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작년 12월 기준 수입보험료 10조 원 이상의 대형 손해보험사 중 메리츠화재가 최근 5년간 민원발생률이 가장 높으면서 보험급 지급은 가장 낮은데도 불구하고 직원들은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화재
올해 상반기만 놓고 보더라도 메리츠화재 민원 발생이 가장 많았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11개 일반손보사 또는 금융감독원 등을 통해 접수된 손보사 소비자 민원 건수는 총 1만9,309건으로 집계됐다. 시장점유율 대비 민원건수가 가장 높은 곳은 KB손보와 메리츠화재였다.
메리츠화재의 상반기 접수 민원은 총 2,904건이다. 유형별 민원으로 보면 보험금 등 보상 관련 민원 비중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보상 관련 민원 세부 비중은 73.5%(2,133건)로 집계됐다. 메리츠의 경우 보험 모집 관련 민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올해 상반기 주요 보험사 민원 건수(자료:손해보험협회)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메리츠화재의 보유계약 10만 건당 민원건수는 35.7이었다. 2019년부터는 메리츠화재의 민원발생률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데, 영업이익이 2018년 3,127억원에서 2022년 1조 1,607억원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5대 손해보험사의 민원 건수(자료 : 손해보험협회 공시실)
메리츠화재는 대외민원 발생 비중이 가장 높았다. 소비자는 보험 관련 불편사항이 생겼을 때 보험사에 직접 민원제기하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해결이 어렵다고 판단하면 금융당국에 민원을 제기한다. 후자는 대외민원으로, 금융소비자가 인식하는 보험사 서비스 품질의 주된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최근 5년간 메리츠화재의 대외민원 비중은 77.6%로 5대 손해보험사 중 가장 높았다. 민원을 제기한 금융소비자 4명 중 3명은 메리츠화재의 자체 민원해결 능력을 신뢰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최근 5년간 5대 보험사의 대외민원 비중(자료 : 손해보험협회 공시실)
최근 5년간 메리츠화재에 접수된 민원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보상(보험금) 관련이 68.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2019년부터 보험금 관련 민원의 비중은 매년 증가해 2022년에는 전체 민원의 81.5%였다. 영업이익이 매년 급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보험상품별로는 장기보장성보험 관련 민원의 비중이 76.2%로 가장 높았다. 장기보장성보험은 보험기간 3년 이상의 장기보험 중 만기환급금이 납입보험료보다 적은 보험상품이다. 한편 메리츠화재의 작년 장기보장성보험 손해율은 74.4%로 나머지 4개 손해보험사 평균인 80.2%보다 훨씬 낮았다. 이는 메리츠화재의 보험금 지급이 적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험금 지급을 적게 하니 민원이 늘어나고 영업이익이 급증하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로 메리츠화재는 2019년 7월부터 2021년 12월 사이에 14건의 보험계약에 대해 보험금 4,05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한 보험사고 조사를 명목으로 1년 넘게 보험금 지급을 미루기도 했다. 이에 대해 메리츠화재는 지난 6월 금감원으로부터 제재조치를 받았지만, 과태료 2,640만원과 과징금 500만원에 불과한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 과태료와 과징금을 합쳐도 지급하지 않은 보험금보다 적은 금액이다. 메리츠화재는 2020년 9월 이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16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건 등 총 18건의 행정기관 처분을 받았다.
메리츠화재의 주요 상품별 민원 비중(자료 : 손해보험협회공시실)
이런 상황임에도 메리츠화재는 성과급 잔치에 열을 올렸다. 올해 메리츠화재 김용범 부회장은 성과급으로 16억 6,000만원, 이범진 부사장은 19억 8,406만원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임직원들의 성과급은 연봉의 60%로, 1인당 약 4,700만원 수준이다.
국내 주요 보험사 중 2023년 상반기 기준 임직원 1인당 평균보수도 메리츠화재가 가장 많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올 상반기 기준 임직원 1인당 평균보수는 8,200만원으로 국내 보험사 중 가장 높았다. 이에 따라 메리츠화재는 지난 수년간 보험사 임직원 평균보수에서 1위 자리를 차지했던 코리안리를 제치고 선두로 뛰어올랐다. 업계는 메리츠화재가 지난해부터 연간 실적에 연동한 성과주의를 앞세웠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메리츠화재 남자 직원의 상반기 평균보수는 주요 보험사 중 유일하게 1억원을 돌파했다.
보험소비자들은 메리츠화재를 고연봉 직장으로 만들어 주면서 합당한 서비스는 전혀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메리츠화재의 영업이익 급상승은 분골쇄신해서 이루어냈다기 보다는, 소비자들에게 보험금을 덜 주었기에 가능한 것”이라면서 “메리츠화재는 역대 최대 실적을 자축하기 전에 실적을 올려준 고객이 보험금 관련 불만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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