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게 없는 여름날의 오후

헬스를 조지고 카페에서 멍때리다 집앞 공원에 나왔다.
여름이라 꽤 덥지만 공원에 파라솔있는 테이블이 있기에 편의점에서 음료를 사서 앉아 시간을 떼우는데
멀리서 들리는 어느 할머니의 목소리

"아이고 총각 잘 생겼네~"
감사하다고 대답을 드리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할머니 손녀분이 올해 서른이라고 하시면서

중소기업에 다니는데 예쁘장하다고

괜찮으면 소개시켜주신다고 한다.


그 순간 내 뇌리엔
20대 초반, 클럽에서 알파남들에게 따먹히다가

대학에서 만난 남친과 졸업할때까지 동거,

셋이서 하는 체위 말고는 다 해봤을 그녀는

남친에게 먹버당하고 슬픔을 이기고자

유럽워홀을 떠나고 거기에서도...

그 후 어찌저찌 취준생활 후 좆소경리로 취직,

200도 안되는 월급으로 아침 저녁으로 스벅브런치를 즐기고

오마카세에 마통에 헬스장 pt에 돈을쓰며

트레이너 좆집생활, 매분기 해외여행, 유럽여행을 즐기다

서른이되니 퐁퐁남을 찾기위해 조마조마하는

한녀가 떠올랐다.
물론 이 모든 이야기를 손녀생각에 흐뭇하게 웃고계신 어르신께 할수는 없어서
나는 복잡한 표정으로
"괜찮아요, 어르신" 이라며 거절하고 자리를 떴다


마음한켠이 답답하다.
그리고 한녀들의 가족이 불쌍하다.
그녀들은 왜 이렇게 멍청한걸까?


여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