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차는 어차피 평생 탈거고, 나이 들어서 연습하면 힘드니까

20살 되면 무조건 따고, 주기적으로 차 끌고 다니라고 했었음

29살된 지금까지 쉬는날 말고는 거의 매일 운전하고 다님

아무튼

면허는 박근혜 정부 중기에 시험 존나 쉬웠을때 쯤 땄다

엄마가 필기 시험 어렵다고 책사서 연습해도 모자랄 지경인데

하루종일 게임만 한다고 뭐라고 하셨었음

그래서 찾아보니까 폰 앱중에 면허시험 기출유형 같은게 나오는 앱이 있더라

고딩때 친구중에 1년 꿇은애가 있었는데 걔가 

"그거 한국사람이면 다 60점 넘을거임" 그랬었음

근데 그게 진짜였던 거임

그래서 기출유형 딱 한번 풀었는데 93점 나오길래

"?? 시발 뭐야 개쉽네" 다음날 바로 시험장 가서 91점 받아서 합격함

그때 당시 면허 시험 필기는 거의 초등학교 도덕 + 상식 퀴즈 수준이었음

우리 운전면허 학원만 그런건지는 모르겠는데

필기시험 합격증 안들고오면 운전면허 연수를 안시켜줬었음 ㅇㅇ...

첫날은 기능시험 준비였음

장내에서 100m짜리 코스 도는건데

이딴걸로 운전 연습이 되나 싶었음

시험 순서도 간단함

안전벨트 착용 - 시동 걸기 - 1단으로 주행 - 커브길 돌기 - 급정지 - 정지선 도착 - 시동끄기 - 안전벨트 해제

내가 이름에 ㄱ다음 ㄱ이라서 그런건지 맨 처음으로 시험 보고 나왔었음

그자리에서 바로 합격인지 불합격인지 나와서 합격 소리 듣고 바로 집갔음

다음날부터 장내 4시간 채워야된다고 해서 장내 주행 했었음

장내주행 서행으로 하는데 30분했다가 5분쉬고 30분 돌고 그런 방식이었음

그리고 차 끌고나가자마자 사고날뻔했음

장내주행이 왕복 2차선이라서 반대편에서도 오는 차량이 있단 말임 ㅇㅇ

내가 언덕길 내려가자마자 안꺾는 바람에 반대편에서 오던 차랑 부딪힐뻔했음

상대 차량도 놀라고 나도 놀라고 바로 내려서 미안하다고 하고 다시 탔음

이 날 부터 머리에 새겨졌음 

1초만 실수해도 바로 사고로 이어지는구나

장내주행 끝나고 바로 도로에 내던져졌음

시발

도로주행 4시간 타고나서 바로 면허시험이라는데

이게 시발 말이야 방구야 싶었음

지금에서야 드는 생각이지만

이러니까 한문철 TV에 빌런들이 존나 나오는건가 싶었음

도로주행 연습 코스가

A B C D E F G H I J 까지 총 10개인데

한코스당 한시간 구성으로 되어있으니까 

4시간이면 사실상 코스 4개밖에 연습을 못하는거임

그럼 나머지는 어떻게 연습해요?

그러니까 운이 좋아야지

?????

불안해서 추가 연수 20만원내고 4시간 더 받았음

내가 면허시험을 본 날은 금요일이었음

원래 2시에 시험이었는데 8시~12시까지 추가 연수를 타고 바로 시험을 볼 예정이었음

근데 내가 학원 책상에 엎드려서 잠이든거임

깨어보니까 오후 4시임

씨발 좆됐다 해서 바로 사무실 내려갔더니

ㅇㅇㅇ씨 있나요? 하길래

저예요

아무리 찾아도 없길래 제일 후순위로 배정되어있어요

마침 마지막 차니까 이거 타고 같이 가도록 하죠 

그래서 면허검정차량 타고 같이 갔음

원래는 감독관이 부정행위 못하게 시험 보는사람들이 같이 타는게 맞다더라

차에 앉으니까 익숙한 얼굴이 있더라

중학교때 나랑 같은 수학학원 다니던 형제였었음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게 인사 했었음 ㅋㅋ

쌍둥이인데 형이 면허 한번 탈락해서 다시 보는중이었음

수동 시험인데 기어 노브를 존나게 흔드는거임

감독관이 "ㅇㅇ씨 그건 왤케 흔들어?"

"혹시 기어 들어가있을까봐 불안해서요"

이러는데 ㅈㄴ 웃겼음 ㅋㅋㅋ

진짜 사시나무 떨듯이 손 존나 흔들었음

그리고 직후에 급정거 한번해서 

아 시발 이거 웃을일이 아니구나 싶어서 존나 긴장한 상태로 갔음

그새끼 운전 상태에 나머지 3명의 목숨이 달려있었던거임

시간은 오후 6시 반 쯔음

둘 다 먼저 합격통지 받고 떠난 다음에 

나랑 감독관이랑 둘이서만 탔음

난 추가 연수 들은것 때문에 이것저것 다 알려주더라

시험장에서 나와서 안전하게 60km 가속구간 통과하고 

본격적인 코스에 진입했음

내가 제일 원하던 코스가 나와서 텐션이 업된 상태였고 홀가분 했었음

대로에 진입해서 80%쯤 남았는데

갑자기 날씨가 이상해짐

??시발 뭐야 하는데 창문에 하얀게 톡 하고 떨어짐

좆됐다 눈이다

전날 온 눈이 다 녹지도 않았는데 하필 내가 시험볼때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거임

게다가 금요일 오후 7시 불금의 퇴근시간대였던거임

설상가상으로 코스는 공사중이었던 코스임

그때 당시에 여기 터널 공사한다고

나는 오른쪽 차선으로 빠져서 내려가야하는 길인데 

여기가 퇴근 시간대만 되면 존나게 막혔었음 ㅇㅇ...

그래서 여기서만 신호대기 거의 30분 정도하고

운전도 제대로 못하는 초보자가 눈길에

1,2 단 변경만 수십번을 하면서 지나가길 기다리고 있었던거임

그래도 별 사고 없이 무사히 돌아와서

장내에서 주차 시험 한번 보고 

합격 통지 받고 집에 갔었음

지금은 운전 경력 9년차임

아직도 길에서 초보운전이나 면허검정, 주행연습 차량 보면 잘 비켜주고 저 멀리 가서 끼고 그러는 편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