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른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그걸 단면적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고

걔만큼 인생 내내 불쌍한 애가 없는데
내 동생이라는 이유로 괴롭힐래?

어릴 때의 상처로

원래는 나도 질투할 정도로 똑똑한 애가

바보가 돼서 싱인이 돼서도 제 구실도 못하는데

왜 너네들 경험으로
너네들 지식으로 사람을 평가하려 해?

내내 진탕에서 구루면
시궁창이 당연한 내 생인 줄 알고 그 악취를 맡고 자라면

바보가 되는 건 당연한 거 아니겠어?

내내 행복했던
내내 선택 받았던 너네들 기준으로 평가하지 말라고

세상에는 너네들이 말도 안 될 정도로 행복할 정도로

말도 안 될 정도로
비참하고 구슬픈

개인의 의지로 극복해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자신이 타고난 능력도 다 죽이도록

시궁창에서 진창이 되도록 구르도록

행복한 사람들의 재물이 되도록

로봇처럼, 기계처럼,
의미가 없도록
게임 속 NPC처럼

스스로가 얼마나 노력하고 극복하려고 의지를 끌어올리는 것과 무관할 정도로

극복할 수 없도록


성장기 때부터 상처 받고 꺽여서 인생 내내
불행하도록
노력해도 안 되도록

행복한 사람들의 밑받침이 되도록
결혼식 들러리가 되도록
들러리가 되지 못하지만
그저 행복한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나와는 사람이구나”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도록


어릴 때부터 상처 받아서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