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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그냥 무조건 하는것, 어차피 결국 다 한다. 그네들에게 결혼 안

주갤러(180.71) 2024.10.22 09:46:18
조회 46 추천 0 댓글 0

결혼은 그냥 무조건 하는것, 어차피 결국 다 한다. 그네들에게 결혼 안 하는것은 상상조차 힘들다.

"그래 애인은 잘 만나는가? 뭐 없다고? 나이가 몇인데 애인이 없어!? 아니 이래서 결혼 언제 하려고!"

당연히 자유연애 몇 번 건드리다, 당연히 결혼은 하는 것이라 믿는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삼 십대 만나는 사람이 있다면 그네들은 당연히 미래 배우자라 간주해버린다.


 그리고 이내 그네들이 어찌 결혼했나에 대해 늘어놓음. 실은 이게 대화의 목적이라 생각한다. 그네들은 뭔가 자랑을 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고 어떻게든 "인생의 선배" 포지션을 점하려 든다.


 다시 말해 그네들은 결혼과 출산이라는 인생의 관문을 먼저 지났고, 이에 따라 자신은 이것을 안 한 사람보다 앞서있는 "선배"라고 여김. 따라서 다른 길을 주장한다? 그렇다면 자신의 권위를 부정하는 셈이 되어버림.


 결혼과 출산을 했으므로 나는 마땅히 모두가 달리는 마라톤 대회에서 앞서는 자이며, 상대보다 우월하며, 상대보다 앞선 상급자인데....난 결혼생각 없다라고 하는 것은 "난 그 경기 안 해요" 하는 것과 다름없음

인생의 코스는 단 1개밖에 없다고 믿는 그네들에게 있어 이건 세계가 무너지는 충격이나 다름없다. 특히 한국인은 자존감이 매우 낮아서, "남은 남이고 난 내 나름대로 길 가는거지"라고 흘려보내지 못 한다. 


 안 하는게 아니라 불가능하다. 내가 간 길은 남들도 전부 따라와야 한다. 그래야 자신이 선배고, 여태껏 선배 세대에 선배대접 해줬던 것을 아래로부터 돌려받을 명분이 서니깐.


 이런 기혼자들의 불안감과 낮은 자존감에서 또 한 가지 사실을 엿볼수 있다. 이들은 스스로 선택에 만족스럽지가 못 하고 내심 의문은 품고 있다. 정말로 행복하고 만족스럽다면 굳이 혼자 갈길 가겠다는 사람을 신경 쓰지도 않았겠지.


 집안에서 대접은 커녕 존재감조차 희미하고, 뭔가 열심히 벌어오는데도 스스로 쓰는 것은 없고, 지금 돈 벌어오는데도 대접이 박한데 내가 은퇴하여 돈 못 벌어오는 때가 오면 어떤 태도를 보여줄까 두렵고, 혼자에 익숙치 않아 만약 가족이 떠난다면 그야말로 세상이 무너지는 충격을 버틸 자신이 없다.


"잘 가고 있는 거 맞나" "이 끝은 괜찮은 것 맞나" 하는 의문이 계속 남는다. 그나마 모두가 같은 길을 가고 있는 게 보일 땐 레밍떼와 같은 심리로 "뭐 다 이 길로 가니 맞겠지" 하며 의문을 억누르고 따라 달린다.

데이트 코스 짜야지, 프로프즈 이벤트 해줘야지, 브라이덜 샤워 해줘야지, 청첩장 돌려야지, 호텔 예식장 빌리지, 명품 선물해줘야지, 산후조리원 해줘야지, 양가 부모님 용돈 드리지, 학원 보내야지, 결혼기념일 챙겨야지....끝없이 책임지고 해줘야할 것 투성이다. 자신을 위해 뭔가 해본 적이 없고 뭔가 받아본 적도 없다. 그러려니 하고 달린다.


