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대기업 생산직

무슨 공정관리인가 그런 쪽 일함

잘 생기고, 키도 187인가 크고, 몸도 딴딴하고 평상시 하는 짓 남자 답고 돈 잘 벌고

또 내 고정관념이랑 다르게 인텔리한 부분도 있고

갖고 싶다하면 사주고, 먹고 싶다하면 먹여주고

그래서 처음 만난 날 바로 호감 가지게 됐고

그 담날 만나서 바로 사귐

사귀고 나서 형 일이 존나 바빠지더라

뭐 긴급 발두 생겼다면서

맨날 일하러 다니고, 평일날은 심심하면 출장 가고

평일날 연락하는건 꿈도 못꾸고

아침, 점심, 저녁 식사시간 때 밥 잘 챙겨 먹어라, 춥다 옷 따뜻하게 입어라 그런 톡 보내주고

매일 밤 자기 전에 30분에서 1시간 반 사이로 통화하고 그게 끝임

만남은 보통 1주일에 한 번

주말 저녁에 1박

그렇게 4개월 지남



이 바닥서 만난 친구들 보니까 하루종일 카톡하고, 뭐만 하면 만나서 둘이 꼭 붙어있고

영화관을 가든, 뭘 하든 심심하면 하루종일 데이트 하고 여행 가고

페북 만들어서 같이 찍은 사진들 올리고 존나 알콩달콩하게 지냄

그런 것 보니까 왠지 박탈감 느껴짐

그래서 가끔 그런 걸로 투정 부리고, 짜증도 냈었단 말이야

그럴 떄 마다 내 말 대답도 안해주고 그냥 조용히 내 눈 쳐다보기만 하더라

왠지 내가 더 좋아하는 것 같고, 왠지 나만 당하는 느낌 들고

그러다 사건이 터졌는데

토욜 점심 때 드라이브 간다고 해서 같이 차 타고 가다가

갑자기 회사 전화 온 것 받더니 엄청 급한 일 생겼다고 진짜 미안하다고

바로 차 돌려서 회사로 돌아가버림

집에 택시 타고 가서 친구들이랑 밥이라도 사먹으라고 돈 10만원 쥐어주고 걍 휭하고 가버림

그리고 저녁에 아 밥 먹고 조금만 더하면 되겠다 톡 하나 오고

그 뒤로 하루종일 연락 안됨

어제도 하루종일 연락 안됨

안그래도 이번에 크리스마스, 1월 1일 데이트 할 때도

그 전날까지도 일 한다고 튕기더니

데이트할 때 존나 졸면서 다님

그런걸로 요근래 존나 빡쳐 있었는디 

어제 저녁 10시인가 되서 전화 왔었음

집 들어오자마자 뻗어서 잤다고, 어제는 미안했다고

말하던 것 씹고 그냥 존나 짜증냈거든

좋아하는 것 맞냐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또 아무 말도 안하고 조용히 듣기만 하더라

분이 안풀려서 계속 짜증냈었음 내 말 귓등으로나 듣냐고, 이럴거면 헤어지지 뭐하러 만나냐고

이럴 바에 헤어질까?

물어 보니까

그래 헤어지자라고 하더라

미안하다, 내가 애인 만나기에는 시간 부족한가 보다 좋은 사람 만나라

그런 식으로 얘기 하더니 전화 끊어버림

친구들 보고 물어보니 잘했다는 놈 반, 내가 병신이라는 놈 반

헤어질 떄는 별 생각 없었는데 시간 좀 지나고 아침 되니까

갑자기 존나 가슴 답답하다

전화해서 패드립 치고 싶은데, 또 다시 사귀자고 붙잡고 싶기도 함

보통 이럴 때 니들은 어떻게 했었음?

내 잘못이냐 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