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을 올린 김한녀(34, 무직)는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디시를 끄고

잘 준비를 했다. 시간은 어언 새벽 3시 반을 넘겼다.

이젠 오늘 아침부터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젖괴들, 도태주갤남들의 패배다. 한녀의 승리다,

아니, 여성들의 승리다. 우리가 이겼다.

내가, 이긴 것이다.

문득 꺼진 핸드폰 화면에 비춰진 얼굴을 보게 되었다.

쥐젖, 피지, 잡티, 주름과 성형 부작용으로 뒤덮힌 살찐 얼굴.

황급히 검은 화면을 없애기 위해 다시 홈버튼을 누른다.

핸드폰의 잠금화면을 해제한다.

다시금 스마트폰을 킨 것이다.

'그래... 이 승리를 다른 언냐들과 공유해야지.'

패배자 젖괴들의 집합소인 디시에 갈 이유는 더이상 없다.

나의 홈그라운드, 마음의 고향.... 여성시대에 갈 차례다.

로그인을 한다. 들어가 본다.

승리를 자축하는 글들만 올라가있다. 기쁜 마음에 댓글도 달아보고

다른 언냐들에게 지금까지 고생 많았다고, 수고했다고 글도 달아본다.

그 와중에 이제 다음주에 결혼한다는 한 흉자년의 글이 보인다.

"아직도 한남을 못잃었어? 텔레그램 사건으로 죄다 밝혀졌잖아

죄다 성착취물 딥페이크나 즐기는 젖괴들인거 몰라?"

"많은 한남들이 그렇지만, 내 옆에 있는 이 사람은 다른걸...

직업은 회계사에 부모님 자산도 30억 대야, 서울에 집도 구했고."

그렇단 말이지.

살에 파묻힌 배꼽 즈음부터 찌이이잉 하고 긴장감이 올라온다.

34년의 세월 끝에 이것이 "질투"임을 직감한다.

개 같은 병신년.

장문의 "피 싸는 댓글"을 남기고 김한녀는 폰을 신경질적으로 집어던진다.

탁! 하는 소리를 들어보니 액정은 백퍼 나갔다. 

이미 몇번이고 경험한 일이다. 내일 수리라도 맡겨야지....

얼마 나오려나, 마통으로 땡겨놓은 돈도 거의 다 떨어져 가는데....

편의점 알바 다시 시작해야겠다, 요즘 이 일도 구하기가 참 힘들다.

그래도 막댓글은 내가 먹었으니까... 

뒤로가기 누르고 더이상 그 댓글란을 보지 않는 이상,

막타는 내가 친 것이다. 내가 그렇게 정했으니, 실제로 그런 것이다.

오늘의 나의 승리는 변한적 없다.

한 편,

예비 남편 자랑을 마친 박노괴(36, 무직)은 킥킥 대며 폰을 

끈다. 김한녀와 다를거 없는 모습을 한 박노괴는,

넷플릭스를 키며 저녁에 시켜서 먹고 남은 마라탕을 고시원 레인지에 데운다.

오늘도,

한녀들은,

노괴들은,

승리했다.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