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남시현 기자]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회의인 GTC 2024가 3월 18일(현지 시각)부터 오는 21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GTC는 엔비디아의 인공지능(이하 AI) 생태계와 관련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등 관련 기술을 발표하고, 최신 시장 동향 및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다. CES(소비자 가전 전시회)나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 비해 주목도는 떨어지나,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인 GPU(그래픽 처리 장치)가 AI 개발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AI 선도 콘퍼런스로 자리매김했다.
엔비디아 GTC 2024 기조연설이 10시간 안으로 다가왔다 / 출처=엔비디아
기조연설은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CEO가 발표를 맡고, 생성형 AI의 핵심 기술인 트랜스포머 모델 논문의 저자 8명이 모두 참석하는 ‘트랜스포밍 AI’ 세션이 진행된다. 또 마이크로소프트, 오픈 AI, xAI, 미스트랄, 어뎁트 AI 등 글로벌 AI 기업들이 업계 동향을 공유한다. 콘퍼런스는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돼 약 30만 명이 참가할 예정이며, 1000개 이상의 세션과 300여 개 이상의 기업이 자리를 찾는다.
래블업은 '실버 스폰서', 업스테이지는 인셉션 자격으로 참가
GTC 2024의 주제는 엔비디아 생태계 전반을 아우른다. 세션은 가속 컴퓨팅 및 기술, AI 모델 및 전개, AR·VR, 비전 컴퓨팅 및 비디오 분석, 콘텐츠 창작, 렌더링, 보안, 데이터 과학, 엣지 컴퓨팅,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네트워킹, 로봇 등의 주제로 구성되고, 전시는 우주 항공부터 교육, 농업, 식품, 설계 및 엔지니어링, 차량, 클라우드, 통신, 에너지, 금융, 게이밍, 하드웨어 및 반도체, 헬스케어, 고성능 컴퓨팅, 제조업, 유통, 스마트시티로 구성된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화 등 대기업이 참여하는데, 가장 주목할만한 기업은 래블업(Lablup)이다.
래블업은 GTC 2024에 실버 스폰서로 참여한다. 이는 시스코, 클라우드플레어, 록히드마틴, 미디어텍, 레드헷, VM웨어 등의 기업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 출처=래블업
래블업은 플래티넘 스폰서인 삼성전자와 골드 스폰서인 SK하이닉스 다음으로 높은 실버 스폰서로 GTC 2024에 참가하며, 이는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다. 세션은 신정규 대표 및 김준기 CTO가 ‘대규모로 로컬 대형 언어 모델 조정 : 아이디어에서 집단까지 대상으로(From Idea To Crowd: Manipulating Local LLMs At Scale)’를 주제로 발표한다. 이자리에서 래블업 자체 기술인 백앤드.AI가 어떻게 대규모 로컬 LLM을 효율적으로 조작하고 활용하는 사례가 소개된다.
두 번째 발표에서는 신정규 대표가 ‘개인화된 생성형 AI : 가정용 폼팩터의 작동 및 미세조정(Personalized Generative AI: Operation and Fine-Tuning in Household FormFactors)’을 주제로 발표한다. 이 세션은 클라우드 및 개인용 PC의 GPU로 사용자 맞춤형 생성형 AI를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방식을 소개한다. 아울러 1233번 부스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유일의 엔비디아 DGX 대응 소프트웨어 ‘백앤드.AI 엔터프라이즈’가 시연된다.
솔라는 업스테이지의 대형 언어 모델 브랜드다. 사진은 GTC 2024에 마련된 업스테이지 부스 / 출처=업스테이지
국내 대표 AI 기업인 업스테이지도 3월 18일 미국 법인 설립을 발표하고, 첫행보로 GTC 2024에 인셉션 자격으로 참여한다. 업스테이지가 해외 행사에서 단독 부스를 마련하고 기술 및 제품을 소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활석 CTO는 오는 19일 ‘스타트업 피치: 클라우드 서비스, AI 모델 및 배포, 로봇공학’세션에 참여하며, 이준엽 LLM 리더는 ‘NVIDIA AI를 사용한 LLM RAG 구축 모범 사례’ 세션에 참여해 각각 LLM 모델링 노하우와 검색증강생성(RAG) 기술 등을 발표한다. 이외에도 업스테이지는 I146 부스에서 자체 개발 LLM 모델 ‘솔라’의 성능 및 활용 사례를 시연한다.
