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한다는 것은 기적같은 일입니다. 말하지 않아도 나에 대한 것을 알아주고 챙겨주는 것은 사랑입니다
신하리는 먹는 것을 좋아하고 음식을 알리고 싶어하는 사람입니다. 하리는 오랜 시간 동안 민우의 곁에서 민우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기만을 바랬습니다. 자신이 민우를 알아보았듯이
하리에게 있어 사랑이란 알아주는 것이지 행동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랑은 쟁취하는 것이라고들 하지요. 하리에게 민우에 대한 사랑은 쟁취하는 것이 아닌 그 자리에 있다고 돌아봐달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민우가 언제든 눈을 돌리면 찾을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했으니까요
민우를 거쳐간 수많은 여자들 중 오로지 하리만이 여자가 아닌 여사친이었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습니다. 언젠가는 민우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거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우정 생일선물 치곤 과한 선물. 그녀의 생일날 민우가 그런 선물을 챙겨줄 사람이 아님에도 그녀는 바라고 있었습니다. 영서의 부추김이 있었지만 영서의 부추김에 넘어간 건 무의식 중에 자리잡은 민우를 향한 그 마음에 끝을 내고 싶은 마음도 조금은 있었을 겁니다. 여전히 민우에게 설레고 민우의 곁에 나 아닌 다른 누군가가 그 자리를 차지할까봐 불안하면서 민우에게 여자도 여사친도 아닌 그 위치를 지켜야만 하는 그 처지가 지치고 힘들어서. 알아주길 바라고 시작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조금은 알아봐주었으면 해서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면서
내 통화연결음이 이랬구나
태무에게 통화연결음에 대해 듣기까지 하리는 통화연결음이 그 노래라는 것도 몰랐습니다. 너무 오래 짝사랑을 습관처럼 달고 살았던 그녀에게 통화연결음은 짝사랑같은 겁니다. 너무 오랜 세월 동안 민우에게만 멈춰져 있던 하리의 시간은 강태무라는 사람을 만나면서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강태무를 만나면서 설레이지만 그 설레임을 인식하기엔 7년이란 시간은 길었습니다. 가끔씩 영서의 맞선을 대타로 나갔기에 재벌 후계자의 삶이 어떤지는 대강 파악하고 있지만 재벌 후계자의 삶과 그녀의 삶은 동떨어진 삶이었으니까요.
절대 만날 일 없었던 재벌 후계자와 신하리, 쳇바퀴 돌 듯 같은 자리만 멤돌아 좁혀질 일 없었던 두 세계는 “가족” 이라는 카테고리로 만들어낸 균열로 만나게 됩니다
태무에겐 할아버지의 손주며느리 보고 싶다는 열망으로, 하리에겐 입간판 수리비로
결혼은 싫다 말하는 태무이지만 태무는 할아버지를 사랑하고 할아버지가 이대로 죽진 않을까 걱정합니다. 너도 하나는 들어줘야 하지 않냐는 할아버지의 말에 그는 그러마 해버립니다. 고작 80에 대타로 나왔다는 하리 말에 태무는 열받아 했지만 하리에겐 80은 귀했습니다. 누가 알바비로 그렇게 줄까요
직원식사(스텝밀)
신메뉴로 백김치라비올리를 올릴때 라비올리라고 이름 붙인 거지 솔직히 라비올리도 아니라고 말하면서 메뉴로 내놓길 주저하던 민우
단순한 메뉴이지만 이 라비올리만큼 하리와 민우의 관계를 말해주는 건 없다고 봅니다
곁에 있는 게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이 사람이 내 옆에 없을 거라고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는 남사친과 여사친의 관계
친구들은 유라가 없는 자리에서 민우와 하리가 사귈 줄 알았다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친구들이 입을 모아 말할만큼 하리와 민우의 관계는 사귀기 직전의 썸남썸녀였습니다. 둘 중 누군가 하나 고백이라도 했다면 사귀기는 편했겠지요. 남사친과 여사친이라고 이름 붙였지만 하리는 민우와 남사친 여사친인 적이 없었습니다. 바란 적 없다고 말했지만 하리는 내심 민우가 자신을 돌아봐주길 바랬거든요. 이 감정에 이름을 붙일 수 있다면 뭐라고 붙여야 할까요
7년이란 세월 동안 하리도 민우도 이 감정에 이름을 붙이지 않았습니다. 우정이라고 하기엔 과하고 사랑이라고 하기엔 모자른 이 감정에 이름을 어떻게 붙여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죠
태무는 스텝밀이었다면서요? 민우더러 감이 없는 사람이라고 이걸 진작 신메뉴로 내놓지 그랬냐고 말합니다.
