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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8 종교인 모임, 수행법회, 신년특집 방송 녹화
“비상사태라서 계엄이 선포된 게 아니고, 계엄을 잘못 선포해서 비상사태가 됐습니다”
2024.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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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종교인 모임을 하고, 수행법회 생방송을 한 후, 신년 특집 방송 녹화를 했습니다.
새벽 수행과 명상을 마친 후 정토사회문화회관으로 향했습니다. 신부님, 교무님, 주교님, 교령님도 모두 정토사회문화회관에 도착하여 다 함께 식사를 하며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평화재단 회의실로 자리를 이동하여 본격적으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먼저 종교인 모임에서 주관하여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수운 최제우 대신사 탄신 200주년 기념 순례를 다녀온 모습을 영상으로 함께 보았습니다.
오늘은 올해 마지막 종교인 모임입니다. 이어서 종교인 모임의 좌장인 박남수 전 천도교 교령님이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한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올해 제일 잘한 일은 우리 종교인들이 최제우 대신사 200주년을 맞이하여 순례를 함께한 일인 것 같습니다. 이 좋은 모습을 보려고 제가 이 나이가 될 때까지 오래 살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주 뜻깊은 행사였습니다. 게다가 계엄령이 선포되어서 대한민국이 40년 전으로 돌아갈 뻔했다가 큰일 없이 상황이 종료되어서 참 다행이었고요. 시국을 보면 다사다난했다기보다는 난리가 난 한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새해에는 우리들이 소원하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현재의 시국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금은 전 국민이 일어나서 부당한 행동에 대해 각자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 굳이 종교인 모임이 나설 필요가 있겠나 싶습니다. 여러분들도 각자 개인적으로 나서서 발언을 하고 계시기도 하고요. 만약에 국민들이 원하는 대로 이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그때 우리들도 나서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들이 그동안 관심을 가져온 것은 한반도의 전쟁 위기 문제인데요. 이제 한반도의 전쟁 위기는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첫째,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끝내고, 북미 간의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둘째,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소추되면서 남한에서 긴장을 고지시킬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습니다. 셋째, 북한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군사 도발을 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 것 같습니다. 한반도의 긴장 국면이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지만 우려는 좀 불식된 상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번 북미 간 대화할 때 실무를 맡았던 윙이라는 사람을 백악관의 안보 부보좌관으로 내정했습니다. 북한과 이미 대화했던 사람을 선임했기 때문에 앞으로 미국과 북한과의 대화가 원활해질 것이라고 예상이 됩니다. 물론 북미 대화가 어려움을 겪는다면 대화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조언하는 역할을 우리가 해야 되겠죠.
계엄령을 선포해서 비상사태가 된 것
지금 대한민국 상황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국가 비상사태가 생겨서 비상계엄을 발동한 게 아니라 비상계엄을 발동함으로 해서 국가가 비상사태에 들어갔습니다. 특히 트럼프가 대통령이 재선이 된 국제 환경의 변화로 인해 국가 간의 정상 외교가 매우 중요해진 시기에 대통령의 외교적 역할에 공백이 발생하여 그 손실이 매우 클 것 같습니다. 그리고 관세 문제를 비롯하여 미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에 대한 면세 조치의 파기 등 엄청난 경제적인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데, 이걸 해결해야 할 대통령의 역할에 공백이 생겨서 경제적인 손실도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거시 경제는 그나마 현상 유지를 하는 가운데 서민 경제가 너무 어려워진 상황이었는데, 이제는 거시 경제도 상당한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번 계엄 사태로 인해서 발생한 국가적 손실이 매우 클 것 같습니다.
