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보석을 몰라도 다이아몬드는 압니다. 보석의 보석, 보석의 황제라는 수식어를 갖는 다이아몬드는, 형형색색 화려함을 뽐내는 수많은 보석 가운데서도 조금은 특별한 존재입니다. 무색에 투명하기까지 하니까요.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는 말이 이제 바뀌고 있습니다.
다이아몬드는 잘 알려진 여러 특징이 있습니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불순물이 없는 탄소(C)로만 구성된 유일한 보석광물입니다. 이것은 나중에 말씀드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더불어 인류가 지금까지 발견하거나 만든 구성물질 중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이기도 합니다. 다이아몬드의 경도는 10으로 가장 높은 값입니다. 참고로 다이아몬드(Diamond)란 이름 자체가 그리스어의 정복할 수 없다는 뜻의 아다마스(Adamas)에서 유래된 것만 보아도 예전부터 특별한 돌, 그러니까 보석으로 특별한 대접 받았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보통 천연 다이아몬드는 지하에서 매우 높은 온도와 압력조건으로만 만들어집니다. 만들어진 시기도 10억 년에서 33억 년 전이라는 엄청난 옛날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지하자원과 보석이 그렇듯 특정한 지역에서만 주로 나옵니다. 대표적으로 킴벌리광산으로 유명한 남아프리카나 인도, 브라질 등이 대표적인 생산지죠. 요즈음은 주로 러시아에서 채굴해서 인도에서 가공해 전 세계로 팔려나갑니다. 인도는 세계 다이아몬드 가공의 90%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지금도 다이아몬드의 가장 큰 수요는 공업적인 수요입니다. 주로 무엇인가를 연마하는데 쓰입니다. 워낙 단단한 물질인 덕분이죠. 하지만 우리 같은 일반인이 잘 알 수 있는 것은 결혼 폐물입니다. 특히 결혼반지죠. 여기에는 유래가 있습니다. 15세기 독일 막시밀리안 1세가 약혼선물로 다이아몬드를 선물한 것을 시작으로 본다고 합니다. 4월의 탄생석이기도 하지만, 신부 생일이 언제든 결혼반지하면 다이아몬드가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사실입니다. 얼마나 크기가 크냐 작으냐의 차이 정도죠.
모든 광물이 그렇듯 열심히 캐다보니 곧 부족해졌고, 그래서 인도에 이어 브라질, 남아프리카 등 다양한 국가에서 새로운 광산이 발굴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아몬드는 여전히 비싸죠. 그 이유는 이미 잘 알려진대로, 다이아몬드를 쥐락펴락하는 드비어스(De Beers)사의 주도하에 생산과 판매가 엄격히 통제되었기 때문입니다. 영화라면 블러드 다이아몬드 그리고 최근 입소문을 탄 영원한 것은 없다(Nothing lasts forever)를 보시면 잘 이해됩니다.
넷플릭스 댜큐멘터리 제목 자체가 드비어스의 그 유명한 마케팅 용어,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Diamonds are forever)를 패러디 한 것입니다.
모디 인도총리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다이아몬드를 선물하고 있다.
이런 다이아몬드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모디 인도총리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다이아몬드를 선물했습니다. 무려 7.5캐럿으로 엄청난 크기입니다. 그런데 이 다이아몬드가 인도에서 채굴한 것이 아니라, 실험실 다이아몬드라는 것이 화제였습니다. 그것도 태양열과 풍력 에너지를 이용해 친환경적으로 만들었다라고 그럴싸한 스토리가 붙었습니다. 인도로서는 다이아몬드 산업에서 주도권을 잃고 싶지 않다는 우회적인 표현이기도 합니다.
실험실 다이아몬드, 또는 랩 다이아몬드라고 불리는 이 다이아몬드는 말 그대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는 앞서 설명한대로 다이아몬드가 탄소 단일물질로 되어 있는 덕분입니다. 흑연에 엄청난 압력을 가하면 (말은 쉽습니다) 어쨌든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집니다. 이 랩 다이아몬드는 인조 다이아몬드라고 불리면서 짝퉁 취급을 받았습니다만, 최근 판매 비중이 10%를 넘어섰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값 때문입니다.
보통 흑연에 고압과 고열을 가하면 약 2주에서 4주의 시간을 더해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집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다이아몬드가 탄소 단일 물질인 까닭에 이렇게 만들어도 성분 자체가 자연산과 동일합니다. 전문가도 거의 구분이 어렵다고 합니다.
이러다보니 명품의 대명사 루이뷔통 모에에네시(LVMH)가 인조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벤처기업에 투자했습니다.
덕분에 진짜 다이아몬드는 수난입니다. 최근 값이 무려 40% 이상 폭락했습니다. 그동안 드비어스는 생산량을 줄여서라도 가격을 유지하는 고가 전략을 펴왔지만 이 드비어스도 고집을 꺾고 다이아몬드 값을 낮추고 직접 인공 다이아몬드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작년 7월 캐럿당 1400달러였던 원석이 올해 7월 850달러로 떨어졌습니다. 참고로 인조 다이아몬드의 생산원가는 천연 다이아몬드의 1/3수준에 불과하니 아예 경쟁이 안됩니다.
여기에는 정치도 개입되어 있습니다. 현재 다이아몬드 생산량 1위는 예상 외로 러시아입니다. 땅이 워낙 넓다보니 다양한 광물이 나오나봅니다. 전쟁에 바쁜 러시아는 주로 시베리아에서 다이아몬드를 캐내고 있는데, 전 세계 생산량의 30%가까이를 차지합니다. 이런 다이아몬드는 환금성이 좋다보니 전쟁자금에 쓰인다는 의혹을 받아왔습니다. 실험실에서 만든 인공 다이아몬드는 이런 윤리적, 정치적인 문제가 없죠. 인도로서는 여기에서 한 발 빼고 싶다, 우리는 깨끗한 다이아몬드를 만든다는 이미지를 인공 다이아몬드 선물을 통해 알리고 싶었을 겁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성공한 마케팅으로 평가받는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도, 결혼반지가 진짜냐, 가짜냐를 따지는 게 의미 없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오늘도 계속됩니다. 앞으로 다이아몬드는 채굴이 아닌 만들어지는 시대가 계속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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