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가 비참하니 어쩌니 겁박하는데, 그 속내가 너무 투명하여 헛웃음이 나온다.

고독사가 비참하다 여기는 것은 죽은 당사자가 아니다. 그는 이미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생각하지도 못한다. 그걸 비참하다 여기는 것은 지켜보는 사람이다. 살아남은 자만이 비참함과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그걸 치우고, 사람들이 동요하지 않게 관리해야 하는 국가 입장에서 곤란한 문제지, 고독사 당사자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죽음을 원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마주한다면 고독사를 선호한다. 반대로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죽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참 못할 짓으로 보이니까.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자들이 내 마지막 순간을 지켜본다면 그것은 참 곤란한 일이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고통을 전이 시키거나, 상처를 주고 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다. 내가 사랑하는 자들이라면 그들 또한 나를 사랑하는 관계인데, 굳이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스러워하며 죽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가?

그런 상황이 온다면 끔찍하다. 나는 고통스러울 확률이 높은데, 굳이 태연한 척 하며 웃으며 편안하다고 그들을 위로하지 않겠는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데. 그것 참 귀찮은 일이다.

반대로 내가 역겨워하는 사람들이 지켜본다는 것도 못할 짓이다. 고통으로 정신이 없는 중에도 내 앞에서 눈알을 굴리며 주판 굴리는 꼴을 본다니. 마지막 순간까지 그런 역한 모습을 봐야 하는가? 굳이 내 죽음을 내가 싫어하는 자들에게 보일 필요가 있는가?

그런 상황이 온다면 끔찍하다. 나는 고통스러울 확률이 높은데, 굳이 태연한 척 하며 웃으며 편안하다고 그들이 우습게 여기지 않도록 하지 않겠는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데. 그것 참 귀찮은 일이다.

마지막 순간에는 편해야지. 삶 내내 남들 때문에 못하던 것이 얼마나 많은데. 나는 솔직하고 싶다. 죽음을 마주한다면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반응하고 싶다. 그러려면 고독사가 가장 나은 처지니, 어쩔 도리가 없이 고독사를 선호하는 것이다.

고독사가 곤란한 것은 죽는 당사자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