이러한 경제적 손실을 줄이려면 국내 정치가 안정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여야가 대화해야 합니다. 그러나 여당은 자기 이익을 지키기에 너무 몰두하고 있고, 야당도 이제 기회를 잡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너무 상대를 몰아세우면 다시 정쟁의 악순환에 휘말리게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여야가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국정을 안정시키고 협력하여 급격한 국제 정세의 변화에 신속히 대응해야 합니다. 탄핵 절차도 법정 기한은 6개월이지만 가능하면 그 기간을 단축해서 이러한 혼란을 길게 끌고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통령의 비대한 권한이 초래한 불행
무엇보다 이러한 일들이 앞으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예방 조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는 것은 결국 권력 구조의 문제입니다. 대통령의 권한이 너무 비대해서 모든 책임이 대통령에게 돌아가게 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비극적인 현상은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첫째, 대통령의 권한을 줄이고, 그 권한의 일부를 총리와 국무위원에게 이관해서 각부 장관이 자기 임무에 대해 권한을 갖도록 하고 잘못되면 책임도 지게 해야 합니다. 또 도저히 안 되면 총리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이런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이런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있습니다.
둘째, 비대한 중앙 권력을 지방으로 분산시켜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법 제정 권한을 국회가 다 가지고 있고, 행정력은 정부가 다 가지고 있고, 사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지방 분권을 통해 지방자치를 좀 더 확대해야 합니다.
셋째, 선거 제도에서의 승자 독식 구조를 바꿔야 합니다. 승자 독식 구조는 민의를 왜곡시킵니다. 투표 결과가 49대 51이면 49는 다 사표가 되어버리는 구조입니다. 국민의 의사가 대의 기관에 투표 비율과 비슷하게 반영이 되려면 선거법을 개정해서 승자 독식 구조를 바꿔야 합니다. 중대선거구제로 가는 방안이 있는데 중대선거구제는 그 나름대로 부작용이 많지 않습니까? 그리고 소선거구제와 비례제를 강화하는 방안이 있는데, 이 방안은 국민이 의원 수가 늘어나는 걸 반대하고, 의원들은 자기 지역구가 없어지는 것을 반대해서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비상사태니까 오히려 이런 변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 기회에 대통령의 권한 축소, 지방 자치 강화, 승자 독식 구조의 선거 제도 개선, 이런 변화들을 가져올 수 있게 헌법개정을 한다면 대한민국은 제7공화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일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현재의 정세를 안정시키는 데도 여야 간의 협력이 필요하지만,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데도 여야 간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자는 내용으로 종교인 모임이 필요한 역할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의 헌법재판소 판결은 결국 국민의 여망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헌법재판관이 6명인 상태에서는 사실 위험합니다. 아무리 국민 여론이 절대적이어도 한 명만 반대해 버리면 부결이 되어버리니까요. 이런 위험이 남아 있지만 그래도 현재 국민들의 전체적인 여론 동향과 열의로 봐서는 헌법재판관들도 대세를 거부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현재의 정세를 진단한다면 ‘불행 중 다행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21세기 대한민국에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창피한 일입니다. 왜 이런 일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수가 있었는가 생각해 보면, 결국 남북이 분단되어 있고 적대 관계에 놓여 있어서 그런 것입니다. 북한을 핑계로 언제든지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그런데 다행인 것은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은 있지만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겁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뿌리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입니다. 시민들이 모두 민주의식을 갖고 있고, SNS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군대보다도 시민들이 더 빨리 움직일 수 있었던 점이 ‘불행 중 다행’의 결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적으로 보면 대한민국이 이 정도 나라인가 할 정도로 창피한 면도 있지만, 다들 대한민국 국민들은 위대하다고 평가하고 있고, 특히 이번에 보여준 시위 문화가 매우 창의적이어서 전 세계를 감동시키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번 사건은 동전의 양면을 다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이것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드는 것입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국정을 안정시키는 작업과 동시에 재발 방지를 할 수 있도록 헌법 개정을 하여 제7공화국 시대를 연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역사 속에서 한 역할이 크다고 봅니다. 본인이 주체적으로 이런 제안을 했으면 역사적 인물이 되었겠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에 반하는 행동이 결과적으로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면 그것도 역사 속에서 나름의 역할을 한 것입니다. 이걸 불교에서는 ‘역행보살’이라고 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비난하는 역행을 해서 세상을 바로 세우는 데 기여하는 것이죠. 그래서 내년 2월까지는 그냥 지켜볼 건지 종교인 모임이 선도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건지 한번 의논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자연스럽게 종교인 분들도 현재의 시국에 대해 각자 한마디씩 했습니다. 먼저 박남수 교령이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스님 말씀처럼 시위 문화는 전 세계에 수출해도 될 만큼 많이 발전했습니다. 저는 아침 일찍 시위를 하러 나갔는데 커피를 내 돈 주고 마셔본 적이 없었고, 20대 젊은이들이 어른들을 챙기는 모습을 보고 굉장히 감동을 했습니다. 그러나 정말 안타까운 것은 정치인들이 국민들을 향해 사과 한마디 안 하고 갈수록 목이 뻣뻣해지고 있다는 겁니다. 참회하는 것이 없는데 무엇이 바뀔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래를 생각하면 젊은 세대에게 도덕을 가르쳐 줄 정치인들이 부재하다는 게 참 안타깝습니다.”
