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원한 인터넷 친구 말랑배 달내에게

달내 네가 닉네임을 다시 바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날아갈 듯이 기뻤어.

네가 말랑배 달내로 돌아왔다는 사실이 너무 반가웠고,

네가 다시 메이플에 애정을 되찾은 것 같아서 기뻤어.

무엇보다도, 요즘 메갤에 얼굴을 잘 비추지 않던 네가

다시 예전처럼 우리랑 웃고 떠들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생겨서그게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났어.

하지만 이제는 인정해야 할 것 같아.

달내 너도 이제 어른이 됐다는 걸.

이젠 예전처럼 우리랑 유치하게 웃고 떠들 수 없다는 걸.

처음에는 현실을 부정했어.

네가 닉네임을 다시 바꾸면서 올린 사진 속에서 보게 된

2,600억 메소.

누가 봐도 아이템을 팔고 떠날 준비를 하는 건데도,

그냥 메소를 많이 모았겠지, 돈이 필요해서 몇 개만 판 거겠지.

스스로 핑계를 대면서 네가 우리 곁을 떠날 거란 사실을 외면했어.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현실을 부정할 수가 없더라.

점점 줄어드는 게임 접속,

예전에는 온통 게임 이야기뿐이던 네 글들이

이제는 현실 얘기로 채워지고

그렇게 좋아하던 버튜버 이야기도 더 이상 하지 않더라.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 번도 그런 적 없던 네가.

최근 2주 동안 단 한 번도 글을 안 쓰더라.

이제 정말 너를 보내줘야 할 때가 된 것 같아.

네가 메갤에 좀 더 자주 와줬으면 하는 마음에 장난스럽게 이상한 글을 쓰기도 했고,

네가 우리를 잊을까 봐 두려워서 가끔 오픈 채팅으로 안부를 묻기도 했어.

하지만 이제는 그만하려고 해.

네 마음이 이미 완전히 떠났다는 걸 알아버렸으니까.

그렇다고 널 원망하는 건 아니야.

오히려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

달내 네가 글을 올릴 때마다 알림이 뜨면 쪼르르 달려가서 유치한 댓글을 달고,

네 답글로 귀여운 달내콘을 받는 게 나에겐 너무 즐겁고 소중한 추억이었어.

말하지 못했지만, 나 정말 힘든 시기가 있었어.

그때 네가 얼마나 큰 힘이 돼줬는지 몰라.

더 말하려니까 부끄러우니까 여기까지만 말할게ㅋㅋ

아무튼!

내 20대 초중반을 함께한 달내야,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앞으로도 잘 지내줘. 그리고!! 돌아오고 싶으면 언제든 돌아와!

나는 2020년 처음 너를 봤던 그날 그 모습 그대로

널 기다릴게.

네가 언젠가 다시 돌아오면, 그때도 지금과 같이 웃고 떠들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