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좆탠드업 코미디 - 취미생활

DUP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3.02 01:39:41
조회 236 추천 16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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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고통을 최대한 줄이고 싶어. 고통의 반대 급부를 쾌락이라 볼 수도 있지만, 불필요한 고통을 제거하는 방향으로만 본다면 그건 고요한 평화, 행복, 조화거든.


아무튼 그런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도구로 삼는 것들이 있지. 편견만 버리면 취미가 다양해지고, 취미가 다양하다는 것은 옵션이 많다는 뜻이야. 그만큼 고통이 줄어드는 경향이야. 할 짓도 없이 멍하니 시간을 버리고 있으면 사람이 우울하고 불안해지기 쉽거든.



내 취미 중 하나는 '소매넣기'야. 그냥 온라인 게임에서 초보한테 아이템 주는 방식을 오프라인에서 하는 거야. 간단하게 음료수나 과자 사서 주거나, 간단한 정보만 있으면 해결 가능한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활동이지. 전에는 고속버스터미널이라는 좋은 사냥터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 나빠졌어. 집에 갈 차비가 없다는 사람들이 자꾸 도와 달라고 하거든. 이 사람들 타임 루프에 빠진 것 같아. 여러 사람이 차비를 주는데 몇 년 내내 집에 돌아가지 못한다고. 세상에. 결국 아무리 도와줘도 집에 돌아가지 못하므로 구부득고지. 그래서 그들의 운명을 안타깝게 여기면서도 도와주지 않아. 니들도 도와주지 마ㅋㅋㅋ 서울역, 영등포역도 조진 거 같고. 여기는 역 제안이 너무 자주 들어온다고. 술, 담배로 달라는 제안ㅋㅋㅋㅋㅋ



아무튼 이거 꽤 재밌는 취미야. 난이도도 있고, 깊이도 있어. 일단 지나치게 잘 차려 입으면 사기꾼이나 종교인으로 의심한다고. 그래서 '소매넣기'라는 원래 목적을 이루는데 방해가 되는 거지. 그렇다고 너무 허름한 몰골로 해도 힘들어. 일단 시각적인 자극은 첫 인상에 많은 영향을 주므로, 간단한 먹거리를 주려고 해도 어설프면 의심부터 한다고. 너무 잘 차려 입지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허름하지도 않은 중간 포지션을 잘 잡아야 하는 거지. 벌써 도전 정신이 자극된다. 이건 종합 예술의 영역이야.


그리고 목표로 삼을 대상도 잘 구분해야 하지. 일단 70대 이하 여성은 전부 배제해. 굳이 이유는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알잖아?



내가 '소매넣기' 뉴비 시절 목표로 삼던 사람들은 치안 관련 직종이나 사회에서 꼭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들이었는데, 요즘엔 무슨 법으로 계집을 채워 넣고, 무슨 법으로 부정행위라고 손가락질 하는 패치가 많아서 하지 않아. 그래서 주로 휴가 나온 군인을 대상으로 삼지. 일단 난이도가 최하거든.


휴가 나온 군인은 민간인과 엮이는 경우 비 대칭적이므로, 다른 무례한 한국인과 다르게 제대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그리고 굳이 따져봤자 몇 천원 밖에 하지 않는 과자랑 음료수 주면 있는 그대로 순수하게 기뻐하지. 특히 예전에는 당분을 정말 좋아했었는데, 요즘은 오히려 제로를 좋아하더라.


함께 휴가 나온 군인 서넛 보면 즉시 주변 편의점으로 달려가서 커피나 음료, 과자까지 대충 사는 거야. 그리고 놀라지 않게 천천히 다가가서 예의 바르게 '이거 드세요'하고 건네주지. 가끔 미안해 하면서 거절하는 부류도 있는데, 그럼 단지 '받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드려야 마음이 편할 거 같습니다. 저 좋자고 하는 일이니 받아주세요'라고 하면 예외 없이 받는다고. 모르지, 혹시 거절했다가 오히려 문제가 생길까봐 일단 받고 가는 길에 버릴지도ㅋㅋㅋ


아무튼 최대한 예의와 품격을 지켜야 해. 그들의 명예를 지켜야 한다고. 실제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는 일이니까. 그리고 쿨하게 돌아서서 '항상 고생이 많으십니다, 감사합니다'하고 나오는 거야. 그럼 퀘스트 클리어지.


그리고 조금 떨어져서 장병끼리 속닥거리는 소리 들으면 희열이 느껴진다고. 혹시 들릴까봐 자기들끼리 속닥속닥 웃으며 기쁨을 나누는 모습을 보면... 그냥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니까? 내가 30대 중반이니 굳이 따지자면 후배고 동생이잖아? 그들이 순수하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먹지 않아도 배부른 느낌이라고. 난 늙어서 소화가 잘 안되니 이런 방식으로 대리 만족 하는 셈이지. 비로소 세상이 바르게 돌아가고, 아름답게 바뀐 느낌이 든다고.


80~90대 폐지 줍는 어르신들도 내 사냥감이긴 한데, 이 분들은 난이도가 꽤 높아. 기본적으로 삶이 팍팍하고, 불운한 경험이 많이 쌓이다 보니 폐쇄적이고 의심이 많거든. 약간 편집적 성향도 있고,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면 해코지 당할까 봐 무서워한단 말이지. 그래서 보는 앞에서 가볍게 따뜻한 음료 사서 드리는 정도가 적절하지. 집 근처에서 자주 그 짓을 하다 보면 이제 친해져서 복지 대상에 해당하는데도 몰라서 받지 못하던 것도 알려주게 되는 거고. 같이 주민센터 가서 담당자 연결하는 과정이 다 퀘스트야. 내가 고기를 계속 줄 수는 없으니, 고기 잡는 법을 중계하는 셈이지. 재밌어.



친구 중 하나는 이걸 듣고는 '뻘짓거리'라고 평가하더라. 역시 내 친구야! 정확히 이해한 셈이지! 원래 취미생활은 뻘짓거리야! 그래도 돈이 아깝다고 하지 않아서 다행이지. 태어나 처음 보는 계집한테 하루에 수십, 수백씩 박는 새끼들이, 겨우 1~2만원으로 하루 종일 즐길 수 있는 컨텐츠를 아깝다고 표현한다면 병신처럼 보였을 테니. 다음 달이면 패치로 값어치가 사라지는 아이템 뽑으려고 수십, 수백 만원을 쳐 박는 세상에서, 소매넣기는 정말 가성비 좋은 취미라고. 하루 종일 즐겨도 배달 음식 한번 가격도 안 나온다고!



아예 복지 관련 일을 하는 것이 어떻냐는 얘기도 있었어. 듣자마자 그건 좀 멍청한 방식이라고 생각했지. 재밌는 취미가 있는데 그걸 직업으로 삼는다? 도대체 왜? 재밌어서 매일 하고 싶은 취미를 직업으로 삼는 순간 하기 싫어진다고! 기껏 찾은 재밌는 취미가 끔찍한 업무로 바뀌는 순간이지. 그래서 아마추어가 늘 행복한 거야! 책임 없는 쾌락이지! 오 섹스.




주식이야기 : 분산투자, 장기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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