이어서 박경조 주교님이 한마디를 했습니다.
“저는 희망을 많이 느꼈습니다. 숨어 있던 어두운 생각이 드러난 것은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이번에 드러나지 않았다면 남은 임기 동안 국민들 몰래 어떤 일이 벌어졌겠습니까. 이번 사태가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가는 기틀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동학 혁명이 무참히 짓밟힌 그 어려운 시대에도 만민평등사상을 설파하고 국민들의 마음에 불을 지폈듯이 대한민국이 그냥 생긴 나라가 아닙니다. 수많은 희생 위해 이룩한 민주주의이기 때문에 이번 사태도 슬기롭게 극복할 것입니다.”
다음은 김홍진 신부님이 이번 사태를 지켜본 소감을 이야기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암적인 요소들이 밖으로 드러난 것은 잘된 일인 것 같아요. 물론 치료를 하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요. 저는 이번 시위 문화를 보면서 우리 국민들은 수많은 항쟁의 역사 속에서 민주주의 DNA를 갖게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젊은이들 사이에도 집단 지성이 작동해서 SNS를 통해 이미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다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참 감격스러웠어요. 젊은이들이 일어난 것을 보면서 큰 희망을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대선 교무님이 한마디를 했습니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말씀하신 게 딱 맞는 말씀이네요. 만약 친위 쿠데타가 성공했으면 유혈 사태가 났을 겁니다. 천만다행인 것은 맞는데 앞으로 많은 과제들이 생긴 것 같습니다.”
내년 2월까지는 현재의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지켜보기로 하고, 만약 돌발 상황이 생기면 긴급하게 모이기로 했습니다.
두 시간 동안 현재 시국을 바라보는 각자의 생각을 서로 나눈 후 모임을 마쳤습니다.
스님은 종교인분들을 배웅한 후 수행법회 생방송을 하기 위해 서울 정토회관 방송실로 이동했습니다.
오전 10시부터는 정토회 회원들이 모두 화상회의 방에 입장한 가운데 수행법회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송년법회입니다.
정토회 대표님의 인사말에 이어서 지부별로 지난 일 년 동안 활동해 온 모습을 영상으로 함께 보았습니다.