노타, 클레온, 씨이랩 등 스타트업도 부스 마련해
노타는 엔비디아 TAO에 최적화된 넷츠프레소 최신 버전을 선보인다 / 출처=노타
국내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AI 기업들도 참여한다. Arm 파트너사인 노타(NOTA AI)는 엔비디아의 AI 모델 적용 플랫폼인 TAO(훈련, 적용 및 최적화)와 연동한 ‘넷츠프레소(NetsPresso)’ 최신 버전을 공개한다. 넷츠프레소는 노타가 자체 개발한 AI 모델 자동 경량화 플랫폼이다. 노타는 자체 개발한 시각 언어 모델 프로토타입 데모도 현장 시연할 계획이다.
디지털 휴먼 전문 기업 클레온은 대화가 가능한 디지털 휴먼 ‘크리챗’을 선보인다. 크리챗은 감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연스러운 표정과 움직임 구현에 집중하고, 엔비디아 A2F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디지털 휴먼으로도 미묘한 감정 표현을 묘사한다. 클레온은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두상 전체를 교체하는 ‘헤드스왑’ 기술을 상용화해 디지털 휴먼 영상 솔루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다.
씨이랩이 엔비디아 옴니버스로 구현한 가상 사무실 전경 / 출처=씨이랩
AI 영상 전문 씨이랩은 클라우드 기반 AI 영상 요약 및 검색, 분석 서비스 ‘비디고(VidiGo)’와 특수 목적용 학습 데이터 생성 솔루션 X-젠(X-GEN), GPU 관리 및 AI 학습시간 예측 기술이 포함된 GPU 툴링 솔루션 아스트라고(Astrago)를 선보인다. 씨이랩은 국내 첫 엔비디아 소프트웨어 파트너사며, GPU 자원 관리 솔루션 유우니(Uyuni)’를 서비스한다.
이외에도 정보보호 스타트업 디사일로가 동형암호 기반의 프라이빗 AI 기술 성과를 발표하고, ‘스타트업 피칭:헬스케어, 게이밍,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금융 서비스’에 참여한다.
국내에선 생소한 GTC, 미국·대만은 전력투구
IT 업계 종사자가 아니라면 엔비디아 GTC는 생소할 것이다. 구글트렌드를 통해 5년 간 CES와 GTC의 검색 결과를 비교하면, CES는 매년 개최 시기인 1월을 전후로 검색 빈도가 급증하는 반면 GTC는 지난 5년은 물론 개최 시기가 임박해도 검색량 자체가 적다. 그나마 최근 들어 AI 시장이 랠리를 타면서 조금 인지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GTC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진다.
국내에서는 CES의 주목도만 꾸준히 높았는데, 대만은 CES 관심도는 점진적으로 늘고 GTC가 CES만큼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출처=구글트렌드
흥미롭게도 대만에서는 GTC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대만은 TSMC를 비롯해 많은 기업이 엔비디아 생태계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되고, 올해 GTC에는 AI 기업은 물론 제조, 하드웨어, 반도체, 무선통신 및 센서, 팹리스, 사물인터넷, 임베디드 등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대만 기업들이 참여한다. 국가적으로 반도체 산업에 사활을 걸고 있고, 또 소프트웨어뿐만이 아니라 다각적으로 산업이 육성되고 있어서다.
우리나라 역시 대만의 AI 접근법을 본받아야 한다. 미국 기업은 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을 비롯한 대규모 클라우드 기업을 비롯해 AI 및 하드웨어를 비롯해 빅데이터, 컨설팅, 통신, 서버 및 스토리지, 게이밍, 센서 및 기술, 의료 솔루션, 소프트웨어, 커뮤니티, 고성능 컴퓨팅, 양자 컴퓨팅 등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많다. 대만 기업들은 직접 경쟁보다는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분야를 집중 육성해 AI 시장의 수혜를 받는다.
반대로 우리나라는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하면 대체로 소프트웨어에 편중된다. 이 역시 고부가가치 산업이지만, 그만큼 다양성이 떨어진다. 가능하면 국가 단위에서 포괄적인 산업 성장을 지원할 필요가 있고, 또 CES 진출에 목메이지 않고 다채로운 방식으로 AI 시장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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