이해와 활용, 창의적 문제해결력, 글로벌 마인드 역량 등이 강조된다.

인간은 AI와 달리 실수, 거짓말, 나쁜 일 꾸미기, 숨긴 의도 파악하기, 특이한 개성, 미세한 감각(향수, 병아리 감별, 맛 등), 통찰력 등을 갖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지식보다 상상력이 더 중요하며, '우주와 인간의 어리석음은 무한하다.'고 했다. 이에 동의한다면 우리는 핵무기, 자연 파괴 등 인류의 파멸을 가져오는 어리석음을 최대한 피해야 할 것이다. 무엇으로? 어릴 때 교육으로! 인간의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기계가 지식을 창출하는 시대가 도래한다면, 우리 인간은 현명한 판단과 지혜를 키워야 한다. 혹자는 생각하는 능력이 필요가 없으며, 공부나 일도 더 이상 인간의 삶에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한다. 필자는 결단코 아니라고 생각하고, 아직도 가르치고 배울 것이 많다고 말한다. 기계가 스마트해진다면 인간은 더 스마트해져야 한다.

그렇다면, 다시 처음의 질문인 '우리는 AI(지능)혁명시대에 공교육을 통해 무엇을 가르치고 배울 것인가?'로 돌아가 보자. 분명한 것은 AI deep learning 때문에 이전보다 지식을 익히는 것의 비중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인간 이성, 인지의 발달을 소홀히 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성과 인지 교육을 등한시하고, 오히려 감수성 교육을 중시하자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공교육에서 '자유+민주+이성'은 성숙한 국민을 길러내지만, '민주+감수성'을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자행하면 판도라 상자를 여는 행위로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급기야 자멸로 이끈다.

필자는 우리 국가사회의 정체성 확립, 정통성 견지, 지속발전을 이끄는 다음 세대를 키우기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려 한다. 필자의 전공인 '한정된 시간 안에 가장 가치있는 학습경험을 찾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는 것이다. 즉, 배울 만한 것들을 선별하고, 선정하는 것이다. 그 결과로 '영성의 수련, 국가사회적으로 지향할 이념과 가치 엄선, 메타(핵심) 인지・감성・스킬의 학습(새로운 상식과 교양으로서 핵심 가치, 개념, 기능, 역량의 학습), 선한 의지의 형성, 문무겸비의 강건한 신체 발달' 등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국가사회의 온 국민이 추구할 만한 이념과 가치의 설정이다. 이는 국민들이 글로벌 관점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건국헌법, 국민교육헌장, 1987년 헌법 등이 문재인정부의 4,025개의 법률과 8만여 개의 조례 제・개정으로 형해화되고 있다. 이는 학생인권조례가 교실 수업분위기를 망치고 교권을 추락시킨 것에서도 드러났다. 교육은 학습자의 자유를 일부 유예한 데서 시작된다. 학습자의 발달단계에 따라 유치원에서 대학으로 갈수록 유예된 자유를 점차 확대하는 것이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 국가사회의 정체성, 정통성, 발전지속성을 확보하는 이념과 가치를 정립해야 한다. 우리나라 헌법의 역사성과 정합성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높은 수준을 가지며,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적절하게 나타내고 있다. 이 헌법을 기준으로 국제외교안보, 정치, 경제, 과학기술, 산업, 사회문화, 윤리도덕 등에서 추구할만한 이념과 지향점을 만들어서 국민들이 공유하고 애써 실천해야 한다. 가령 세계화임에도 잘못된 개인 이기심으로 각자도생을 부추기는 속에서 국제외교안보라면 우리의 지정학적 실정을 바로 알고,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의 원리(패권국과 강대국에 의한 개별 국가의 주권 발휘 제약 현실, 원교근공과 인근국에 의한 침략과 국가 소멸, 세계사에 비춘 국사의 재조명, 지구촌과 인류의 문제와 과제 이해, 북핵미사일 위협과 한미상호방위조약과 양안사태 등)를 제대로 숙자하는 것이다. 만약 지향하는 국가사회상을 서로 공유하고 있지 못하다면, 충분한 사회적 숙의를 통하여 합의된 공통점을 찾아나가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본질에 맞는 것이며, 이러한 것 역시 우리나라가 추구해야 할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이다. 

