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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터 교육을 듣고있는 고졸 백수에요

메를로(109.70) 2024.01.26 09:43:19
조회 466 추천 0 댓글 0

메를로

서럽고, 원통하고, 억울하고, 구슬프고, 비탄하고, 혐오받고, 오해받고, 전해지지 못하고, 짓밟히고, 쫓겨나고, 잃어버리고, 무너지고, 버려지고, 빼앗기고, 스러지고, 흩어지고, 기도하고, 밤을 새고, 김윤아 노래를 듣고, 타블로 노래를 듣고, 꿈을 꾸고, 사랑하고, 모든 작용을 알고, 해설하고, 변호하고, 모두를 총체적으로 구조하는 주어지는 것 이면의 본연의 형식을 제시하고, 모두가 화목해진, 모두가 서로의 칼부림과 서로의 상처에 대하여 속속들이 공감하고 미안해하고 사랑하는, 너머의 너머의 세계를 구축하기 위한 틀을 제작하다가 격추당해 부숴져버린 그런 본업을 가진 사람이에요

지금은 본래의 나를 되찾기 위한 징검다리를 건너기 위해서 컴터 교육을 듣고있는 고졸 백수에요.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푹 잠겨있던 그 서글픔 속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웩갤에서 일로 울었을때 잠깐 그 시절의 공기 냄새를 맡았어요

사람들이 나의 번뇌를 빼앗아가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이 나의 고르디우스 매듭을 마음대로 잘라버리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번뇌는 번뇌가 번뇌일 수 있는 이유에 따라서 해소가 아닌 해결되어야 하며, 고르디우스의 매듭은 단 칼로 잘라내는 것이 아닌 내 손으로 정성스럽게 풀어나가는 것이어야해요. 남의 손찌검이 아니라 내 손으로.

나의 번뇌는, 나의 매듭은, 나의 아픔이자 나의 가장 소중한 원석이에요. 내 머리속에 지우개 마냥 번뇌를 지워버리는게 아니고, 침해하는 손찌검으로 매듭을 잘라버리는게 아니고, 내가 매맞고 다쳐가면서도 지켜내 온 못다핀 꽃 한송이를 피우는게 나의 소원이에요.

나는 작아요. 작지만, 더 작아져버렸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갈거에요. 작은 걸음부터.

너무 엄밀해서 누군가의 이름도, 동작의 이름도, 함부로 짓지를 못해서. 세계에 우발적으로 주어진 실재가 아닌 본래적인 존재를 더 넘겨짚어 주다가. 우발적으로 주어진 실재들에 의해 격추당해 버렸어요. 그러라고 주어진 것은 세상에 없는데, 그런 것으로 주어진 것은 있다는 것을. 너무 엄밀한 술어는 나와 가족을 지키지 못한다는 것을. 몰라서 고맙습니다

그래서 엄밀함을 버려가고 있었나봐요. 사랑을 잃어가고 있었나봐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아프게해서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죽게해서. 실재하지 않는 것은 습득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많은 실재를 수집했어요. 많은 술어들을 받아드렸어요. 단어는 가슴을 에이는 비수, 꿈의 택배편도 잊어버렸어요. 그 흔적만 남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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