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장과 상병들이 (지뢰설치반) 침상에 삼삼오오 모여서 새우깡을 먹고 있다

맛있는 냄새가 내무실을 채우지만 이등병 (퐁퐁이)은 새우깡을 감히 쳐다볼수도 없다

하지만, 이등병도 때때로 운 좋게 새우깡을 맛 볼수 있는데,

병장 상병들이 과자를 다 먹고 담배를 피러 나가면서 

"야 ㅇㅇ아 이거 먹을래?" 라고 물어볼 때이다

이등병은 배가 고픈 나머지  "예! 감사합니다!" 하고 새우깡 봉지를 덥석 건네 받는다

새우깡 봉지를 받은 이등병은 허겁지겁 봉지를 기울이며 새우깡 부스러기를 입에 재빨리 털어 넣는다

맛을 음미하던 이등병은 본인이 잡일을 열심히 해서 선임들에게 얻은 상이라고 생각하며 내심 뿌듯해한다

하지만, 그것이 상이 아닌 단순한 책임 전가라는 사실은 얼마가지 않아 알 수 있었다

과자 부스러기는 봉지 안에도 있었지만 선임들이 앉아있던 침상 위에 훨씬 많이 떨어져 있었기 떄문이다

이제 이등병은 그것들을 치워야 한다... 속으로 쌍욕을 하면서...

이등병에게 새우깡 부스러기는, 먹을 수 있는 것 vs 치워야 하는 것

이 두가지로 나뉜다

하지만 두가지 모두 선임들이 즐기다가 버려진 새우깡 찌꺼기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결국 이등병은 찌꺼기를 치우는 대가로 찌꺼기를 쳐 먹은 것이다

이등병은 본인이 땅에 떨어진 부스러기를 먹은 벌레와 같다고 느끼고 자괴감에 빠지며 역겨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