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 대리 올해 4월에 결혼했다. 35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 어찌저찌 시집가는데 성공 했음. 결혼식 전에 우연히 자녀 계획을 들었는데 자기도 아는지 아이는 하나만 가지고 싶다고 했음. 

여기 까지 보면 그냥 평범한 결혼 같지만 내가 극한의 역겨움을 느끼기 시작한 건 신혼여행 다녀온 직후부터 임. 최근에 장비 보수 이유로 주말에 잠깐 출근할 일이 생겼는데 대리가 나보고 휴일 출근 보고서에 자기 이름도 올려 달라고 하는 거임. 주말 출근을 하려는 건 아니고 친정에 가기 싫어서 주말에 출근 한다고 연출하려는 수작이었음. 

남편을 개무시 하고 있다고 생각하던 차에 대리가 통화 하는 걸 들었는데... 분명히 그 주말에 남친이랑 놀고 왔다고 했음. 불륜을 감지하고 남친이 더 좋으면 남친이랑 결혼하면 되나 싶을 쯤 남편의 벌이 이야기를 하는 걸 듣고 남편은 지갑에 불과하다는 걸 알고 속이 많이 안좋아졌음. 이런 모습도 모르고 어디선가 대리를 생각하며 열심히 일하고 있을 남편을 상상하니 정말 괴로웠다 ㄹㅇ

남편분 어제 퇴근 시간에 우리 회사 와서 대리 태우고 가는 걸 봤음. 나랑 인사도 했는데 사람이 정말 착하더라... 마침 그날 짐 나른다고 땀투성이라 고생하신다면서 나를 따로 불러서 음료수도 사줬는데 물론 나는 얼굴은 웃지만 사약을 받는 기분이었음. 이날 점심에는 그 남친이라는 사람도 왔었거든... 지하 창고 앞에서 뽀뽀하는 모습을 떠올렸지만 폭로할 용기가 없던 내가 너무 미웠음.

이 글을 본 누군가는 결혼하고 싶거나 할 예정인 한녀가 있다면 딱 한번 만이라도 의심하고 조사해봤으면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