둘째, 영성(spirituality)의 수련이다. 이는 지능혁명시대에 낮은 수준의 이성과 지식을 넘어서는 높은 지혜로 나아가는 것이다. 영성은 생명체와 비생명체 일체에 대한 연민이고 인간이 창조주의 마음을 공유하는 것이다. 과학혁명, 시민혁명, 계몽주의,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인간은 오만(교만, 거만, 자만)해졌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식의 인본주의(humanism)로 인간은 자연과 멀어지고, 조물주나 절대자가 없다고 여기고 행동한다. 그 결과 인간은 고립무원의 지경에 이르러 불안, 불만, 불신을 안고 산다. 역사적으로 인류는 적어도 두 가지 방법으로 자신을 수련해 왔다. 하나는 명상 등을 통해 자신을 갈고닦는 수양종교를 통해 신인(神人)합일의 경지에 이르겠다는 것이다. 부처, 공자, 소크라테스 등에서 볼 수 있는 bottom up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인간은 결코 완전하거나 선한 존재가 아니기에 절대자의 계시와 섭리와 은혜로 구원을 얻어야 한다고 보는 기독교의 top down방식이다. VUCA(끝없는 변화, 불확실성, 복잡성, 애매모호성)시대에 인간은 레저와 운동 그리고 명상 등으로 이를 얻어보려고 하지만 역부족이다. 심지어 중국, 러시아, 북한 등지에서는 인간을 한낱 몸뚱아리, 고깃덩어리로 보는 유물론이 횡행하여 인간의 가치가 바닥에 이르렀다. 21세기에는 이성, 감정, 신체를 통어하는 영성의 회복과 수련이 점점 절실해지고 있다. 

셋째, 메타 인지, 메타 감정, 메타 스킬을 배워 익혀야 한다. 이는 사고 자체, 감정 자체, 기능 자체에 대한 더 높은 수준에서 종합하고 성찰하는 능력이다. 오늘날 교육에서는 핵심가치, 핵심개념, 핵심기능, 핵심역량을 강조하면서 메타를 향한 길을 내고 있다. '메타-'에 '핵심-'은 도구로 쓰일 수 있다. '핵심-'을 배워서 익혀야 그것을 재료로 '메타-'를 할 수 있다. 이로써 우리 주변의 현상과 환경을 제대로 통어할 수 있게 된다. 이는 21세기형 인지교육이고 새로운 교양과 상식의 형성을 말한다. 

우리는 '핵심가치'로 교육이 나아갈 방향과 목표를 잡아야 한다. 이 점이 가장 소홀하게 다뤄지고 있는데, 심지어 우리나라 공교육을 위한 국가교육과정기준 문서에조차 지향할 국가사회상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국가사회상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가치, 우리나라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해주는 것이다.

핵심가치로 교육의 방향과 목표를 잡았다면,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개념'(의사소통, 상호관계, 시스템, 변화 등)을 폭넓게 혹은 깊이 있게 이해해야 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개념은 무수히 많지만, 개념과 간의 경중(輕重), 중심과 주변 등을 따져 공교육은 가장 핵심적인 것, 일평생 새길만한 것을 가르치고, 알아두면 좋은 것은 개인에게 맡겨두어야 한다.

아는 것을 넘어, 제대로 할 줄 알아야 하기에 '핵심기능'(창의적 발상 발견 발명하는 법, 설계하기, 데이터 처리와 활용하기, 만들기, 유지 관리하기, 연구방법론 등)을 배워 두어야 한다. 이런 것들은 문제상황을 맞아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합적인 '핵심역량'으로 발휘되어야 할 것이다. 앞서 말한 12C가 그것이다.

셋째, 위에서 정립한 이념과 가치를 기필코 실현하겠다는 선한 의지의 단련이다. 좋은 일 하기를 결심하고 인내를 갖고 실천하는 것이다. 5천 년 역사상 처음으로 이웃 나라 특히 중국보다 더 좋은 나라를 만들었다. 5천 년간 우리는 미신과 무지, 빈곤과 기아와 차별의 종노릇하다 풀려났다. 반도체 조선 철강 원전 자동차 가전 등의 생산과 수출에서 세계에 우뚝 섰다. 기업인들의 열심과 애국심은 존경받아 마땅하다. 농지개혁, 교육개혁, 여권신장과 여성우위, 4대강 정비, 우거진 산림녹화, 사통팔달 도로와 편리한 대중교통, 공중화장실과 잘 정비된 고속도 휴게소, 풍성한 먹거리와 배달 시스템, 휴식문화와 대중스포츠 발달, 안심할 치안, 양질의 의료와 위생, 도서관 등 편리한 각종 공공재, 공무원의 뇌물 없는 민원 처리, 세계에 통하는 여권, K-팝, 외국인에 대한 환대 등 대한민국은 정말 잘 만든 나라다.