많은 활동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대중들의 기억 속에는 6.13만인 대법회가 가장 크게 자리하고 있음을 영상을 통해서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송년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지난 일 년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활동에 필요한 모든 재정을 여러분들이 보시해 주셨고, 여러분들이 모든 활동을 스스로 해주셨습니다. 여러분들의 노력으로 정토회가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오늘 송년 법회의 자리를 빌려서 그동안 보시해 주시고 활동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2024년 한 해를 돌아보면 가장 기억에 남는 큰일은 역시 6.13만인대법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려움이 있는 가운데에도 정토회의 모든 대중들은 하나로 힘을 모아서 한반도의 평화와 국민 통합을 위해서 그리고 대한민국이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원하면서 6.13만인대법회를 했습니다. 그렇게 많은 노력을 기울여서 만인대법회를 했는데도 특별한 변화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연을 짓고 과보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우연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지금 평화를 위한 여러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고, 긴장도 많이 완화됐습니다. 국민 통합의 걸림돌이었던 대통령의 독단적인 통치 방식도 종식될 수 있는 상황이 되었고, 아직 혼란스러운 상황이 남아있긴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쳐서 보다 나은 길로 나아가리라 생각합니다. 극단적인 대립이 당분간 계속되리라 예상되지만 크게 보면 통합의 걸림돌이 제거되었다는 면에서 역시 좋은 길로 가는 출발점에 서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2024년 한 해를 잘 보냈습니다. 2025년 새해에는 우리들의 기도가 이루어지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이런 희망을 품고 국가와 국민, 정토회 발전을 위한 여러분들의 정성과 노력을 지속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지난 9일 밤 비행기를 타고 출국해서 13일까지 나흘 동안 필리핀 민다나오를 방문하여 10개 학교 준공식을 했습니다. 준공된 학교 중 1개는 걸어서 왕복 10시간이 걸리는 거리라서 제가 필리필 민다나오에 도착하기 전에 필리핀JTS 활동가들이 먼저 준공식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9개 학교 준공식에 참여하고 왔습니다. 그 모습을 영상으로 함께 보겠습니다.”
▲ 영상 보기
영상을 보고 나서 한 해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누구든지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지난 한 해 동안 느낀 점을 이야기했습니다.
“한해를 돌아보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6.13만인대법회를 함께 준비한 것입니다. 그런 기회를 주신 스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민다나오 학교 준공식 영상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스님께서 가난한 지역에 학교를 짓고 주민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까 우리가 낸 보시금이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는구나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년에도 더 활기차게 활동하겠습니다.”
“저는 죽지 않고 지금 살아 있는 것이 너무 고맙습니다. 큰 사고를 당하고 일 년 넘게 병원에서 지냈지만 스님께서 일러주신 ‘오늘도 살았네’ 하는 기도문 덕분에 힘든 병원 생활을 웃으면서 보낼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민다나오에 장애아동을 위한 학교를 지어준 모습이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집에만 있던 장애 아동들이 학교에 나오면서 자신의 감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사회성을 갖게 되었다는 사실을 보고 저도 너무 기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너도 좋고 나도 좋은 길이구나 싶었고, 이를 통해 서로 연대하는 아이들을 길러낼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회원들의 소감을 다 듣고 나서 마지막으로 스님이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한 해 동안 여러분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하듯이 남는 것은 먹은 것밖에 없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그것처럼 수행자에게 남는 것은 수행밖에 없습니다. 재물이나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다 흩어집니다. 나에게 유일하게 남는 것은 내가 정진을 한 공덕입니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면 모든 일에 우선해서 나를 위한 하루 한 시간 정진을 해야 합니다. 수행자는 정진을 통해서 내가 이 세상에 군림을 당하는 존재가 아니라 내가 세상을 굴리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늘 주인의 관점에서 세상일을 바라봐야 합니다. 어디를 가든 항상 내가 주인이라는 관점에서 임해야 합니다. 이것을 ‘수처작주(隨處作主)’라고 합니다. 새해에는 여러분 모두 수처작주의 관점을 가지고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고 이 세상에 주인이 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한 시간 반 동안 송년법회를 한 후 11시 30분이 넘어서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스님은 곧바로 TV 방송 녹화를 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삼청동으로 향했습니다. 오늘은 신년 특집 방송 녹화를 하기로 한 날입니다.
