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울미디어뉴스] 양혜나 기자 =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김진표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황 위원장과 김 의장은 2011년 각각 여야 원내대표로 협치한 경험이 있다.
황 위원장은 이날 국회의장실을 찾아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이라며 "김 원내대표가 주도해 만든 법이 국회선진화법이었다. 그 공로를 잊지 못하고 언젠가는 의장이 되리라 생각했는데 의장이 되셨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 얼마나 힘든 정국인가. 그래도 우리 의장님께서 잘 풀어나갔고 어떤 때는 참 출신 자당에게도 많은 비판을 받으면서도 국회의 중립과 의정을 활성화하고 개척하는데 아마 날이 갈수록 더 빛이 나는 큰 공적 쌓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정치개혁이나 개헌에 대해서도 의지가 강했는데 중대선거구의 도입이라든지 여러 가지 국회가 준비해 왔던 개헌조차도 의장님이 하고자 했는데, 그 뜻을 다 못 이뤄드린 것은 우리 당에서도 숙제로 남아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13년 전 황 위원장은 집권 다수당인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였고, 김 의장은 소수 야당인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원내대표였다. 김 의장은 당시 여당이 한미FTA 국회 비준 동의안을 단독으로 처리하지 않고 야당과 협상했던 것과 국회선진화법 통과 당시를 회상했다.
국회의장 임기가 10일도 채 남지 않은 김 의장은 "국회에서 주먹질하고 머리를 들이받지 않고, 여야가 국정 운영 파트너로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만들기 위해 만든 것"이라며 "그런데 내가 1년이나 책임을 맡았던 오늘날 국회 현실은 과연 대화와 타협의 정치인가 하는 점에서 자괴감이 든다"고 밝혔다.
특히 "진영 정치와 팬덤 정치가 나쁜 목적으로 결합한다면, 상대를 악마화하고 배제하는 수단으로 작동할 수 있다"며 "그러면 대의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제1야당에도 많은 문제가 있다"면서도 "지금 정부를 끌고 가는 여당의 역할이 조금 부족하다. 정부가 안 끌려오는 이유가 만일 대통령이라면, 대통령에게도 필요하면 '노'(NO)라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지난 선거 결과는 결국 아무도 대통령에게는 '노'라고 하지 않은 탓이다. 그러면 여당 의미가 없어진다"며 "정부·여당 전체가 대통령의 직속 부하가 되면 정치가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약 5분간의 비공개로 면담을 가진 뒤 황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그때 우리 김 대표 소속당이 숫자가 얼마 안 됐었다. 우리는 190석을 넘었는데도 우리가 한 번도 강행 처리를 안 하고, 김 대표가 '됐다'고 할 때 해드렸다"며 22대 국회에서 192석을 차지하게되는 '거대 야당'이 각종 쟁점 법안을 여야 합의 없이 강행 처리하려는 것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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