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토 공격에 맞서 핵 교리 개정
러, 핵폭발 대비 방공호 생산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미국 지대지 미사일을 통한 자국 본토 공격에 맞서 핵 교리 개정으로 우크라이나를 핵 공격 대상에 포함시킨 데 이어, 프랑스를 참전국으로 규정하면서 핵 위협 수위를 높였다.

19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지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프랑스가 자국 군사기지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훈련시키고 있는 것은 분쟁에 직접 연루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프랑스에서 훈련을 마무리 중인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돌격 여단을 준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발언은 전날 개정된 러시아의 새 핵 교리에 따라 비(非)핵보유국인 우크라이나와 이를 지원하는 핵보유국에 모두 핵 보복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핵폭발로 인한 충격파와 방사능 등으로부터 48시간 동안 견딜 수 있는 이동식 방공호를 대량 생산하는 등 핵전쟁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또 라브로프 외교장관은 “우크라이나에서 프랑스제 장거리 타격 미사일인 스칼프(SCALP) 사용을 논의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전날 우크라이나는 미국산 에이태큼스(ATACMS) 8발로 러시아 서부 국경지대인 브랸스크의 무기고를 공격했으며 이 중 러시아가 요격한 2발을 제외한 나머지는 무기고에 타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러시아는 6발이 날아와 이 중 5발을 요격했으며 나머지 1발도 손상을 입어 큰 피해를 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비핵보유국에도 핵 공격을 가능하게 한 러시아 핵 교리 개정으로 인해 국제 비확산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는 5대 핵보유국 외에 새로운 핵개발 국가들의 출현을 막고, 기존 핵보유국의 핵무기 사용을 억제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