스님이 녹화장에 도착하자 피디를 비롯하여 제작진들이 반갑게 스님을 환영해 주었습니다. 녹화장에는 수십 명의 제작진이 카메라 수십 대를 설치한 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스냅 샷 촬영까지 마친 후 다시 삼청동을 출발해 서울 정토회관으로 돌아왔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 7시 30분부터는 저녁반 정토회 회원들을 위한 수행법회 생방송을 했습니다. 역시 오전과 마찬가지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송년법회로 진행을 했습니다.
누구든지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자신의 소감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소감 중에는 암투병을 하고 있는 분의 이야기도 있었고, 혼란스러운 시국에서 개인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는 질문도 있었습니다. 회원들의 소감을 경청한 후 스님이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사람이 태어나면 어쩔 수 없이 늙고 병들고 결국에는 죽을 수밖에 없다고 하셨습니다.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을 개개인의 일로 살펴볼 때는 하나의 고통이지만 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이 누구나 겪는 일이라는 보편적 관점에서 보면 변화의 한 부분일 뿐입니다. 시간적으로 짧게 공간적으로 좁게 보면 큰 문제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시간적으로 길게 공간적으로 넓게 보면 별일 아닙니다. 마치 바다의 파도를 하나하나 보면 생기고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넓은 바다를 바라보면 생기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만 물이 출렁거리고 있을 뿐인 것과 같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반야심경에서 배우는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空卽是色)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얼핏 보면 뭔가 생사(生死)가 있는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생(生)도 없고 사(死)도 없습니다.
이렇게 여러분들이 수행적 관점을 놓치지 않고 인생을 살아가면, 나에게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두려워하거나 회피하지 말고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서 직시하게 되면 다 별일이 아닙니다. 여러분 모두 새해에는 수행적 관점을 갖고 조금 더 떳떳하게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여래에게는 두려움이 없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이런저런 일이 일어나면 마음속에 두려움이 일어납니다. 그러나 예전에는 크게 두려웠다면 지금은 조금 두렵고, 앞으로는 두려움이 없는 쪽으로 한발 한발 나아가는 것이 수행자의 삶입니다.
선조들이 피를 흘려서 우리에게 전해 준 민주화의 DNA
우리는 선조들의 유훈을 따라서 대한민국의 지속적 발전과 국운 융창을 위해 6.13만인대법회를 했습니다. 얼마 전까지 대한민국은 국운이 융창하기보다는 내리막길을 갈 확률이 더 높은 위기 국면에 처해 있었습니다. 남북 간에는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갈등이 고조되고 있었고, 국내 정치는 언제 내전이 일어날지도 모를 정도로 갈등이 고조되고 있었습니다. 국민들은 실의에 빠져있었고, 젊은이들은 더 큰 실의에 빠져있었습니다. 거기다가 갑자기 12.3 친위쿠데타가 일어남으로써 국가가 비상사태에 빠졌습니다. 국가에 비상 상황이 발생해서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함으로써 오히려 국가가 비상사태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일이 일어난 것은 불행한 일이지만,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 우리 국민들은 민주주의를 지키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전국 각지에서 여의도로 모여들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민주주의를 외쳤습니다. 특히 20대 젊은이들이 거리로 많이 나와서 살벌한 데모를 K팝 축제 분위기로 만들었습니다. 국가 비상사태가 젊은이들에게는 오히려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제사회에서는 한국의 이런 시위 문화가 새로운 민주화 운동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외신에 보도가 되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은 비상계엄령 선포와 해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상태니까 한국에 여행을 가면 위험하다고 각국 정부 차원에서 공지가 나가고 있는데, 오히려 개인 유튜버들은 ‘지금 한국에 와보세요. 굉장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라고 선전을 해서 많은 외국의 젊은이들이 마치 K팝 공연을 구경하러 오듯이 한국의 시위 문화를 경험해 보기 위해서 몰려오는, 이런 웃지 못할 일이 지금 일어나고 있습니다.
