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서울시가 한 달에 6만원 정도의 금액으로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를 야심차게 내놓았다. 1월 23일부터
판매를 시작했고, 27일 첫 차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나는 2월 9일부터 12일까지
설날 연휴에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계산하에 2월 22일
기후동행카드를 구입해서 사용했다.
한 달에 무제한으로 서울 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니…개꿀 아닌가? 한 달 6만 2천원이고, 따릉이까지 포함하면 6만 5천원이다. 따릉이는 거의 탈 일이 없으니 6만원 2천원짜리로 구입했다. 과연 나는 교통비를 얼마나 세이브했을까?
외근이 잦은 직장인이라면 기후동행카드를 쓰는 게 유리하다.
우선 기후동행카드 구입 방법부터 알아보자. 기후동행카드는 실물카드와
모바일 카드 2종류가 있다. 처음엔 티머니를 활용한 모바일
카드 구입을 시도했다. 모바일 티머니 앱을 다운로드하고 회원 가입을 한 후 기후동행카드를 발급받고 충전하면
끝이다. 하지만 당시 내 휴대폰은 국산 폰이 아닌 샤오미폰이었다. 현재로서
해외폰은 국내 교통카드 기능을 해주는 NFC를 지원하지 않아 쓸 수가 없다. 이건 아이폰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실물카드를 구입해서 써야 한다.
그래서 실물카드를 구입해봤다. 서울시 안내자료에서는 1~8호선 역사 인근 편의점이나 고객안전실에서 구입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지하철
내 편의점을 비롯해 인근 편의점 몇 군데를 돌았지만 기후동행카드가 없다는 답변뿐이었다. 그래서 고객안전실을
찾아봤다. 쉽지 않다. 모든 지하철역마다 고객안전실이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환승이 되는 지하철역에는 고객안전실이 있으니 그 편이 찾기 쉬울 듯하다.
시외 구간에서는 기후동행카드가 안되니 유의해야 한다.
실물카드는 장당 3천원이다. 당연히
현금으로 구입해야 한다. 충전 역시 마찬가지다. 이전에도
마찬가지였지만 교통카드 충전은 여전히 현금만 받는다. 서울시는 조만간 신용카드로도 충전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지만 지켜질 지는 의문이다. 실물카드를 구입했다면 충전을 해야 한다. 일반 교통카드는 편의점에서도 충전이 가능한데 반해 기후동행카드는 지하철 역사 내 충전기에서만 충전이 가능하다.
처음 충전할 때는 충전일 포함해서 5일 이내로 사용 개시일을 선택해서 30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데, 한달 사용한 후 재충전할 때는 사용
개시일을 지정할 수 없다. 따라서 정해진 날짜까지 다 사용한 후 그 다음날 충전하는 게 가장 합리적이다. 사용 만료 3일 전에 충전한다면 그날부터 무조건 30일까지만 쓸 수 있어 손해이니 참고해야 한다.
기후동행카드는 30일 동안 무제한 쓸 수 있다.
이제 얼마만큼의 비용을 아꼈는지 알아보자. 후불 교통카드 기능을 제공하는
신용카드를 많이 쓰는데 할인율이 대체로 10% 수준이다. 한달
교통비로 7만원 정도를 쓴다면 굳이 기후동행카드를 쓸 필요가 없다. 신용카드에서
교통카드 할인해주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일단 버스요금의 경우 간선/지선 버스 기본요금이 1,500원이고 지하철은 1,400원이다. 1구간 요금이 그렇고 대부분 1구간을 초과해 100~200원 정도 추가된다. 평균 150원 추가된다고 치고 1회 대중교통 요금을 1,550원이라고 가정하면 하루 3,100원 정도 든다. 주말엔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한 달에 20일을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62,000원이 나온다. 정말 다른 데 가지 않고
집과 회사, 집과 목적지만 주중에만 다녀온다면 굳이 기후동행카드를 구입할 필요가 없다. 이 경우엔 손해다. 오히려 후불 교통카드가 내장된 신용카드를 쓰는
게 훨씬 낫다.
일주일에 두 세 번 정도 외근을 나가야 하는 직장인이거나 주말에도 어디를 다녀야 한다고 하면 기후동행카드가 낫다. 나의 경우를 보면 2월 22일부터
3월 21일까지 평일 출퇴근 20일, 평일 외근 14일, 주말 출퇴근 5일을 사용했다. 왕복
횟수로 치면 78번 기후동행카드를 찍었다. 편도 1,550원으로 계산하면 12만900원이다. 6만 2천원으로 구입한 거니 약 갑절은 세이브한 셈이다.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기후동행카드가 훨씬 유리하다.
기후동행카드 사용 꿀팁
어떻게 하면 기후동행카드를 더 비용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첫 번째는 3천원의 실물카드 구입비용이 더 들긴 하지만 모바일 카드보다
실물카드가 낫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실물카드는 다른 사람에게 양수양도가 되기 때문이다. 누가 쓰든지, 몇 번을 쓰든지 상관없기 때문에 실물카드는 내가 안쓰는
동안에 다른 사람에게 빌려줄 수 있다. 서울시에서도 이런 거 다 감안하고 만들었겠지만 특히 휴일 같은
때 집에 있는 동안 다른 식구가 밖으로 나갈 일 있으면 기후동행카드를 활용하는 게 좋다.
두 번째 꿀팁은 만료기간을 꽉꽉 채운 후 그 다음날 충전하는 것이 좋다. 재충전시에는
무조건 충전일 기준 향후 30일 동안으로 사용 날짜가 책정되기 때문이다. 만료일이 20일이라면 20일에
재충전을 하면 다음달 19일까지만 사용할 수 있는데, 21일
아침에 충전하면 다음달 20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세 번째 꿀팁은 서울시를 벗어나야 할 경우다. 김포시와 고양시가 기후동행카드에
합류하겠다고 발표는 했지만 여전히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시 내에서만 유효하다. 예를 들어 종로3가에서 판교까지 간다고 하면 기후동행카드 한 장으로는 판교까지 갈 수가 없다.
판교에서 별도의 추가요금을 또 내야 한다. 그래서 중간에 한 번 나갔다 와야 한다. 종로3가에서 양재까지 가서 지하철 카드 단말기에 기후동행카드를 찍고
나간 다음 일반 교통카드로 다시 찍고 들어와서 판교로 가는 것이 비용적으로 유리하다. 시외로 나가는
환승역에는 카드 단말기도 두 가지 종류가 존재하는데 시내 구간 전용 단말기에서만 기후동행카드가 인식되니 이 점도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양재역에는 3호선 단말기와 분당선 단말기가 있는데 분당선
들어가는 단말기는 기후동행카드가 아예 인식이 되지 않는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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