 헌데 옆에서 빈둥거리며 볕이나 쬐는 이단아가 보인다. 뭐든지 건성건성이라 살펴보니 혼자다. 그러니 혼자 아니겠나! 가서 사람 좀 만나봐라! 노력 해라! 거듭나라! 외쳐도 이 치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아니....이 선배가 고통스러운 길을 가는걸 보고도 무섭지 않나? 어찌그리 태평하냐! 고난의 행군이 그대들을 기다리고 있다! 죽을 각오로

달리란 말이다! 라고 다그쳐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안해요"다.


 기혼자는 충격을 받는다. 대체 왜? 나도 선배도 동료도 모두가 저 나이때는 여자에게 애걸복걸하며 간신히 결혼하고 양가친인척과 푸닥거리질을 하고 집을 장만하고 대출을 받고, 여기저기 선물을 주고 청첩장 돌리고 고통스러워야할 때인데.... 그냥 혼자 지낸다고? 돈을 그냥 통장에 그대로 모은다고? 꾹 눌러 참고있는 자신의 노고가 그들에겐 의미없다고?


 내가 저들에게 줄 충고가 없다고? 갑갑한 마음에 늙어서 고생할것이라는 저주를 해보지만 그래도 시큰둥하다.

사고가 여기까지 이르면 이제 기혼자들은 더 공포스런 진실을 마주해야한다. 그렇게 자신이 평생을 바친 직장도 이단아들에겐 큰 의미가 없다. 그냥 현재, 일을 해주고 돈을 수령하는 곳일뿐이다. 가진 것이 가벼우니 이동도 가볍고 부담이 없다. 기혼자들이 철칙처럼 따르는 직장 위계질서는 이들에게 큰 의미가 없다. 잠시 거쳐가는 곳일 수도 있는데 목숨을 바쳐 떠받들 이유가 대체 어딨나.


 한국의 경직적 직장문화는 가족이란 짐이 딸린 기혼자들이 직장안정성을 담보로 인생을 바치는 구조였다. 그렇기에 어떤 부조리를 당해도 혼자 끙끙 앓을 뿐이다. 가족에게 털어놓으면 약해진 자신을 버릴까 두렵고, 회사에 털어놓으면 어차피 크게 신경쓰지 않고 오히려 가해자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사태만 악화될 뿐이다. 이 근원에는 가족이 있기에 이동이 어렵고, 단 한달이라도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생활이 불가능해지는 높은 고비용의 생활방식에 있다. 영어표현을 빌리자면 'barely keep my head above water" 헤엄쳐 가야하는데 발목에 중량원반 묶여있는 꼴이다.


 잠시라도 허우적거리는걸 멈추면 그대로 가라앉는다. 그렇기에 오리처럼 치열하게 발버둥치며 전진해왔다. 이것 다음 저거 저거 다음 이거! 미션 깨듯 달린다. 항시 돈을 갖다 바쳐야하기 때문. 가진게 많지만 정작 비용을 제하면 남는것이 없다. 수십년 단위로 내다보고 평생 일한다는 가정을 해도 계산이 나오지 않는다. 그저, 아내가 도와주겠지, 자식들이 돌봐주겠지 하는 믿음으로 버틴다. 그래서 직장 조직에 절대 복종하고 어떤 부당한 명령에도 복종한다.


 상급자들 또한 그래왔기에 후임도 그리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자신이 당했던 부조리를 그대로 내리사랑으로 돌려준다. 모두가 그래왔고 그게 길이라 믿었다.


 허나, 이 이단아들은 정해진 길로 가지 않는다. 멋대로 다른 길로 가버리고, 암만 돌아오라 외쳐도 마이동풍이다. 으레 했던것처럼 찍어누르려 하지만....레버리지가 없다. 자신이 알던 약점이 약점이 아니고, 자신이 아프던 곳을 떄려도 별로 아파하질 않는다. 사회가 먼저 버렸는지 이단아가 사회를 먼저 버렸는지는 중요치 않다. 그들은 존재할 뿐이다. 당연히 가야한다고 믿어왔던 길에서 벗어난 이들.


GO MGT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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