태무는 백김치라비올리를 두고 한 말이지만 앞으로의 태무&하리, 민우 관계를 빗대어 말한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민우는 매순간 하리의 곁에 남자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받습니다
콘서트 티켓을 주며 영서랑 가지 말고 남자와 가라고 했지만 언제나 그랬듯 하리는 영서와 같이 갈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7년이란 세월 동안 수많은 여자에게 대쉬를 받는 걸 지켜보는 하리 옆에 남자란 없었거든요. 남자가 있었어도 그녀의 곁에 오래 머무는 건 자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신이 유라와 사귄다 해도 그녀의 곁엔 이민우 라는 남자 말곤 없을 테니까요. 아니, 그녀가 남아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민우에게 하리를 붙잡을 권리는 없는데도 익숙하다는 이유로 민우는 하리의 마음을 방치합니다
늘 레스토랑 문을 열고 들어오던 그녀가 어느순간부터 발길이 뜸합니다.
언제나처럼 그녀의 곁에 남자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받고 싶었던 민우는 또 영서랑 갔냐며 그녀를 떠보지만 그녀의 곁에 남자가 생겼다는 사실만 확인받게 됩니다
내가 이 마음을 꺼내지만 않는다면 영원할 거라 생각했던 관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7년간 단 한번도 움직인적 없었던 그녀의 마음이 움직이는 게 보입니다.
유라와 사귀기로 하고서 보는 친구들인데 그녀의 마음에 자신은 없는 것이 보입니다
이때의 하리는 잘릴 위기에 처했기에 핸드폰만 보고 있었지만 사정을 모르는 친구들이 보기엔 남친의 연락을 기다리는 모습이었지요. 남친의 연락을 기다리는 하리의 모습은 민우에게 굉장히 낯섭니다. 민우는 다시 그녀에게 묻습니다. 그 남자랑 사귀기로 한 거냐고. 하리의 입으로 만나는 남자 없다는 말을 듣고 싶었을 겁니다. 설령 민우의 곁에는 유라 라는 여친이 있다 해도 말이지요. 그녀의 입으로 두 번이나 그녀의 곁에 남자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받고 민우는 크게 상심합니다. 그녀의 입으로 가장 듣고 싶지 않은 말을 들어버렸거든요. 유라가 불안하게 팔짱을 끼고 있다는 것도 모른채 민우는 흔들리는 마음을 잡을 길이 없습니다. 변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하리의 마음에 변화가 생겼거든요. 마음의 균열은 그렇게 조금씩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생기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반전되어 민우의 레스토랑에서 연두색 식물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합니다. 민우는 떠나간 노란 불을 바라보고만 있지요
강태무의 사장 취임식과 신하리의 생일
재벌과 서민이라는 조합에서 현저하게 다른 세계를 살고 있는 태무와 하리. 두 사람은 음식 취향이 같습니다. 하리는 강태무의 사장 취임식에서 일에 방해가 된다면 취임식이라는 형태를 벗어던지는 강태무라는 사람의 사고방식을 먼저 접하게 됩니다. 그녀는 그런 강태무를 두고 대단하다고 말했지요. 그녀에게 동떨어진 세계에 사는 강태무는 그녀가 찾아가야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강태무는 사장이기에 결재받는 것이 익숙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영서의 대타맞선으로 신하리는 강태무를 피해다니고 강태무가 그녀를 따라다니지요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강태무가 여자를, 연구원 하나를 쫒아다니게 될 줄. 스케쥴 변경하는 것을 싫어하고 시간낭비를 싫어하고 거짓말을 싫어하는 강태무가 신하리를 얻기 위해 스케쥴 변경 그까이꺼라며 신하리의 마음을 얻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일이 아닌 신하리에게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될 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일에 있어선 철두철미한 그에게 신하리 라는 유일한 예외가 생겨납니다