비상계엄령이 선포되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빨리 집에 가자!’ 하는 것이 노인들의 관점이라면 젊은이들은 ‘빨리 여의도로 가자!’ 하고 달려 나왔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대한민국에 또 하나의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성이 굶어 죽을 정도로 나라가 어려운 시기에 동학 농민혁명이 일어났지만, 외세의 개입으로 무참히 학살을 당했고, 그런 토대 위에 나라를 일본에 빼앗겼습니다. 그런 가운데도 우리 선조들은 3.1운동이라고 하는 인류 역사에 빛나는 평화적 저항 운동을 일으켰습니다. 3.1운동의 실패로 인해서 혹독한 고통을 겪었지만, 우리는 해방을 맞이했습니다. 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곧 남한과 북한으로 분단이 되었습니다. 그런 가운데도 대한민국은 그것을 딛고 오늘날 경제 성장도 이룩하고, 민주주의도 발전시켜 왔습니다. 이런 저력이 현재 우리에게 남아 있습니다. 즉 남북 분단과 적대관계라고 하는 ‘코리아 리스크’ 때문에 계엄령이 어느 순간에 불쑥 내려질 수도 있는 불안 요인도 있는 반면에 그런 위기를 단시간에 극복해 내는 힘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지난 오랜 역사 속에서 우리의 선조들과 선배들이 피를 흘려서 일구어 놓은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의 DNA가 우리의 몸속에 남아있다는 방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른들이 볼 때는 젊은이들이 희망이 없어 보였지만 비상계엄령을 선포했을 때 젊은이들이 뛰쳐나오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걸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는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해에는 오물을 거름으로 만드는 인생 혁명을!
어쩌면 이 사태가 계기가 되어서 내년에는 국제적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어떤 협력 관계가 생겨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국내적으로는 협치가 가능한 헌법 개정이 이루어지고, 권력 분산을 통한 새로운 민주 질서가 생겨날 수도 있습니다. 그 결과 제7공화국을 여는 새로운 민주 정부가 들어서게 된다면 우리가 꿈꾸던 것들이 이루어지게 되는 결과가 생기는 겁니다. 만약에 이렇게 된다면 윤석열 정부가 잘못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역사를 발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겁니다. 이것을 불교 용어로는 ‘역행보살’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모범이 되는 훌륭한 일을 해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사람을 보살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거꾸로 사람이 저런 행동을 하면 안 된다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미리 재앙을 막을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할 때 우리는 그를 역행보살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사람을 미워하기보다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어야 합니다. 결국은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있으므로 해서 역사가 발전하는 계기를 만들 수가 있는 것입니다. 오물을 거름으로 만드는 것이 인생 혁명이고, 수행 혁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새해에는 윗사람이 버린 오물을 거름으로 만들어서 곡식을 키우듯이 나라를 발전시키는 새로운 문화를 함께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스님의 법문이 끝나고 지회별로 송년회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수행자로서 어떻게 한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맞이해야 하는지 가슴에 새겨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사홍서원으로 수행법회를 마친 후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아침 일찍 북한 전문가들과 조찬 모임을 한 후 경주로 이동하고, 1박 2일 동안 평화재단 연구위원들과 함께 송년 워크숍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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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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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이라는 자들이 범죄자 일색인데 비상사태가 아니라는 견해는 너무 안일하고 ,사회혼탁을 방조하는 자세가 아닐까 싶네요. 종교계는 그저 마음을 비우고 정치말고 정진하는데 힘쓰기를 바랍니다.
2024-12-21 14: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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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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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그냥 벽만 보고 죽을 때까지 절만 해라
실없는 소리는 하지마라
2024-12-21 14:4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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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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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선거는 차치하고라도 거대 야당이 정권욕에 눈이멀어 국가행정을 마비시킬정도로 자기들 유리한 법률 양산하고 범죄자 보호하겠다고 탄핵 남발하는것은 왜 눈감는가? 민주당의 내란적 행태에 대한 대응이라는 생각은 못하는가?
2024-12-21 14: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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