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금연구역에서 흡연했다가 대법원까지 간 끝에 과태료를 부과받은 흡연자가 "법이 잘못됐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으나 헌법재판소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달 25일 A씨가 국민건강증진법 9조 8항 일부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를 재판관 전원 일치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며 기각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헌재는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흡연자의 일반적 행동 자유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며 이같이 판단했다.
A씨는 2019년 1월 외부 공간인 부산 벡스코 광장 벤치에서 흡연하다가 단속 공무원에게 적발돼 과태료 5만원을 부과받았다.
이 구역은 연면적 1천㎡ 이상의 사무용건축물, 공장 및 복합용도의 건축물에 해당해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곳이었다.
불복을 거듭한 그는 대법원에서 과태료 5만원이 최종 확정됐다.
이 과정에서 금연구역을 지정하는 국민건강진흥법 조항 자체가 잘못됐다며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직접 헌재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A씨는 "실외나 그와 유사한 구역은 실내와 비교해 담배 연기가 흩어지므로 실내보다 간접흡연 피해가 적다"며 "이 공간 모두를 금연 구역으로 설정하고 금연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과도한 제한"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헌재는 '자유로운 흡연의 보장보다 간접흡연을 원치 않는 사람을 보호할 필요성이 더 크다'는 2004년 판단을 인용하며 "국민 건강을 증진한다는 공익은 흡연자들이 제한받는 사익보다 크다"며 A씨의 주장을 기각했다.
헌재는 "실외, 또는 실외와 유사한 공간이라고 하더라도 간접흡연의 위험이 완전히 해제된다고 볼 수 없다"며 "금연·흡연구역을 분리운영하더라도 담배 연기를 물리적으로 완벽히 차단하기 어려우며, 특히 공공 또는 다수인이 왕래할 가능성이 높은 공간은 그 위험이 더욱 크다"고 했다.
또 "심판 대상 조항은 특정 장소에만 금연 의무를 부과하고 있을 뿐 흡연 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지 않다"며 "보건복지부령으로 흡연실을 별도로 마련할 수 있도록 해 흡연권도 일정 부분 보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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