그러나 과거에 비하여 우리의 젊은 세대들은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고 부정적으로 사회를 인식하고 있다. 이는 결국 강력 범죄의 증가, 높은 자살률, 낮은 출생률 등으로 나타나게 된다. 한편으로는 힘든 사회 속에서 집단보다는 개인, 변화보다는 통제가능한 환경, 3D산업 종사 기피에서 보듯이 정직과 성실보다는 편안함을 추구하며, 아무리 그 가치가 귀중한 것이더라도 그것의 추구하는 행위를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저출생 고령화, 이웃보다 반려동물의 우선, 게임 마약 도박 섹스 등 각종 중독, 100년 기업과 고용 창출을 위한 징벌적 상속세, 민의가 반영되지 않는 부정선거 의혹, 보이텔스바흐 합의를 무시한 아이들을 망치는 세뇌 주입식 교육, 사법부의 비뚤어진 판결, 일본보다 수백 배 많은 무고, 대충 일하는 버릇 등이다. 핵미사일로 우리를 위협하며 주민을 공포와 기아로 몰아넣은 북한의 실체를 외면하는 태도, '사회주의가 답'이라는 인식도 반드시 깨야 한다. 우리는 선한 의지를 길러 김가 3대 우상을 부수고 양민들을 자유와 풍요와 개방의 세계로 안내해야 한다.

유엔이 정한 SDGs는 17개 목표와 169개 세부 목표로 이루어져 있다. '빈곤퇴치, 기아종식, 건강과 웰빙, 양질의 교육, 양성평등, 물과 위생, 깨끗한 에너지,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성장, 혁신산업와 사회기반시설, 불평등 완화, 지속가능한 도시와 공동체, 책임있는 소비와 생산, 기후변화 대응, 해양생태계 보전, 육상생태계 보전, 평화와 정의의 제도 구축, SDGs를 위한 협력체제 구축' 등이다. 교육은 개인적 시각이 아닌 보다 크고 넓은 시각에서 생각할 줄 알며, 그것을 추진하고 지속할 수 있는 의지를 단련시켜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하여 우리는 이런 과제를 해결하려는 선한 의지와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전혀 다른 세대로 인한 단절이 아닌, 면면히 이어지는 다음 세대를 길러내야 한다. 

다섯째, 문무겸비의 강건한 육체를 단련하는 교육이다. 영국에서 전승되는 한 시가는 '사람이 천년을 살기로 보장받았다면, 뭘 그리 서둘러, 뭘 그리 전전긍긍하며, 알려고 들고, 하려고 들겠는가?'라고 노래하였다. 교육에서는 시한부 인생에게 가장 가치있는 학습경험을 찾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영양이 좋아지고 의술이 발달하여 과거보다 현대의 기대 수명이 높아졌으나, 그것이 강인하고, 건강한 삶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고대 올림픽이나 화랑도에서도 강인한 체력을 강조하였다. 현재는 좁아져서 문이(文理)과를 따지지만 사실상 문무(文武)겸비가 최고의 덕목이다. 조선의 선비는 무를 잃어 문약(文弱)해졌고, 일본의 사무라이는 문무를 겸비해 메이지 유신을 주도하면서 한때 제국을 이루었다. 우리도 박정희시대에 한 때 문무겸비를 경험하였으나, 문민정부는 평화와 정의를 읊조리며 다시 문약해졌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꽂힌 우리는 거북목, 관절염, 디스크 등을 앓고 있다. 개인운동과 단체운동을 통해, 영양, 휴식, 수면을 통해 건강을 회복해야 할 때다. 주변을 돌아보아도 건강한 체력의 단련은 아마도 사람이 가장 먼저 해야 할 기초공사와 같다.

교육은 문명의 변화를 읽고, 그에 적응하며, 나아가 문명변화를 주도하는 사람을 키우는 일이다. 사람을 사람답게 키우고, 사회를 사회답게 가꾸며, 국가를 국가답게 세우는 일이다. 21세기 문명사적 대전환이 도래했다. 그간 우리 교육은 일제하 교육구국, 해방후 교육입국, 6.25 때 교육호국, 산업발전기에 교육흥국, 민주화기에 교육보국을 성공적으로 실천하여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왔다. 이제 선진일류교육을 추진할 때이다. 교육의 방향과 목표, 교육의 내용과 활동, 교육의 방법, 교육의 성과 평가, 교수자와 학습자의 자세, 교육행・재정의 재편 등을 통해 선진일류국가를 만드는 교육이 요구된다. 그것은 최대 다수의 포용, 최신 방법과 도구의 사용, 최적의 내용과 활동, 최고의 잠재력 발현, 최선의 교육 성과를 지향하는 선진일류교육을 말한다.

 



안종배(2024), 인류혁명과 문명대변혁, 박영사.
용환승(2024), 포스트 휴먼과 로보데우스, 자유아카데미.
홍후조(2108), 알기 쉬운 교육과정, 학지사.


후조(2024.5.22.), "지능혁명시대, 무엇을 가르치고 배울 것인가?" 한선브리프 304호.
Spencer, H.(1860), Education: Intellectual, Moral, and Physical, CW Bard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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