균열은 항상 변함없을 거라 생각했던 곳에서 일어나고 균열은 변화를 불러일으킵니다
늘 변함없었던 관계에서 염증을 느낀 것은 신하리였고, 그런 신하리에게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강태무입니다. 그녀에게도 강태무처럼 필요없는 관계는 버려야 하는 결단성이 있어야 했지만 신하리는 좀처럼 그 마음을 내려놓지 못하지요. 혹시나 하는 기대 때문에
인생 생선, 야채만두
채택되지 않은 기획안이었지만 아이디어가 좋아 기억하고 있다는 말에 그녀는 자신이 강태무를 피하는 중이었다는 것도 잊은 채 신이 나서 얘기를 해버리고 맙니다. 민우와는 할 수 없는 얘기. 누군가와 이렇게 아이디어 얘기를 해본 적이나 있었을까요. 아주 잠깐이지만 말이 통하는 느낌에 신나서 얘기를 하는 하리. 만약 알람이 울리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집밥 해먹으려고 결혼할 생각 없다는 강태무와 신나서 인생생선과 야채만두 기획안 얘기를 하는 하리에겐 희열마저 느껴집니다. 누군가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것은 자신이 인정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거든요.
떨어뜨린 사원증으로 인해 신하리 라는 이름을 정확하게 기억해낸 태무는 자신의 마음 속에 서서히 신금희를 들입니다. 재벌 후계자가 아닌 삶을 생각해본 적 없는 태무에게 신하리는 낯선 미지의 영역입니다.
진영서로 시작된 인연은 7년의 세월에 균열을 가져옵니다
식성과 취향, 옷과 취향
식성은 어떤 사람을 만나도 변하지 않는 사람의 본질 같은 겁니다. 옷 입는 취향은 달라질 수 있지만 식성은 잘 변하지 않지요. 신하리는 민우를 알아주고 민우의 곁에서 민우의 취향에 맞췄지만 아무리 맞춰도 민우와는 어떤 사이로도 발전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만이 민우에게 맞추고 있었거든요. 그녀가 얼마나 일을 사랑하는지 민우는 알지 못합니다. 알고 싶은 생각도 없고요. 사람은 이기적인 존재라서 내가 일을 사랑하는 만큼 내 일을 존중해주길 바랍니다
채택되진 않았지만 내 기획안을 기억해준 사람
강태무는 까칠해도 7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하리를 알아본 사람입니다
나를 알아준 사람을 신하리가 모른 척 할 수 있을까요?
민우 라는 맞지 않는 옷을 계속 입으려 시도했던 하리는 시작은 가짜였어도 꼭 맞는 강태무 라는 사람을 입게 될 겁니다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과
보고 있어도 보고 싶고 생각하면 웃음나고 그 사람의 웃는 모습이, 웃는 얼굴을 상상하기만 해도 즐거운 것이 사랑일 겁니다. 시간낭비를 싫어하던 태무가 시간을 들여 하리를 자신의 세계로 끌어당기려 합니다.
신하리의 남자친구를 자처하면서 말이지요
나 혼자 데칼코마니라고 느꼈던 1회 엔딩과 6회 엔딩
그저 민우를 피하려고 올라탔을 뿐 강태무의 차인지도 몰랐던 당황한 하리와 나 싫다더니 내 차에 대뜸 올라탄 하리를 보고 놀란 태무
천연덕스럽게 하리씨 남자친구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태무와 놀란 하리
(1회엔 태무가 놀라고, 6회엔 하리가 놀라고)
가짜와 가짜가 만나면 진짜가 된다를 실행해버린 신하리의 가짜 남자친구 강태무는 과연 신하리와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누군가의 대타가 아닌 강태무와 신하리의 진짜 썸. 신하리의 입덕부정기가 오래 가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 얼굴 감상 대놓고 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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