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흙수저였다.

가족은 아버지, 어머니, 누나, 나 이렇게 4명인데 나 중학교 1학년때 까지도 우리집은 방 2칸짜리 전세 2000만원주고 살았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사건이 하나 있다.

때는 중학교 입학하고 얼마 안된 시기였다. 과학시간이었는데 조별로 컴퓨터 한대씩 끼고 그걸로 PPT같은거 보고 하는 뭐 그런 수업이었다.

당시 놀기를 엄청 좋아하던 나는 당연히 공부용 PPT를 내려고 반 친구들, 조원들과 같이 네오지오같은 에뮬게임을 다운받아서 하고있었는데

선생님자리에서는 조작 하나만 하면 그걸 다 볼수가 있었다.

안걸리고 잘 놀다가 어떤 애새끼가 웃었는지 결국 걸리고 말았다.

과학 선생은 40대 유부녀였는데 생긴게 진짜 사납게 생겼었다.

걸린 우리조원들은 일어서라는 불호령과 함께 사정없이 뺨을 연달아 맞았다. 

그리고 얼마 안있어서 중학교 첫 중간고사를 쳤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내가 전교1등을 한것이다.

부산에서도 ㅎㅌㅊ동네에 있는 ㅎㅌㅊ 중학교였지만 전교 1등을 하고나니 선생님들 대우가 완전히 달라졌다.

내 뺨을 사정없이 갈겼던 그 선생님은 나중에 따로 불러서 사과까지 하더라..

그런데 또 그 선생님 수업시간에 (도대체 과학시간에 그걸 왜 묻는지 모르겠지만) 자기 집 방 갯수가 몇갠지 물어보는거다.

우리집은 아버지, 어머니, 나 이렇게 자는 큰방, 누나가 자고 누나, 나 공부 같이하는 작은방.. 이렇게 2개있었는데

반 애들 앞에서 방 2개라고 하기가 정말 부끄러웠다.

그 선생은 당연히 내가 전교 1등까지 할만큼 공부를 잘하니 우리집이 부유하다고 생각해서 나한테 물어봤던 것 같다.

그런데 내가 2개라고 하니깐 선생이 엄청 당황해하면서 다른애한테 다시 물어봤었다.

어린 나이였지만 난 가난한 우리집이 너무 부끄러웠다.

벌써 14년 전 기억인데 아직 생생하다.

고등학교 입학하고 나는 절대 부모님처럼 가난하게 안살아야지 다짐하고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전교 1등으로 졸업하고 좋은대학까지 갔다.

우리 어머니는 나 졸업할 때 말고 학교 와본적도 없으셨다. 내가 창피해서 오지 말라고한것도 있었고, 오면 돈내야하니까 오지말라고 한것도 있었다.

지금은 누나도, 나도 흙수저를 탈출했지만 성장기 때 흙수저는 아이들에게 정말 상처가 된다.

하지만 또 어떻게 생각하면 노력하는 강한 동기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세줄요약

1. 수업시간에 딴짓하다가 나를 흙수저로 본 선생에게 개 쳐맞음

2. 전교1등하니깐 찾아와서 사과함

3. 각성해서 독기품고 공부해서 흙수저 탈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